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주 - "재앙이 내릴 때가 다가왔다"

2024. 11. 24.

설사 계획한 사역이 더딜지라도

외부감사를 받는 주식회사를 비롯해 기부 금품 모집 등록 모금 단체, 비영리 공익법인 등은 일반인에게도 결산 서류와 기부금 사용 내역을 공개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일찍이 사회는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교계나 일부 교회는 특수성 등을 이유로 재정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최근 10·27 집회를 주도한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 예배 및 큰 기도회' 조직위원회를 들 수 있다. 조직위는 헌금 모금·사용 내역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실행위원장 최호윤 회계사(회계법인 더함)는 ＜기독신문＞에 '청지기 정신으로 바라보는 교회 재정'이란 제목의 시론을 게재했다. 교회의 재정 공개는 단순한 공개가 아니라 교회의 공동체성과 선교적 교회의 정체성을 실현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교회가 재정을 공개하면 내·외부에서 불필요한 공격이나 오해를 받는다고 주장한다. 최 회계사는 그러한 일이 발생하더라도 교회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재정을 공개하면 성숙하지 못한 일부 교인들이 이의를 제기함으로 교회가 해야 하는 사역을 진행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신앙 성장 환경과 경험이 다른 사람들로 구성된 교회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되지 않는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현상이다. (중략) 설사 계획하는 사역이 더디게 진행된다고 할지라도 충분히 이해하고 수용하지 못한 다른 지체들이 공감하고 함께할 수 있도록 기다리는 것이 공동체로서의 모습이고, 죄인 된 우리들을 기다리신 예수님의 사랑으로 더불어 같이 가는 공동체로서 가져야 하는 교회의 모습이다.
재정이 공개되면, 몰랐으면 넘어갈 사안들이 교회를 공격하는 빌미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우리 스스로에게 엄중하게 질문해야 한다. 교회를 공격하는 것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공격거리가 되고 비방거리가 되는 원인을 제공한 교회가 잘못한 것인지?"

"재앙이 내릴 때가 가까웠다"

"망할 것들! 권력이나 쥐었다고 자리에 들면 못된 일만 꾸몄다가 아침 밝기가 무섭게 해치우고 마는 이 악당들아 / 나 야훼가 선언한다. 나 이제 이런 자들에게 재앙을 내리리라. 거기에서 빠져나갈 생각을 말라. 머리를 들고 다니지도 못하리라. 재앙이 내릴 때가 가까웠다." (미가 2:1, 3. 공동번역)
연세대학교 교수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시국 선언문을 11월 21일 발표했다. 연세대 교수 177명이 이름을 올린 '당신은 더 이상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선언문은 미가서의 구절을 인용하며 시작한다. 성서는 불의한 권력에 준엄한 경고를 내리고 있다면서 실정을 일삼는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교수들은 성명에서 "인권과 생명권을 짓밟는 각종 사회적 재난이 벌어져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꼬리를 무는 정권의 비리와 권력 사유화 의혹에 국민 누구도 더 이상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신뢰하지 않는다"면서 "편 가르기와 파행적 인사,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혐오의 정치로 연대 의식은 사라지고 공동체는 무너지고 있다. 이것이 불과 2년 반 동안 우리가 겪은 윤석열 정부 치하 한국 사회의 처참한 모습"이라고 했다.
이태원 참사, 채 상병 사건, 언론 탄압, 호전적 대북 정책 등 정권의 실정은 헤아릴 수가 없는데, 이제는 김건희 여사와 정치 브로커의 국정 농단 의혹까지 펼쳐지는 중이라고 했다. 특히 '의료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빚어진 '의료 대란'은 정권의 무능을 그 무엇보다도 분명하게 드러냈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주권자인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의롭고 지혜롭게 행사할 수 없는 윤석열에게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 지난 2년 반 동안 윤석열 대통령이 보여 준 분열과 대립의 정치, 무능과 무책임의 국정 운영에 많은 국민은 이미 등을 돌린 지 오래다. 또다시 '국민 주권'의 외침이 거리를 메우기 전에, 탄핵의 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치기 전에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는 결단을 내리길 촉구한다."

동성애 이슈에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

동성애는 성경 가르침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시위에도 참가하고 교계 언론 등에 동성애 반대 글을 써 온 목사가 있다. 목사는 동성애가 성경적이지 않지만 동성애자의 인권은 보호해야 한다고 여겼으나, 동성애자에 대한 안수를 꺼리고 결혼식 주례도 거부해 왔다. 하지만 미국 교회로 파송돼 목회하면서 동성애에 관한 관점이 바뀌게 됐다. 이성호 목사(스탁턴중앙연합감리교회) 이야기다. 이 목사는 ＜연합감리교뉴스＞에 '동성애에 관련한 나의 신학 여정 1'이란 제목의 글에서, 자신이 동성애 이슈에 있어서 어떻게 대응해 왔는지, 어떠한 깨달음을 얻었는지 등을 썼다.
이 목사는 미국에서 목회하다 보니 적지 않은 교인들의 손주나 자녀가 동성애자이고, 교인들은 동성애자들을 향해 상당히 관대한 신학적 태도를 보인다고 했다. "그들은 이 문제를 성경의 권위라는 입장에서 접근하기보다는 인권의 문제, 즉 동성애자를 차별하면 안 된다는 포괄적인 차별 금지라는 입장에서 접근했다. 모든 사람의 인권을 존중한다는 것은 지극히 성경적인 입장이므로 내가 섬기는 교회는 동성애자를 포용하는 'Reconciling Congregation(화해 사역 회중)' 교회가 되는 투표를 했고, 그 결과 화해 사역 교회가 되었다."
구약을 전공한 이성호 목사는 올여름 미션 스쿨 학생들을 상대로 구약 개론 강의를 하게 됐는데, 이 강의를 준비하면서 동성애 구절에 관한 새로운 관점이 생겼다고 했다. 기원전 587년 다윗 왕조가 멸망하면서 이스라엘은 국가적인 트라우마를 겪게 됐고, 바빌론유수로 잡혀간 이들은 민족 존폐라는 위협을 받게 됐다고 했다.
"나는 동성애에 관한 성경의 규정들은 바빌론유수로 잡혀간 이들이 민족의 존폐라는 위협 속에 생물학적 생존을 위해 만든 규정임을 깨닫게 되었다. 성경의 규정들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동성애에 관한 관심이 아니라 민족의 생존이라는 관심에서 시작되었고, 그것을 위해 보존되었다. 즉, 바빌론 유배지에서 민족이 살아남기 위해 자녀를 생산하는 건 아주 중요한 문제였고, 자녀를 낳을 수 없는, 낳지 않는 모든 행위는 정죄되었다.
심지어는 창세기 38장의 유다의 둘째 아들 오난이 땅에 설정한 것도 하나님의 진노를 받아 죽임을 당하는 죄가 되었다. 반면에 자녀를 낳고 지파를 유지하는 행위는 비록 며느리였던 다말이 시아버지를 유혹해서 아이를 낳아도 칭찬받고 이방 모압 여인 룻이 보아스와 낳은 아이도 정통 계보에 올라갔다. 생물학적 자손의 보존은 당시 유대인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문제였고 동성애는 그것을 위협하는 행위로 정죄될 수밖에 없었다."
이 목사는 "우리가 여기서 던져야 할 질문은 현재의 우리도 그런 생물학적 후손의 결핍으로 민족적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인가 하는 것"이라면서 다음 글에서 이 문제를 더 깊이 다루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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