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는 지난해 12월 말과 올해 3월 초, 두 차례에 걸쳐 우리들교회 김양재 목사의 설교 중 발언을 보도했습니다. 김 목사의 발언에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12월 22일, 김 목사는 "사람들이 계엄·탄핵이라는 단어에 발작 버튼이 눌렸다"는 설교로 많은 사람의 '버튼'을 눌렀습니다. 3월 2일에는 "일제 침략으로 우리나라가 예수 믿는 나라가 됐으니 '수고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또 한 번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보도 이후 김양재 목사를 비판하는 댓글이 많이 달렸습니다. 일례로 페이스북에는 '발작 버튼' 설교를 보도한 기사에 댓글 182개, '일제 옹호' 설교 기사에 307개가 달렸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비판'하는 댓글만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비난을 넘어 모욕·혐오까지 나아가는 댓글도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김양재 목사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혐오 표현이 담긴 댓글을 다는 분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일일이 소개하지는 않겠지만, 만일 김 목사가 남성이었다면 결코 달리지 않았을, 여성에 대한 멸칭이 담긴 댓글이 난무했습니다. 올해 들어 ＜뉴스앤조이＞ 페이스북에서 자동 필터링 처리한 댓글이 100개가 넘는데, 대부분 김양재 목사를 향한 여성 혐오 표현이었습니다.

성적 비속어도 있었지만, 김양재 목사가 '여성이라' 비판하는 사례도 꽤 있었는데요. 가장 황당했던 것은 '이래서 여자들한테는 목사 안수를 주면 안 된다'(정확한 워딩은 아닙니다)였습니다. 다시 생각해 봐도 여성 안수와 설교 중 망언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논리라면 망언은 남성들이 더 많이 하니까요. "계몽령 일리 있다"는 발언으로 함께 논란이 된 베이직교회 조정민 목사나, "이재명 암살을 빈다"는 장신대 소기천 전 교수 기사에서는, 그가 '남성'이어서 달린 혐오 표현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댓글을 다신 분들은 대부분 윤석열의 내란 사태에 분노하는, 소위 '민주 진보' 진영에 계신 분들일 겁니다. 왜 이렇게 보수 진영은 일본을 미화하고 일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일 테고요. 그렇다고 해서 여성 혐오적인 표현을 사용해도 되는 걸까요? 내란 옹호와 친일 사관에 분노할 수 있고, 분노해야 하지만, '여성 혐오' 표현 없이도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의도와 한남동, 남태령 앞에서 응원 봉을 들고 '키세스 전사'가 되어 광장의 지평을 넓힌 여성들의 연대를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그리고 그들을 응원하는 자신 스스로를 '민주 진보'라고 규정한다면, 김양재 목사를 다룬 기사가 대형 교회 목사에 대한 공적인 비판·감시의 취지인지 대형 교회 '여성' 목사에 대한 비판·감시의 취지인지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뉴스앤조이＞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댓글에 필터링 키워드를 추가해서 비속어를 사전 차단해 나갈 예정이지만, 초성이나 변형된 형태로 혐오 표현을 다는 사례에는 일일이 즉각 대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부디 '교회 개혁', '건강한 신앙'을 위해 ＜뉴스앤조이＞의 저널리즘 여정에 동참하시는 독자분들께서도, 도를 넘는 표현들은 적극 제지하시면서 건강한 공론의 장을 형성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편집국 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