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주 - 노비 문서 태운 부인의 시대 정신

2024. 10. 13.

🗞️10월 2주 - 정답은 나누기

시대 정신, 성경 정신 잃어버린 교회

120년 전 강화읍교회에는 여든에 이른 김 씨 부인이 다니고 있었다. 뒤늦게 한글을 공부하면서 성경을 읽었는데 자신이 여종을 거느리는 게 죄라는 걸 깨달았다. 김 씨에게는 복섬이라는 여종이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마태복음 18장 15~20절까지 읽은 후 종 문서를 태웠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무엇이든지 너희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마 18:18)
노부인은 복섬에게 "내가 오늘 이 시간부터 너를 종으로 대하지 않고 딸로 여기겠다"고 말했다. 복섬은 김 씨를 어머니처럼 대하며 살았다고 한다. 1903년 7월 ＜신학월보＞에 실린 '우리나라에 드문 일'의 글 내용이다.
옥성득 교수(UCLA)는 이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하면서, 글의 제목과 달리 1900년대 도처에서 이와 유사한 일이 일어났다고 했다. 옥 교수는 "성경 문자에 빠지지 말고, 성경의 정신(SPIRIT)을 찾아 행해야 한다. 과거에는 노예를 가지는 것이 죄가 아니었으나, 시대가 바뀌어 기독교는 노예해방 운동에 나섰다. 조선은 노예(종) 사회였다. 개신교인은 종 문서를 불사르며 새로운 공동체인 교회를 만들어 나갔다"고 했다.
하지만 오늘날 교회는 시대 정신도 성경 정신도 잃어버렸다고 했다. 옥 교수는 "교회는 풀고 해방하는 공동체다. 교회가 풀지 않고 줄로 사람을 매면 하늘도 풀지 않고 매어 속박한다. 한국교회가 점점 사회를 온갖 줄로 매려고 하면서 스스로 속박당하고 있다"고 했다.

"반성경 정책 나올 때마다 집단행동할 건가"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공동대표 정병오·조성돈·조주희)이 초대형 교회와 주요 교단이 참여하는 '10·27 집회'(악법 저지를 위한 한국교회 200만 연합 예배 및 큰 기도회)를 반대하는 성명을 내자, 집회 개최를 찬성하는 교계 반동성애 단체들이 10월 7일 기윤실 사무실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반성경적이고 신앙의자유를 탄압하는 차별금지법을 막기 위한 연합 집회를 기윤실이 '정치 집회'로 모함하고 있다고 했다.
기윤실 공동대표 조성돈 교수(실천신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골적으로 기윤실을 비방한 단체들을 비판하면서 "말도 비평도 비판도 못 하게 하는 폭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고 했다. 조 교수는 "이런 태도로 200만 명이 광화문에 모인다면 과연 그 거대한 폭력성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 과연 감당이 되겠느냐"고 했다.
앞서 기윤실은 10·27 집회 반대 성명에서 "그동안 교회가 유지해 온 주일성수와 온전한 예배에 대한 문제와 교회의 사회참여에 대한 신학적 기준 면에서 (10·27 집회가) 교회와 교인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사람을 많이 모으고 힘을 과시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하나님의 방법이 아니"라고 했다.
기윤실은 재차 성명을 통해 집회를 무기한 연기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연합 집회를 토요일이나 다른 공휴일이 아닌 주일에 전국 단위로 개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교단은 교회 문제만 다루고, 사회 악법 저지는 개별 기독교인이나 기독 시민운동 차원에서 다루는 게 성경의 사회참여 원리인데 이를 위반한 게 아닌지 △사회에서 반성경적 법률과 법원 판결, 정책이 생길 때마다 교단 차원서 입장을 발표하고 행동할 것인지 등을 물으며 주최 측에 공개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10·27 집회 주최 측은 반대 의견에 개의치 않고 집회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실행위원장 손현보 목사(세계로교회)는 6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여기(10·27 연합 예배)에 반대하는 사람은 일제강점기 이완용과 다를 바가 없다"면서 "서울 수도권에 살면서도 나오지 않는 성도들은 두고두고 하나님 앞에서 수치와 모욕적인 그런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기장 목사 후보생인 게 부끄럽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박상규 총회장)는 109회 총회에서 '기장 목회자 성 윤리 강령 준수 서약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안건을 부결했다. 목회자의 윤리성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였지만, 총회 현장에서는 "1년에 한 번씩 성희롱 예방 교육을 받고 있는데 서약서까지 제출하는 건 지나치다", "목회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으로 과하다"는 등 반대 의견이 나왔고 결국 3표 차이로 통과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학생회·성정의위원회는 10월 8일 '왜 부끄러움은 목사 후보생들과 한국기독교장로회 공동체의 몫인가?'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109회 총회 결의는 기장 목회자와 장로들이 성폭력 문제에 얼마나 무관심한가를 드러내는 선언이라고 했다.
"총대들의 낮은 성 인지 감수성과 성폭력 예방 교육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는 그동안 노회와 총회에서 이루어진 성폭력 예방이 얼마나 형식에 그치고 있는지 증명했다.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받는 것이 불편하다면, 그 불편함은 우리 기장 공동체를 더 나은 길로 이끌어 가는 성찰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 (중략) 기장의 목사 후보생인 우리는 성폭력 예방 교육을 '과하다'고 느끼는 교회의 어리석음을 개탄한다. 성폭력 문제는 교회가 스스로 방관해 온 죄악이며 기장 공동체의 아픔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을 통해 노회와 총대들이 성폭력 문제를 형식적으로만 대응했음이 드러났다. 그리하여, 우리는 오늘도 한국기독교장로회의 목사 후보생임이 부끄럽다. 왜 부끄러움은 후배 목사 후보생들과 한국기독교장로회 공동체의 몫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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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미: 안녕하세요. 월요일 출근길에 처치독을 읽고 있는 직장맘입니다. 업무와 육아와 가사로 지친 주중과 주말을 보내고 출근하는 길에 교계 뉴스를 보면 대부분 한탄이 나오는 소식이지만, 오늘 반동성애 관련 자성의 목소리와 노숙자와 미등록 이주 아동에 대한 뉴스를 보며 기독교인으로서 어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다시 한 번 깨닫고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뉴스앤조이 늘 응원하고 감사합니다.
은진: 지금의 한국교회를 지적해 주셔서 공감을 합니다. 목사 자신들을 보지 못하고 힘없는 약자들을 제물 삼아 지적하는 모습에 너무 실망을 하게 됩니다. 지속적인 지적을 부탁합니다.
김어진: "그들은 강도 만난 자들이다." 정확히는 그 반대겠지요. "우리는 부정하다는 땅을 지나다니면서 부정해 보이는 사람들을 돕지 않고 피해 다니기만 하는, 주일 성수만 되풀이하고 싶어하는 서기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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