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번째 광복절, 기쁘게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광복절이지만, 어제인 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었습니다. 이날은 고(故) 김학순 할머니께서 자신이 겪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세상에 처음 알린 1991년 8월 14일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상상하기 힘든 폭력을 당하셨지만,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가 큰 변화를 만들었는데요. '위안부' 문제의 참상을 전 세계인이 알게 되었고, 정부도 명예 회복에 나섰습니다. 34년이 지난 지금, 할머니들의 상처는 조금이나마 치유됐을까요?

2020년 있었던 '나눔의집' 사건만 보더라도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모여 사는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집'의 직원 7명은 충격적인 공익 제보를 했습니다. 운영진이 후원금을 횡령하고, 후원 물품을 빼돌렸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심지어 재단인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이 할머니들께서 돌아가시면 이곳을 요양시설로 변경하려는 계획을 세웠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경기도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한 결과, 지난 5년간 받은 후원금 88억 원 중 할머니들을 위해 쓰인 돈은 2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사건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광주시는 이사들을 교체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조계종 승려들이 다시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직원 7명은 공익 제보 이후 운영진으로부터 업무 배제와 괴롭힘을 당했고, 지난한 싸움 끝에 모두 퇴사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2024년 6월 운영진 3명과 '나눔의집'이 공익 제보자 7명에게 2000만 원씩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는 점입니다.

올해 5월, '나눔의집'에 거주하셨던 이옥선 할머니께서 별세하시면서 이제 생존자는 6분만 남았습니다. 일본이 자행한 폭력으로 고통받은 '위안부' 할머니들은 조국인 대한민국에서도 고초를 겪어야 했습니다. 기나긴 시간이 지났지만, 폭력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습니다. 변화와 치유는 기억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계속해서 아픔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편집국 디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