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입 막는 사랑의교회

2025. 10. 31.

🐕언론 입 막는 사랑의교회

2025년 10월 31일 ㅣ 267호 ㅣ 처치독 페이지

"포기하지 마

우리도 너네 포기 안 했잖아"

2024년 7월 2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2:1로 뒤진 한화 이글스의 8회말 공격. 주자는 1,2루, 타석에는 채은성. 지고 있는 한화를 간절하게 응원하던 한 팬이 쓴 스케치북 응원 문구가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포기하지 마 우리도 너네 포기 안 했잖아."
마침 한화 이글스는 그전까지 7연패를 기록하는 등 또다시 허덕이고 있었는데요. 전날 연패를 겨우 끊어 분위기가 반등하나 했지만, 이날 경기를 다시 내준다면 분위기는 또 가라앉을 게 뻔했습니다.
거짓말처럼 그 문구의 간절함이 선수들에게 닿았을까요. 그 문구가 화면에 잡힌 후 채은성은 동점 적시타를 쳤습니다. 그리고 9회, 말 그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헬멧이 벗겨진 채로 달린 황영묵의 3루타와 페라자의 끝내기 안타로 3:2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포기하지 마 우리도 너네 포기 안 했잖아." 이 문구는 그날 한 경기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오랜 기간 하위권(사실상 꼴찌…)을 전전해 온 한화 이글스, 그리고 그런 팀을 응원해야 하는 숙명을 가진 팬 전체를 관통하는 묵직한 문구였습니다.
그 문구가 얼마나 많은 사람의 가슴을 울렸는지 모릅니다. 어떤 상황에도 "나는 행복합니다"를 부르는 한화 이글스 팬들은 물론이고, KBO, 나아가 모든 프로 스포츠 선수를 응원하는 문구로 자리 잡기도 했습니다.
이번 주 월요일, ＜뉴스앤조이＞ 이사장이신 최주훈 목사님이 사무실에 오셔서 새 사무실 입주 예배 설교를 해 주셨습니다. 본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누가복음 18장 1-8절이었는데요. "예수께서 그들에게 항상 기도하고 낙심하지 말아야 할 것을 비유로 말씀하여 이르시되…"로 시작하는 본문에서 저는 그 응원 문구를 떠올렸습니다. 불의한 재판관 비유를 본문으로 삼아, 포기하지 말고 언론의 사명을 잘 감당했으면 좋겠다는 목사님의 응원과 격려가 감사했습니다.
돌아보니 매년 9월 교단 총회 시즌을 정신없이 보내고, 한 해를 정리하는 10월에 접어들면 몸과 마음이 처지는 것 같은데요. 그럴 때마다 "포기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꼭 이렇게 저렇게 들려오는 것 같아 무섭기도(?) 합니다. "전화 대심방" 중인 대표가 전해 주는 후원회원들의 목소리가 그 응원 스케치북 문구 같기도 하고, 별안간 하늘에서 그런 음성이 들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오늘도 야구 얘기로 시작해서 ＜뉴스앤조이＞ 이야기로 마무리하겠습니다.

편집국 승현

혼란스러웠던

WEA 서울총회

안녕하세요. 지난 한 주는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서울총회로 사랑의교회가 시끌벅적했는데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총회가 드디어 막을 내렸습니다. ＜뉴스앤조이＞는 첫날과 셋째 날에 참석해 현장을 취재했는데요. 정신없었던 총회 현장을 소개해 드릴게요.
첫째 날, 오전 10시부터 교회 광장 앞인 서초역 3번 출구에는 WEA 총회 개최를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 30여 명으로 북적였습니다. 옆에 버스 정류장이 두 개나 있어 행인, 시위자, WEA 참석자들이 뒤엉켜 북새통을 이뤘는데요. 시위대 중 일부가 교회로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회개하라"며 큰 소리로 외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오후에는 극우 인사들을 중심으로 참나리길에서 또 다른 반대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번에는 스케일이 남달랐는데요. 대형 스크린과 스피커, 플라스틱 의자 200여 개가 동원됐고 경찰도 여럿 배치됐습니다. 마치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태극기 집회를 연상케 했는데요.
출연자들도 비슷했습니다. 전 목사 집회 오프닝을 맡아 '여성과 청년들의 시간'을 진행했던 주옥순 대표를 비롯해, 비상계엄 옹호와 부정선거 의혹 제기에 앞장섰던 운정참존교회 고병찬 목사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참나리길 아래 위법한 예배당에서는 총회가, 위에서는 극우 개신교 세력의 반대 시위가 벌어지며 어처구니없는 광경을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오후 4시가 넘어서 집회를 마무리했는데요.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첫날 일정이 끝난 오후 8시에도 극우 유튜브 채널 FTNER를 운영하는 김영현 씨를 중심으로 새로운 반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개회 첫날부터 참나리길은 위아래로 고통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언론 입 막는 사랑의교회

＜뉴스앤조이＞는 개회 행사에 교계 인사와 정치인들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곧이어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을 받는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가 등장했는데요. 김 목사에게 다가가 채 해병 사망 사건 관련 질문을 시도하자 주변에 있던 사랑의교회 관계자들이 거칠게 막아섰습니다.
경호원이 옷을 심하게 잡아당겨 더 이상 다가가지 못했지만, 함께 현장에 있던 유영 이사는 엘리베이터에 동승할 수 있었는데요. 저희를 본 김장환 목사는 ＜뉴스앤조이＞가 여기 어떻게 들어왔냐며 따져 물었습니다. 교회 관계자들은 취재하는 저희를 바로 내쫓더라고요.
얼마 지나지 않아 오세훈 서울시장과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도 주차장에서 만날 수 있었는데요. 두 사람에게 참나리길 위법 점용 관련 질문을 던졌습니다. 오 시장은 묵묵부답이었고, 지역구라 오늘 행사에 왔다는 신동욱 의원은 이상하게도(?) 도로점용 사실을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물어볼 내용은 많았지만 또다시 경호원들의 제지에 가로막혔습니다.
결국 저희는 주차장을 떠나 행사장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사랑의교회 관계자 3명이 다가와 저를 둘러쌌습니다. 이들은 ＜뉴스앤조이＞는 더 이상 취재할 수 없다며 나가라고 종용했습니다.
퇴장 조치를 한 이유는 '질문' 때문이었습니다. 지하 주차장에서 김장환 목사와 오세훈 시장, 신동욱 의원에게 질문을 한 게 문제라는 것이었는데요. 언론으로서 취재할 권리가 있다고 항의했지만 경호원은 계속 저를 쫓아오며 나가라고 하며 경찰을 부르겠다고 협박했습니다. 곧이어 프레스 명찰을 빼앗고, 참석자들에게 나눠주는 자료집과 에코백까지 회수했는데요.
공공 도로를 위법하게 점용한 예배당에서 열리는 행사를 찾은 정치인과 교계 인사들도 문제이지만, 언론이 질문하고 취재할 권리를 빼앗는 사랑의교회는 안하무인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을 위한 총회인가

WEA 서울총회 조직위원회는 이번 총회가 한국교회를 선교 주체로서 세계 앞에 정체성을 알릴 무대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는데요. 말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정식 대회가 시작되는 셋째 날 다시 사랑의교회를 찾았습니다.
자부심이 가득했던 총회임에도 진행이 전체적으로 정돈되지 않아 답답하고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하 5층과, 지상 4층 등 여러 곳에서 패널 토의가 진행 중이었지만, 어떤 논의를 하는 중인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어요. 발제는 통역 없이 영어로만 진행돼 내용을 이해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다른 기자들도 답답했는지 발제 자료들은 어디 있는지, 토의를 통해 어떤 결론을 도출되는 것인지 사랑의교회 측에 물었지만 명확한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맹탕 같은 현장 분위기를 보며, 오정현 목사 스스로가 밝혔듯 왜 2년 동안 배교자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WEA 총회를 개최하려 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사실 그가 가장 기대했던 건 교계 인사, 정치인들과 세계 각국 교회 지도자들이 모여 세계에서 가장 큰 지하 예배당에서 자신에게 박수 보내는 모습 아니었을까요.
오 목사가 복음으로 세계를 섬기고 싶다면, 하루빨리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참나리길 지하를 시민의 곁으로 돌려주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뉴스앤조이＞는 앞으로도 도로점용이 원상회복될 때까지 사랑의교회를 끈질기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편집국 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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