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김종생 총무)가 '명성교회(김하나 목사)'에서 열리는 2024년 부활절 연합 예배에 참여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반발이 거셉니다. 교회협은 3월 7일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 모임에서 "창립 100주년을 맞은 교회협이 이번에는 부활절 연합 예배를 함께 드리기로 했다"며 '진보'와 '보수'가 함께한다는 사실을 발표했는데요.

이 사실이 알려지자 다양한 곳에서 교회협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명성교회평신도연합 등은 21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회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습니다. 지난 일주일간 발표된 반응들은 이렇습니다.

공통점은 '진보-보수 연합 예배' 자체까지는 문제 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교회협은 2014년까지 보수 교계와 연합 예배를 열어 온 전통도 지니고 있으니까요. 문제는 '장소'입니다. 왜 하필 명성교회냐는 겁니다. 멀쩡한 교단 법도 무시하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와 한국교회를 분열시켜 놓은 곳에서 한국교회가 '하나 되는' 그림을 보여 줄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명성교회는 이번 일로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교회'라는 이미지를 얻으려는 게 뻔합니다. 총선을 열흘 앞두고 있는 터라, 교계 표를 의식하는 정치권의 대대적인 참여는 불 보듯 뻔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연합 예배가 '명성교회 세습 대관식'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논란이 커지자 교회협은 3월 22일 임시 실행위원회를 열었습니다. 예배에 명성교회에서의 부활절 연합 예배 개최를 반대하는 이들은 김종생 총무와 윤창섭 회장 등 임원들에게 추진 경위를 따져 묻고, 장소 변경 등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교회협은 이미 윤창섭 회장이 예배 때 인사를 하기로 했다며, 참석 자체를 무르기는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교회협은 억울하다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22일 실행위원회에서 교회협 관계자는 '교회협이 공동 주최하기로 한 적 없는데 기사가 잘못 나와서 오해가 커졌다'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3월 7일 교회협 관계자가 교단장회의에 참석해 "교회협 100주년을 맞아 진보와 보수가 하나 되는 연합 예배"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 워딩을 보고, 한국교회총연합회가 주관하는 부활절 예배에 단지 교회협이 '참관(참석)'만 하겠다고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교회협 자체 예배를 연 뒤에 참석하는 것이면 몰라도 말이죠.

더욱이 교단장회의는 1월 6일 올해 부활절 연합 예배를 '명성교회'에서 개최하겠다고 기자회견까지 열어 발표한 바 있습니다. 새해 벽두부터 대대적으로 보도된 뉴스인데, 이를 교계 연합 단체인 교회협이 '몰랐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알고 그랬다면 더 큰 문제이지만, 정말 몰랐어도 문제가 안 되는 건 아닙니다.

김종생 총무의 이력까지 다시 소환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는 지난해 총무 인선 당시부터 '김삼환 목사 최측근'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많은 사람의 의심을 받았습니다. 김 총무는 '명성교회에서 야당이었다'며 항변했지만, 이번 사건은 과거 이력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밖에 없게 합니다.

이번 사건으로 에큐메니컬 진영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상처를 받았다고 토로합니다. 이번 사건을 '명성교회가 교회협에 내는 후원금' 때문에 눈치를 보는, 그야말로 '맘몬에 무릎 꿇는 교회협'으로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교회 개혁과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겠다는 비전에 함께하고, 응원하겠습니다! 🔥🔥

복음서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살펴보면, 그분의 지향점은 낮고 소외된 자, 약자, 이방인, 병든 자, 때로는 원수된 자리에 있는 자, 어린아이 등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와 지도층에 있는 사역자들의 지향점은 예수님과 일치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우리의 시선이 절망스러운 삶, 홀로 아픔을 감당하는 삶, 힘겹게 사는 삶에 대하여 주님의 마음으로 지향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