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님, 안녕하세요? 죽음에 대한 생각, 가끔 하시는지요? 저는 며칠 전 가깝게 지내던 후배가 갑작스런 사고로 세상을 떠나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10년 전 대학 시절 친구를 먼저 떠나보낸 일이 있었는데, 그 후로 또래 친구의 죽음을 맞는 게 처음이라 일주일 내내 먹먹한 마음이 가시질 않네요. 마흔도 안 된 남편과 아빠, 아들을 잃은 유족을 떠올리면 가슴이 저릿저릿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거나, 누군가의 조문을 다녀오고 나면 죽음에 대한 생각이 한동안 뇌리에 머무릅니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할 뿐 죽음은 우리 삶과 가까운 곳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마주하지요. 하나님께서 생사를 주관하신다는 신앙고백에 대한 의심과 반감이 꿈틀거리기도 하고요. 죽기 전에는 결코 풀릴 수 없는, 죽음 이후의 세계를 향한 지적 갈증이 바짝 타오르기도 합니다. 어쨌든 살아 있는 이들의 일상은 계속된다는 현실이 야속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각의 회로는 언제나 내 삶에 잇닿아 있는 소중한 사람들 앞에서 멈춥니다. 바쁘다는 핑계 너머에 똬리 틀고 있는 나의 무심함, 안일함에 부끄러워집니다. 더 살뜰한 남편, 아빠, 아들, 친구, 동료로 살아가겠노라고 마음을 다집니다.🙏

즐거운 주말을 앞두고 제가 너무 무거운 얘기를 나누었는지 모르겠네요. 독자 님께서는 혹시 비 피해를 입으시진 않으셨는지요? 다시 대유행 국면에 들어선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어려움 겪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 걱정이 듭니다. 혹여라도 고통 가운데 계신 분들을 위해 잠시 눈을 감고 손을 모읍니다. 주님의 은총이 함께하시길, 누군가에게 사랑의 손길 내미는 데 주저하지 않는 우리이길 기도합니다.🐕

사역기획국 은석

그런데도 대법원은 1·2심 판결을 뒤집고 신천지의 이런 행위가 위법하지 않다고 판결했습니다.🤷‍♂️

대법원 판결문을 보면, 신천지의 모략 전도가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행위라고 인정하고 있고, 신천지가 피해 교인들을 기망한 점도 인정했지만, 그렇다고 손해배상을 할 만큼 위법한 행위로까지 볼 수는 없다고 했어요.😮‍💨 아무래도 피해 교인들이 몇 년간 신천지 내에서 적극적으로 신앙생활 했던 점을 지적한 것 같아요.

결국 이 사건은 대전지방법원에서 다시 재판을 하게 됐는데요. 대법원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준 만큼, 파기환송심에서는 피해자들이 패소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잘못은 있지만 배상 책임은 없다"는 판결에, 신천지와 싸워 왔던 관계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않았어요. 가스라이팅을 당한 교인들에게 오히려 책임을 물은 판결이라는 것이죠.

구리이단상담소장 신현욱 목사는 "마약을 사탕에 발라 놓고 유인한 것이나 다름없는데, 사탕을 찾는 사람에게만 마약중독의 책임을 묻는 꼴"이라며 이번 대법원 판결을 비판했어요. 대법원의 이런 시각은 성폭력 피해자를 "네가 그 장소에 갔기 때문에 문제다. 네가 좋아서 한 것 아니냐"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과 다름없다고도 했죠.

피해자들을 대리한 홍종갑 변호사(법무법인 사명)는 "우리는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를 청구했는데, 대법원은 신천지에 빠졌다고 물질적 피해를 입은 건 없지 않느냐는 식으로 재산상의 손해 여부를 따졌다"면서 대법원이 '손해삼분설'에 따른 법리 검토도 제대로 안 한 것 같다고 분개했습니다('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2화에서 우영우 변호사가 "정명석 변호사님은 손해가 뭔지도 모르십니까?"라고 해서 유명해진 그 손해삼분설이 맞습니다🖥).

여하튼 청춘을 신천지에 뺴앗기고도 아무런 피해를 인정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피해자들의 상실감이 크다고 합니다. 우려되는 건 이번 대법원 판결로, 현재 춘천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제2차 청춘 반환 소송 등 향후 신천지에게 속은 사람들이 신천지에 책임을 묻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점이죠. 1심과 2심은 대법원 판결을 어느 정도 따라갈 수밖에 없거든요.💬

다만 다른 지역에서는 '가짜 법복'까지 입고 위장 스님을 통해 한층 더 심한 모략 전도를 한 사례도 있는 만큼, 신천지의 이런 기망적이고 불법적인 행위가 꼭 상응하는 책임을 치르기를 기대해 봅니다.

편집국 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