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요청을 받으면 여간 난감한 게 아니에요. 기자들처럼 밖에서 새로운 사건을 접하거나 만나는 사람들이 있는 게 아니다 보니 1년에 4번 정도 쓰게 되는 뉴스레터 칼럼이 조금 부담이에요. 특별한 에피소드가 나날이 샘솟는 것도 아니니까요.💦

저는 재정을 담당하고 있어서 그런지 업무 이야기를 하면 어렵다는 하소연만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혹시나 이런 내용이 독자님들에게 불편을 끼칠까 조심스럽네요. 

여느 회사나 마찬가지겠지만, 매년 1~3월은 전년 결산과 총회 준비, 법인세 신고 등으로 분주합니다. 그동안 살림이 어떤지 어떤 사업을 했는지 모두 숫자로 정리하거든요. 영수증 한 장, 한 장을 보고 있으면 기자들 발걸음이 머릿속에 그려져요. 그렇게 ＜뉴스앤조이＞ 1년의 모습이 보고서 몇 장에 담깁니다.

결산을 하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왜 이런 험악한 생각을 하냐고요? 재정난 때문입니다. 매년 3~4천만 원씩 적자가 발생하고 연초부터 마이너스인 기업을 누가 투자하고 싶을까요. 일반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아마 절망적이라고 이야기하는 게 맞을 거예요. 단체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놀라운 건, 이 기적이 2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다는 사실이죠.😇;;;

많은 분이 이런 부실기업에 '후원'이라는 이름으로 투자해 주십니다. 왜 그럴까요. 아마도 오랜 시간 부패하고 변질되어 가는 기독교를 향한 안타까움과, 그럼에도 변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겠지요. 소중한 마음들이 저를 포함해 ＜뉴스앤조이＞를 지탱해 주는 것 같습니다.🙏

지난달 총회에서 2021년 예산(안)이 통과됐어요. 재정 담당인 저는 한숨부터 먼저 나와요. ㅜㅜ 하지만 올해 우리 앞에 어떤 장애물이 있을지, 또 그 장애물을 어떻게 넘어갈지 궁금(그리고 기대)하기도 합니다. 매년 그랬으니까요. 아무쪼록 옆에서 계속 지켜봐 주시고 응원과 충고도 아끼지 말아 줄 것을 독자님들에게 부탁드립니다.🙇🐕

by 오승연

- 또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됐어요. 전 담임목사의 성폭력 사건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ㅎ교회 이야기입니다. 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저를 화나게 한 건 교회의 대응이었어요.😠 피해자들은 인터뷰에서 피해 사실과 2차 피해를 증언해 줬는데요. 평소 믿고 따르던 '어른'들이 피해자들을 향해 "교회를 파괴하려 한다"고 비난했다는 거예요. 

- 성폭력 피해자들을 향해 "다른 의도가 있다", "교회 파괴 세력이다"고 2차 가해를 하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에요.🚫 아무리 평소 친한 교인이라 해도 성폭력 사건 앞에서 입장이 갈리고요. 서로 불신하고 다투고 상대를 저주하는 말을 퍼붓기도 하죠. 결국에는 교회가 쪼개지기까지 합니다. 

- 성폭력 사건 때문에 교회가 파괴된다고요? 네 맞아요, 종종 파괴됩니다. 근데 그게 피해자들 탓인가요? 아니에요!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 성폭력 가해자들 때문이죠. 그렇다면 응당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아직도 많은 교회가 피해자들에게 "얘기하지 말지 그랬어"라고 탓합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공론화에 앞장선 피해자들에게 말이죠. 

- 교회가 분열되고 파괴되는 게 두렵다면,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가해자에게 분명한 책임을 묻는 것입니다. 교회 전체가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지해 줄 때 그 공동체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교회 리더십들이 중요해요. 이들이 피해자들을 보호하려는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지에 따라 교회 미래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성폭력 가해자를 두둔하는 교회, 누가 가고 싶겠어요💬)

by 이은혜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의기양양하게 한 말은 슬프게도 틀린 게 없었습니다. 지난 2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가 전 목사에 대한 이단성 연구를 보류했기 때문이죠. 한술 더 떠 이단대책위원장은 전 목사가 "하나님께 까불면 죽어"를 "하나님 까불면 죽어"라고 잘못 말한 것이라면서 전 목사를 적극 두둔하기까지 했죠.🤷🤷

상대적으로 극우 논리에 동조하는 목회자와 교인이 많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이나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예장고신)은 이미 지난해 전 목사에 대한 조사를 유보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예장통합마저 이 행렬에 동참한 것이죠.🏴🏴🏴

교단들은 신학적 정체성을 목숨과도 같이 여깁니다. 퀴어신학은 성경이 금한 이단이라고 정죄하고, 여성 안수도 성경이 허용하지 않는다며 귀를 닫죠. 그런데 신성모독뿐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을 '신앙'의 이름으로 미혹하고, 세를 불려 나가는 전광훈 목사에 대해서는 모두가 '침묵'합니다.😷 

침묵은 곧 동조나 마찬가지지요. 힘없고 나약한 자는 마음에 안 들면 있는 힘껏 두들겨 패고, 힘 있는 자가 대놓고 사고를 쳐도 아무런 말도 못 하고 침묵으로 동조하는 한국교회…. 오늘따라 유난히 암울해 보이네요. 

by 최승현

🐕왈왈! 오늘 처치독 26호 잘 읽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