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진짜 반기독교 세력인가

2025. 5. 2.

🐕누가 진짜 반기독교 세력인가

2025년 5월 2일 ㅣ 240호 ㅣ 처치독 페이지

2012년 공개된 미국 드라마 '뉴스룸'을 아시나요? 드라마를 보지 않은 분들 중에서도 '미국이 위대한 이유'로 시작하는 첫 부분은 알고 있는 분이 많으실 텐데요. 저는 최근 이 드라마를 '다섯 번째' 정주행하고 있습니다. ＜뉴스앤조이＞ 입사를 앞두고 마음을 다잡는 차원에서 시즌 3까지 전체를 다 보고 첫 출근을 했고요. 최근 쿠팡플레이에서 다시 보기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달부터 다시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뉴스룸을 볼 때마다 새로운 감정이 생기는데요. 특히 갈수록 혼탁해지는 요즘 정국에서 이 드라마를 다시 보니, 어쩜 그렇게 10년 전 상황과 오늘날 한국 상황이 비슷해 보이는지 모르겠어요. 소셜미디어에 퍼지는 가짜 뉴스들, 무책임하고 폭력적인 정치인들, 과하다 싶을 정도의 끊임없는 사실 확인과 진실 탐구의 중요성, 진보적 의제를 다룬다고 으스대지 않아야 하는 이유… 매 에피소드마다 깊은 통찰을 던져 주는 드라마인데요.

소개하고 싶은 에피소드가 너무나 많지만, 제가 오늘 나누고 싶은 부분은 '시즌 1' 10화의 일부분입니다. 시즌 1에서는 ACN 보도국이 미국 공화당 내 극우 세력 '티파티'의 문제점을 보도하는데요. 시즌 마지막화인 10화의 끝 부분에서, 앵커 윌 매커보이는 이런 리포트를 합니다.

"이데올로기적 순수성, 타협을 나약함으로 치부하는 태도,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는 근본주의적 신념, 과학의 부정, 진실 부정, 새로운 정보 배척, 진보에 대한 적개심, 교육의 악마화, 여성의 몸을 통제하려는 욕망, 심각한 외국인 혐오, 부족 중심 사고방식, 반대 의견에 대한 불관용, 정부에 대한 병적인 증오.

이들은 스스로를 '티파티'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보수주의자라고도 부를 수 있죠. 공화당원이라고도 부를 수 있습니다. 물론 진짜 공화당원이라면 인정하지 않겠지만요.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있는 그대로 불러야 합니다. 이들은 '미국의 탈레반'입니다."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아메리칸 탈레반'이라는 대사는 미국에서도 꽤 화제가 됐다고 합니다. '엘리트 좌파의 자기만족과 우월 의식을 판타지화했다'거나 '현실성 없는 앵커 브리핑'이라는 말도 나왔고요. 하지만 방송 후 10년이 지난 지금 보니 꼭 그런 것 같지도 않아요. 미국에서는 국회의사당 습격 폭동이 일어났고,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에 당선되는 일도 벌어졌지요.

작중에서 윌 매커보이는 '공화당원'입니다. 극우 강경 보수 세력 '티파티'에 의해 자신이 사랑하는 공화당이 훼손당하고 있다고 그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로 흘러가는데요. 대화와 타협, 관용의 미덕을 지켜 오던 전통의 공화당원들이 줄줄이 경선에서 쫓겨나고 그 자리를 강경 보수 티파티가 대체한 것이죠. 티파티 세력은 윌 같은 사람을 라이노(RINO·Republican In Name Only), 이름만 공화당원인 사람이라고 비웃습니다.

슬프게도 한국교회 역시 '티파티'화 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위 대사를 '문자 그대로' 한국교회에 적용해도 거의 들어맞으니까요. 대화와 타협, 연구와 토론 없이 자기들만의 신학을 '정통'이라고 고수하고, 새로운 현상을 배척하며, 과학을 부정하고, 공교육을 악마화하며, 각종 성폭력을 일삼고도 회개·반성하지 않고, 이슬람을 혐오하며, 교회 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반대 목소리'를 허용하지 않는 상황들이 떠오른 거죠.

공화당을 떠나 민주당으로 가라는 조롱이 이어지지만, 윌 매커보이는 꿋꿋합니다. 그는 공화당을 모욕하는 건 자신이 아니라 티파티라고 굳게 믿으니까요. 한국교회에 대한 저의 생각도 그렇습니다. ＜뉴스앤조이＞가 반기독교 언론이라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종북 세력이라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진짜 반기독교 세력은 그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뉴스룸을 다섯 번째 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편집국 승현

강제 추행으로 출교당한 목사 살려 준 감리회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여성 전도사를 강제 추행해 출교당한 충신교회 전 담임목사 배철희 씨가 목사직을 되찾았습니다.
서울남연회 재판위원회가 4월 29일 출교 판결을 뒤집고 담임목사직 면직을 선고한 것인데요.
이날은 강제 추행을 당한 피해자가 선고 전 피켓을 들고 가해자에게 아직까지 사과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지만, 판결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재판위원회는 배 씨의 강제 추행 사실도 인정했고, 그가 피해자와 합의하지 않았다는 상황을 인정했으면서도 출교는 과하다는 배 씨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검찰이 두 건의 혐의 중 한 건만 인정해 약식기소에 그쳤다는 점, 배 씨가 각서에서 간접적으로 반성하고 감리회 목회자로 조용히 은퇴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점 등을 들며 감형을 결정했다고 하는데요.
현장에서 충신교회 교인들은 서울남연회에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성추행 목사를 키울 것인가", "피해자에게 사과하지도 않은 사람이 어떻게 목사인가", "이런 판결이 기독교를 세상의 비난과 조롱거리로 만드는 것이다" 등… 그 외에도 많은 말이 나왔는데, 모두 구구절절 맞는 말씀들이었습니다.
이 와중에 연회 사무실에 있던 한 목사는 취재를 하러 들어온 기자들과 항의하는 교인들에게 "남의 집에 와서 왜 이러느냐"(정확히 남의 집이라는 워딩을 썼습니다;)는 말 한마디를 했다가 "누구 때문에 교회가 돌아가는 건데!"라는 말을 듣곤 입을 닫았습니다.
충신교회 사건을 취재하면서 교회가 누구의 편에 서야 하는지를 보게 되었는데요. 교인들은 항상 재판 전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재판 중에는 성경을 읽고 찬양을 하는 등 본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정말 열심히 하셨습니다. 피해자 편에 서서 올바른 판결이 나오길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스쳤죠.
사실 교회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교인들이 2·3차 가해를 하는 경우를 많이 보곤 합니다. 그런데 정말 오랜만에 교회가 교회다운 모습을 본 것 같습니다. 피해자의 상처에 아파하고 앞장서 함께 분노해 주는 모습을요. 피해자도 교인들이 대신 화 내주는 모습을 보고 감사함을 많이 느꼈다고 합니다.
반면 이번 판결을 통해 교단이 성폭력 사건을 얼마나 가볍게 보는지, 대처 방식은 또 얼마나 허술한지를 또 한번 보여 줬습니다. 교단이 피해자의 회복을 돕기보다 가해자 목사를 살리는데 혈안이 된 모습을 언제까지 봐야하는 걸까요.

편집국 태빈

감리회는 '축복의 길'을 막았다

"전 세계적으로 동성애에 대한 신학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고, 그 결론이 쉽사리 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동성애는 미워하되 동성애자는 사랑하라는 명제가 복음 선포의 대상이 되는 동성애자들이나 사회 일반 시민들에게 불편하고 심지어 폭력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고, 과거 일부 기독교인들이 동성애와 동성애자에 대하여 대했던 방식이 폭력이나 혐오라고 사회적으로 평가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동성애가 죄라고 인식하는 것으로도 그것만으로도 동성애를 혐오하거나 배척한다고 단정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교라와장정은 성경의 가르침이 동성애가 죄라는 것을 전제로 하여 동성애 찬성·동조 행위를 범과로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교리와장정을 수호하고 해석, 적용해야 할 총회 재판위원회로서는 동성애가 죄라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그 기초 이외에 동성애 찬성, 동조 본과를 판단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교리와장정 제3조 8항에서 규정한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정하는 행위는 동성애가 죄가 아니라는 전제하에서 적극적으로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성애가 죄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서 동성애를 옹호하는 행위를 모두 포함한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가 5월 2일 성소수자에게 축복기도한 목회자들의 출교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총회 재판위원회(문병하 위원장)는 연회 재판의 절차적 하자를 인정하고 출교 판결이 너무 무겁다면서도 동성애가 죄라는 것을 분명히 했는데요.
충북연회 차흥도 목사와 김형국 목사 재판은, 원심을 파기한 후 충북연회 재판위원회로 환송한다는 선고와 함께 재판비용을 모두 충북연회에 부담했습니다. 절차적 하자가 너무 중대해서 다른 이유는 살펴보지도 않겠다고 했죠.
중부연회 윤여군 목사가 주장한 절차적 하자는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재판위는 윤 목사에게 원심 판결 취소와 함께 정직 10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앞서 출교 판결을 받았던 이동환 목사와 윤여군 목사의 행위에는 차이가 있고, 윤 목사가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성실하게 목회자로 봉사해 온 점, 출교 선고 이후 사회 재판으로 가지 않고 감리회 재판 절차를 신뢰했다는 점 등이 감형 이유라고 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입니다. 퀴어 문화 축제에 참석해 성소수자에게 축복기도한 것이 동성애 찬성 및 동조 행위에 포함된다고 본 것인데요. 이번 선고로 감리회 목회자들은 퀴어 축제에 참석해 성소수자에게 축복기도를 하면 심사위원회에 회부되게 됩니다. 사실상 축복의 길을 막은 것이죠.
목회자들은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차흥도 목사는 "반걸음 나아간 선고이지만 너무 안타깝다. 축복을 못 하게 한다면 목사는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말했는데요. 세 목회자들은 판결문 확인 후 이후 대응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합니다.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고 출교까지 당하는 감리회에서 성소수자들은 언제쯤 편하게 교회를 다닐 수 있을까요.

편집국 태빈

감리회, 성소수자 축복기도 출교 윤여군 목사 '정직 10개월', 차흥도·김형국 목사 파기 환송

[대표 편지] 하반기에는
기자나 영상 PD를 신규 채용하고 싶습니다

자유통일당 명예고문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의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은 난리법석 그 자체였습니다. 특정 기자를 몰아세우고 배제하는 한편 ＜뉴스앤조이＞ 기자의 질문에는 "메이저 언론이 아니지 않느냐"며 막말을 내뱉었습니다. 자신을 비판하는 목사·정치인을 '긁'는데 도가 트더니, 이제는 언론마저도 쥐락펴락 달려드는 모양새입니다.

오죽했으면 ＜한겨레＞가 이렇게 기사를 썼을까요. "＜뉴스앤조이＞는 대형 교회들의 각종 비리와 목사들의 성범죄, 혐오 설교 등 한국교회 권력의 병폐를 들춰내는 보도로 이름을 알린 교계 전문 언론으로 상당한 공신력을 갖고 있는 곳이다."

메이저 언론 드립을 접하고, 그동안 전광훈 목사를 취재하면서 그에게 직접 들었던 황당무계한 이야기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뉴스앤조이＞를 세운 창간 멤버들은 김일성을 추종한다."

"＜뉴스앤조이＞에 있으면 천국 못 간다. 지금이라도 전향하라."

"국회의원 될 생각 있으면 내 밑으로 들어오라."

곰곰이 생각해 보니, 메이저 언론도 아닌데 때때로 취재에 응해 주고 스카웃(?) 제의까지 해 준 '메이저 목회자' 전광훈 목사에게 감사 인사라도 해야 할 판입니다. 의도하지 않은 결과겠지만, 전 목사의 이번 드립으로 ＜뉴스앤조이＞가 회자(교회에 관심 없는 제 장인어른까지 알 정도였습니다)되기도 했고, 저의 가슴을 뜨끔거리게 만들었습니다. 취재·보도에 있어서 만큼은 '메이저'에 해당한다고 자부하지만, 이와 달리 재정 상황은 적자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대표직을 2년 반 해 오면서 유독 '긁'히는 지점이 있는데, 바로 정기 후원회원 '감소'입니다. 긁힌다는 표현보다 뼈아프다고 하는 게 더 적확해 보입니다. 어느 단체든 마찬가지겠지만, ＜뉴스앤조이＞에 있어서 정기 후원회원은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한때 정기 후원회원 2000명을 목전에 둔 적도 있었지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급감했고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1600명대까지 떨어졌다가 작년에 겨우 1700명대에 진입했습니다.

현재 ＜뉴스앤조이＞는 1700여 명의 개인 후원과 60여 단체가 매달 정기적으로 보내 주시는 3200만 원으로 운영 중입니다. 인건비, 운영비, 사업비 등으로 매달 4000만 원이 나가고 있으니 800만 원 적자인 셈입니다. 감사하게도 1분기는 뜻있는 분들의 특별(일시) 후원으로 적자는 면할 수 있었지만, 2분기부터는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재정적으로 어려우면 직원을 줄이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일손이 부족해 오히려 더 늘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는 어떻게 해서라도 기자 혹은 영상 PD를 1명 추가할 예정입니다.

＜뉴스앤조이＞가 재정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데, 그건 바로 후원자 증가입니다. 1만 원 후원자가 2000명을 넘어 2500명까지 도달하면 현재 ＜뉴스앤조이＞가 안고 있는 만성적인 재정 문제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계속)

대표 편지 읽기

[신간 소식] 왜 대형 교회는 추락하는가?
- 사랑의교회갱신공동체 10년사

사랑의교회 분쟁을 다룬 ＜왜 대형 교회는 추락하는가? - 사랑의교회갱신공동체 10년사＞를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온갖 비방과 모욕을 겪으면서도 교회를 떠나지 않고 담임목사의 회개와 사랑의교회 갱신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참제자의 길을 걸어 간 사랑의교회갱신공동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사랑의교회갱신공동체가 끈질기게 문제를 알리고 대응했기에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를 둘러싼 거짓이 밝혀질 수 있었습니다. 오정현 목사와 사랑의교회 재정 운용의 문제점, 오정현 목사의 자격 문제, 서초 예배당 건축의 불법성이 소송을 통해 하나씩 드러났습니다.

책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소개하기 위해 이번 '주간 처치독'에서는 사랑의교회갱신공동체를 이끌어 온 김근수 집사와 함께합니다. 영상을 시청하고 마음이 동하면 책도 구매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사역기획국 요셉

＜왜 대형 교회는 추락하는가? - 사랑의교회갱신공동체 10년사＞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