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뜨는 기독교 유튜버는?

2021. 4. 2.

🐕 요즘 뜨는 기독교 유튜버는?

2021.4.2.│29호│ 구독하기│웹에서 보기│지난 호

독자 님 안녕하세요? 며칠 전 아주 오랜만에 백화점 나들이를 했습니다. 그냥 백화점이 아니라 기독교 백화점이었어요. ㅎㅎ 필요하지만 품절된 책이 그곳에 한 권 남아 있었거든요. 한산할 줄 알았는데 손님이 제법 많고 단체 주문 전화가 쇄도하더군요. 특히 계란 주문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부활절 특수 기간이었던 것입니다.

'대체 교회는 언제까지 부활절에 예수님 부활과 1도 관련이 없는 계란으로 잔치를 벌일 것인가.'

미간을 찡그린 채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섰습니다. 그런데 앞에서 손님 한 분이 "<심판대에 선 그리스도>라는 책 있나요?" 하고 묻는 소리에 귀가 쫑긋 서더군요. 저도 모르게 처음 보는 분께 말을 걸었습니다. "좋은 책 사시네요!" "목사님께 선물로 드리려고요." 대화가 더 이어진 건 아니었지만 강도의 소굴에 들어온 듯 우중충한 마음이 쾌청해져 기분 좋게 백화점 문을 나섰습니다.

네, 뜬금없이 백화점 일화를 꺼낸 것은 독자 님께 이 책 ＜심판대에 선 그리스도＞(비아)를 소개하기 위해서였어요. 고난주간에 읽으면 좋을 책을 교우들에게 추천하려고 책장을 탐색하던 중 이 책이 눈에 띄어 집어 들었습니다. 전 캔터베리대주교이자 유명한 신학자인 로완 윌리엄스의 책이에요. 복음서 네 권에는 모두 십자가 처형을 앞두고 불의한 재판정에서 심문받는 예수님의 모습이 등장하는데요. 로완 윌리엄스는 이 장면을 사복음서 각각의 관점으로 나누어 세밀하게 조명하고 그 신학적 의미를 도출해요.

제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나누어 보려고 해요. 누가복음 22장 말미에 기록된 재판 장면을 해석하는 내용이에요.(더 자세한 소개는 '우리의 신앙을 뒤흔드는 무력한 예수'를 읽어 보세요.) 책에서 대제사장 가야바는 어떻게든 예수님을 죽이고 싶어 이렇게 묻습니다. 예수님의 죄목을 찾기 위해 덫을 놓는 질문이었죠.

대제사장 가야바 : 그대가 그리스도인가?
예수 : 내가 그렇다고 말하여도 너희는 믿지 않을 것이며 내가 물어보아도 너희는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로완 윌리엄스는 이 답변을 "내게는 너희가 들을 수 있거나 대답할 수 있는 말이 없다"라고 다시 풀어 냅니다. 무슨 의미일까요?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어차피 너희는 들을 생각이 없잖아!”와 같은 말 아닐까요?

영상이 편하신 분은 이 콘텐츠를 추천합니다. 바쁘신 분은 7:15부터…🖥

이미 고뇌와 번민 끝에 무력하게 십자가의 길을 택하신 예수님께서 굳이 왜 이런 답변을 하시는 걸까요? 로완 윌리엄스는 누가가 이 장면을 통해 예수님을 세상의 지배 논리로는 목소리조차 낼 수 없게 배제된 사람들의 자리에 위치시켰다고 해석합니다. “하느님의 초월은 자신의 목소리를 갖지 못한 이들, 세상에 영향을 미칠 힘을 갖지 못한 이들, 이 세상에서 자신들이 갖고 있던 최소한의 권리마저 모두 박탈당한 이들에게서 드러난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요.

이 부분을 읽으며 주류 세계에서 목소리조차 낼 수 없게 소외･배제되는 무력한 사람들의 처지를 대변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새롭게 만났습니다. 저 역시 알게 모르게 주류의 시선으로 목소리를 갖지 못한 누군가를 배제하고 있지는 않은지도 찬찬히 돌아보게 됐어요.

독자 님이 이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날은 성금요일일 거예요. 많은 교회에서 성금요일이면 성찬식을 하며 이 말씀을 읽지요.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이 책을 읽고 나니 이 말씀도 새롭게 읽히더군요. 단지 빵과 포도주만으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묵상할 게 아니라, 우리를 위해 몸을 내어 주신 예수님처럼 이웃을 위해 우리 몸을 내어 주는 행위로 그분을 기념할 수 있다는 말씀으로요.

하루 남은 고난주간 잠시라도 무력하게 고통받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들의 삶에 우리 몸을 포개어 보면 어떨까요.

by 은석

처치독 리포트

유튜브 많이 보시죠? 요즘은 검색도 유튜브에서 한다고 하니까 그야말로 '유튜브 시대'입니다. 세 살 먹은 제 아들도 케이블 채널 '뽀요TV'보다 유튜브 영상을 더 좋아할 정도니까요. 😆

이번 처치독에서는 기독교 유튜브 채널들을 소개합니다. 기독교 콘텐츠가 설교나 CCM만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어려워 보이는 신학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 주고, 일상에서 기독교인이 쉽게 마주할 만한 고민들을 진솔하게 나누는 다양한 채널들이 존재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하나씩 제 구독 목록을 풀어 볼게요.📒

Index

1. 다마스커스TV

2. 오늘의신학공부

3. Key is love

평신도 신학 덕후가 만드는
기독교 변증 채널

◎ 다마스커스TV

다마스커스TV는 흥미로운 주제들을 많이 다뤄 줘요. '예수님은 실존 인물이었을까?🙋 - 역사적 예수 연구 총정리', '진화론과 기독교를 동시에 믿을 수 있을까?', '주일성수 꼭 해야 하나요?', '그리스도인이 술 마셔도 되나요?' ' '바울에 대한 새 관점이 도대체 뭔데' 등등. 지금은 막상 필요 없어 보이지만 언젠가 도움이 될 만한(?) 그런 지식 콘텐츠가 많습니다.📚

이 채널은 미국 뉴욕 한인 교회에 다니는 청년 '다메섹(활동명)' 님이 만들었어요. 신학 콘텐츠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 그는 목회자가 아니고 단지 신학을 좋아하는 덕후라고 해요. 이건 TMI인데 직업은 약사라고 합니다.

다메섹 님은 자신을 '랜선 선교사'라고 표현해요. "기독교 변증과 미디어를 기반으로 선교하고 기독교인들의 변화를 도모해 각 교회를 복음으로 개혁하는" 일이 다마스커스TV 목표거든요. 요즘처럼 많은 사람이 가짜 뉴스와 반지성주의에 경도되고 있을 때, 그는 기독교인들에게 토론과 변증이 필요하다고 말해요.🔍 생각하는 신앙이 중요하다는 의미죠.

딩.동.댕~ 자자 수업 시작했습니다

자리에 앉으세요👨‍🏫

◎ 오늘의 신학 공부

이번에는 신학생이 만드는 신학 채널이에요. 제목부터 '오늘의신학공부'입니다. (거기 하품하는 사람 누구죠?😳) 이곳에서는 채널명을 줄인 '오신공(활동명) 님'이 나와 다양한 신학 이론과 기독교 책･영화 등을 소개해 줘요. 루돌프 볼트만, 칼 바르트, 폴 틸리히,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 이름은 어디서 들어봤는데 자세히 알지 못한 학자들이 있다면 여기서 검색해 보세요.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개신교 8개 교파의 설립과 특징들을 정리한 영상이 재밌었어요. 이전에 처치독에서 국내 장로교 분열사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 이 영상을 보고 다음에는 교파도 한번 다뤄 보고 싶더라고요. '히브리어 알파벳 노래🎶', '1인 4역 코로나 신학 비교' 등 재미난 영상이 많습니다.

오신공 님은 앞으로 '랜선 신학교🏫'를 만들어 보고 싶대요. 콘텐츠 컨셉도 '공부 시간', '쉬는 시간', '특강 시간'으로 나눠서 제작하고 있어요. 공부 시간은 신학자나 이론을 설명하는 콘텐츠이고, 쉬는 시간은 신학생들과 만드는 예능형 영상이에요. 특강 시간은 주변 신학자와의 인터뷰를 다루고 있고요. 자 그럼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만 하고 이만 마칠게요. 끝!🎓

설명이 필요 없죠
기독교 크리에이터 '케이' 님입니다

"선배, 요즘 저희 또래는 이런 거 봐요."

◎ Kei is loved

2년 전이었어요. 당시 20대 막내 후배 기자가 어느 날 유튜브 채널을 소개해 주더라고요. 케이 님이 운영하는 'kei is loved'라는 채널이었는데요. 무척 신선했어요. 평범한 일상을 가볍게 보여 주는 콘텐츠인데 젊은 기독교인들이 공감할 부분이 많을 것 같더라고요. 한편으로는 점점 20대 친구들과 세대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걸 느꼈고요···😭

케이 님은 대중에게 인기가 많은 유튜버예요. 앞서 소개한 채널들보다 구독자 수도많아요. 심지어 ＜뉴스앤조이＞보다 더···. 케이 님을 보면 20대 기독 청년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어요. 진로나 자존감 문제, 믿음이나 구원 등을 소재로 한 콘텐츠가 많거든요. 헌금도 기도도 많이 했는데 하나님이 안 들어주셨다는 사연을 다룬 영상도 있고요. ㅎㅎㅎ

케이 님이 어떤 명확한 답을 내놓는 건 아니지만 솔직하게 고민하는 모습이, 청년들이 이 채널을 구독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청년들이 교회에서 목회자나 어른들에게 바라는 건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공감'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랜선에서 신학의 다양성을 외치다

👉 혐오와 가짜 뉴스 사이 '건강한 신앙' 전하는 유튜버들

by 요셉

이번 달 뭐하지?🏃

모임 / 참여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세월호 참사 7주기 기억 문화제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기윤실 연속 토론회 '코로나19가 드러낸 한국교회 민낯' / 4월 5일~

강좌

[한국기독청년협의회] 2021 기독 청년 통일 아카데미 / 3월 16일~

[과학과신학의대회] 제25회 콜로키움 '생화학으로 바라보는 창조 세계' / 4월 5일

[기독연구원느헤미야] 특강 전도서 / 5월 7일~

[청어람ARMC] 김선용의 신약학 클래스 - 갈라디아서 / 온라인

캠페인

[월드비전] 엽서 그리기 대회 / 3월 2일 ~ 5월 31일

예배
･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부활절 연합 예배(온라인) / 4월 5일

처치독's Pick

뉴스레터를 만들면서 소개하고 싶은 유튜브 콘텐츠를 발견했어요. 건강한 신앙을 키워 주는 비타민 같은 영상입니다. 신학자･과학자･철학자 등 신앙을 가진 전문가들이 과학과 신앙을 둘러싼 여러 질문에 친절하게 설명해 줘요.🧐 매일 영양제 먹듯이 하루에 한 편씩 봐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