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님, 안녕하세요. ＜뉴스앤조이＞ 요셉입니다. 잘 지내셨나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최근 사무실 이전 관련해서 후원 요청 문자와 메일을 많이 받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 가족과 친구들도 너무 많이 보내는 거 아니냐고 하더군요. 이게 참 어렵습니다. 잦은 연락에 피로감을 느끼는 마음은 십분 이해하면서도, 요청을 드릴 때마다 반응이 오니까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뉴스앤조이＞ 독자님이나 후원회원님께 특별 후원을 요청하는 게 부담되고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그분들의 말씀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건 큰 축복인 것 같습니다. 몇몇 인상 깊은 순간이 있습니다. 죄송한 이야기지만, 적지 않은 금액을 후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따로 전화를 드린 적 있습니다. 그중 한 분의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왜 이렇게 많이 주셨냐고 감사하다는 말에.

"저는 후원회원으로서 제 역할을 한 것뿐이에요. 그러니 고맙다는 말은 넣어 두세요. 여러분은 맡은 일에 전념하시면 돼요."

순간 침묵이 흘렀습니다. 쭈뼛거리며 어색하게 감사 인사를 하는 저를 생각해 주시는 마음 때문이었을까, "할 일에 충실하라"는 얼굴도 잘 모르는 회원님의 단호한 어조에 단단한 지지와 격려를 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떤 분은 단체 문자를 발송할 때마다 5000원, 1만 원씩 계속 보내 주십니다. 한 번만 넣어 주셔도 되는데 왜 자꾸. 통장에 응원의 마음을 꾹 담는 분도 계십니다. "화이팅", "존재만으로감사", "소액이라미안해요", "주님올라갑니다"….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가슴 졸이며 조마조마했던 순간보다, 진심으로 기쁘고 감사하고 죄송할 때가 더 많았다고, 이 자리를 빌어 밝힙니다. 물론 회원님들이 보내 주시는 마음은 ＜뉴스앤조이＞가 추구하는 방향과 모습에 기대고 있지만, 갚을 수 없는 빚을 많이 졌다고, 더 열심히 일하며 갚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독자 님은 지난 한 주 어떻게 보내셨나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주말이 다가오면서 날이 따뜻해지니 일주일 동안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도 가시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사역기획국 요셉

• [감사 편지] 사무실 이전 '완료',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대체 이런 세상에 요즘 누가 신학교에 갈까. 쌀쌀한 가을이 찾아오자 캠퍼스를 찾아 면접 보던 옛날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상한(?) 시선들은 여전한데, 신학교 인기는 날로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죠. 공교롭게도 ＜뉴스앤조이＞는 대표를 비롯해 편집국장, 그리고 편집국 기자 전부 신학교 출신이라는 사실. 옛날 생각을 하면서 '누가 신학교에 갈까', 직접 찾아가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10월 24일부터 총신대학교, 장로회신학대학교, 감리교신학대학교 이야기를 순차적으로 기사로 공개하고요. 주간 처치독에서도 2주에 걸쳐 기자들의 취재 이야기와 수험생 현장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가장 순수하고 열정 넘칠 고등학교 3학년. 그리고 세상 풍파(?) 겪고 신학교에 들어온 만학도까지. 저마다 사연이 다양했는데요. 혹시 신학교를 나온 분들이라면 새내기 때의 나는 어땠는지, 배우고 공부하고 살아가며 그 마음이 어떻게 변했는지(혹은 강화했는지)를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아래는 각 학교를 다녀온 기자들의 후기입니다.

10년 전 제가 신학대에 입학했을 무렵, 주변에서는 신학대가 어떤 곳인지 생소해하거나 잘 알지 못했습니다. 입결이 낮지만 인서울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가는 곳이라는 인식도 있었죠. 그럼에도 저는 나름 세상 학문과 문화, 학벌주의에서 벗어나 신앙 안에서 대학 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며 마음이 한없이 부풀었던 것 같습니다. 캠퍼스에 적힌 슬로건처럼 언젠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젊은 지성' 역할을 하기를 바라면서요.

정작 신학교에 다니는 동안에는 한국교회의 어두운 모습을 더 많이 직면했던 것 같습니다. 교회는 쪼그라들고, 주일학교는 사라지고, 청년부는 텅 비어 갔죠. 출생률이 줄면서 유치원·학교 등 유관 기관이 줄어들듯, 자연스럽게 사역 환경도 어려워졌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사역지를 찾지 못하거나 다른 진로를 선택하는 동기들도 꽤 많았고요. 교회는 사회적 약자를 향해 혐오와 차별을 일삼는 집단이라는 인식이 굳어졌어요.

이런 시기에 누가 신학대에 올까 싶은데도, 누군가는 여전히 신학의 길을 걷습니다. 인터뷰를 하러 총신대학교에 가기 전, '어떻게든 뜯어 말려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요. 실제로도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슴이 갑갑하고, 교회가 젊은 크리스천들의 사고를 협소하게 만들어 왔다는 안타까움이 들었습니다. 불특정 다수를 인터뷰했는데, 하나같이 비슷한 이야기가 흘러나왔거든요. 그래도 언제나처럼 새로운 씨앗을 틔우는 이들이 있기를 바라야겠지요.

편집국 수진

몇년 전 신학대에 처음 가기로 결심하고 학교에 갔던 마음이 떠오릅니다. 이제는 너무 희미해졌지만 저도 지원자들로부터 느꼈던 열정 말이에요. 보통 삶을 살다가 어떤 깨달음이 있고(하나님을 만났다고들 하죠), 교회에서 열심히 봉사를 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선생님이나 목사님이 엄청난 칭찬과 함께 신학대를 권유하곤 하죠. 저도 이 과정을 걸었습니다.

신학대에 입학한 후, 마냥 좋았던 교회가 점점 힘들어졌습니다. 제가 본 것이 전부가 아니었던 교회, 봉사와 사역은 완전히 다른 것이었습니다. 더 이상 교회는 예배를 드리는 곳이 아닌 일하는 곳이 돼 버렸죠. 교회에서 말하는 사랑은 말뿐,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공허하고 메말라 갔습니다.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만난 수험생들에게서, 사회로부터 비판받는 한국교회를 수호하고 싶은 마음이 크게 느껴졌어요. 학교에서 하나님나라를 함께 세워 갈 동역자를 만나고 성경과 신학을 배우고 싶어 하는 갈급함을 느꼈죠. 앞으로는 진입 장벽과 문턱이 낮은 친구 같은 교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어요. 기존 교회에 대해 어떠한 답답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수험생들의 전반적 생각이 이렇다면, 한국교회가 이렇게까지 비판을 받고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나름대로 건강하고 균형 있는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떤 지원자의 말처럼 '왜 교회에 자정능력이 실현되지 않을까'하는 고민이 남습니다.

편집국 태빈

저는 감리교신학대학교 수시 면접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2시부터 시작이었지만 분위기 파악을 위해 1시간 정도 미리 학교에 도착했는데요. 시간이 한참 남았는데도 대기 장소로 향하는 길에는 사람들이 가득했습니다.

다름 아닌 지원자들을 응원하려고 모인 재학생들이었습니다. 학생회를 비롯해 합창단, 방송국 등 동아리 소속 학생들은 각자 테이블을 펼쳐 놓고 면접을 보러 온 듯한 사람을 발견하면 달려가 간식과 음료를 나눠 줬습니다. 축제 같은 분위기 덕분에 면접자들의 긴장이 풀리는 것 같은 모습이었어요. 이렇게 환대받는 느낌으로 면접장에 입장한다면 학교 생활이 정말 기대될 것 같았는데요.

감신대는 모든 학생이 신학부로 입학했다가 2학년이 되면 신학, 기독교교육학, 종교철학, 기독교심리상담학 중 전공을 선택합니다. 지원자들에게 향후 어떤 진로를 선택하고 싶은지 묻자 목회, 청소년 사역자, 기독교 콘텐츠 제작자 등 다양한 답변이 나왔습니다.

약 10년 전, 제가 입시를 준비할 땐 서울로 대학을 가기 위해 경쟁이 덜한 신학과를 선택해 편입이나 전과를 계획하는 학생들도 많았는데요. 그때와 다르게 감신대 학생들은 대부분 뚜렷한 목표가 있어 고민 끝에 신학대를 선택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에서 신학대를 지원한 학생들의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극우 개신교 세력, 동성애 혐오, 여성 안수 불가 등 문제가 산적한 현 상황에서 쉽지 않은 길을 걸어가려는 지원자들이 교회를 다시 일으킬 희망이 되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편집국 디도

• [누가 신학대에 갈까] ① 총신대 "여성 안수 불가? 직분은 상관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