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목사'를 향한 폭력

2024. 2. 16.

🐕'이름 없는 목사'를 향한 폭력

웹에서 보기 ㅣ 177호 ㅣ 처치독 페이지

독자 님 명절은 잘 보내셨나요.

저는 요즘 여성 사역자 네트워크 '함께 걷는 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패널 섭외와 홍보를 위해 여성 목회자님과 소통할 기회가 많이 있었습니다. 전부터 여성 안수 문제를 알고는 있었는데, 2022년 ‘여성 안수 투쟁사'가 ＜뉴스앤조이＞ 기획으로 연재되고 책도 발행되어 여성 목회자에 대해 한 번 더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아직 여성 안수가 도입되지 않은 교단들도 있지만, 여성 안수를 시행하고 있는 교단의 여성 목사님들도 많은 어려움과 차별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함께 걷는 길'은 여성 목사님들의 목회자로서의 고민, 아내로 엄마로 살아가는 고민들을 함께 나눌 자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습니다.

여성 목사님들이 '함께 걷는 길'을 통해 아낌없는 위로와 응원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함께하는 길동무가 있다는 건 큰 힘이 되니까요.

독자 님! 2024년도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뉴스앤조이＞에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사역기획국 승연

'이름 없는 목사'를 향한 폭력

그의 말마따나 "영일만의 이름 없는 목사"였던 김대옥 목사는 어느 날 전국구(?) 목사가 됐습니다.
한동대학교 교수였던 그는 2017년 말일 재임용을 거부당했는데요.
비정년 교수가 재임용 거부된 일이 무슨 뉴스가 될까 싶겠지만 그 사유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학교의 정체성에 반하는 가르침.'
네, 재임용 거부의 실상은 지금 한국교회에 휘몰아치는 '사상 검증'이었습니다.
이후 김대옥 목사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와 법원을 들락거리며 학교의 횡포에 저항해 왔습니다.
아무 관계도 없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교단으로부터 이단 시비를 겪기도 했죠.
10년 넘게 한동대에 속해 열심히 일해 왔던 이름 없는 목사를 왜 이리도 괴롭히는 걸까요.
6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김대옥 목사 재임용 거부 사태. 김 목사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만나 봤습니다.

편집국 권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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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학교'의 횡포, 6년이 지나도 끝나지 않았다

감리회 서울남연회, ㅊ교회 배 목사에게 '출교' 선고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남연회 재판위원회가 2월 8일, 여성 전도사를 추행한 죄를 인정해 배 목사에게 출교를 선고했습니다.
출교가 선고되자, 재판장 밖에서 피켓 시위를 하던 ㅊ교회 교인들은 찬송을 부르며 서로를 끌어안고 울었습니다.
한 교인은 제대로 된 판결이 나오지 않으면 어쩌나 조마조마했는데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라고요.
서울남연회가 목회자의 성추행을 인정하고 출교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과 기독교반성폭력센터에서 환영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개발원은 "지금까지 성폭력 사건에 대하여 교단 재판위원회가 엄중한 판결을 내린 전례가 없었으며 가해자 징계에 있어 소위 '솜방망이' 처벌이 있어 왔다. 이례적인 교단 재판위원회의 판결을 환영한다"고 했습니다.
기반센은 이번 출교 선고를 "엄중한 판결"이라고 평가하고 이 같은 재판이 앞으로 상식이 되어야 한다고 했어요.
정말 이 같은 재판이 상식이 되는 날이 올 수 있기를 바라며 ＜뉴스앤조이＞도 계속 취재해 나가겠습니다.

편집국 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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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강사 추행한 신학 교수, 또 '유죄'

후배 강사를 추행해 벌금 800만 원을 선고받은 전 한신대학교 신학부 ㄱ 교수가 2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ㄱ 교수는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하고, 강제로 끌어안는 등 추행을 저질렀는데요. 피해자는 문제를 제기한 뒤 프로젝트나 시간강사 임용에서 제외되는 불이익을 당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피해자가 용기 내 사건을 공론화하면서, 가해자가 속한 한신대와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진상 조사를 벌였고, 2022년 1월 사회 법정에서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추행이 인사 표현?

하지만 피해자는 공론화 이후 지속적으로 학교와 교단 구성원들의 2차 피해를 견뎌야 했습니다.
'선생님을 어떻게 신고할 수 있느냐', '성폭행을 당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라는 시선과 말들에 부딪혀야 했죠.
진상 조사 결과 ㄱ 교수는 2021년 11월 학교에서 해임됐고, 2022년 1월 노회에서 정직 판결을 받았지만, 반성이나 사과는커녕 사건을 계속해서 은폐하고 조작하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재판정에서도 그의 2차 가해는 계속됐는데요.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후에도 그는 피해자를 끌어안은 것은 인사 표현이었다며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재판정에서 느낀 안도감

재판부는 이번에도 ㄱ 교수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판사는 재판정에서 "성인 남녀 간 포옹이 인사의 방법으로 설명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죠.
ㄱ 교수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범행을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점,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한 점도 지적했습니다.
피해자가 겪어 온 고통에 비하면 원심을 유지한 판결이 다소 아쉽다고 할 수 있지만, 재판부가 가해자의 범죄를 재차 인정한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피해자의 곁을 지키기 위해 방청석을 메운 대책위 구성원들과 한신대 학생들, 연대인들을 보며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아직 재판이 모두 종결된 것은 아니지만, 한신대학교와 기장 교단이 피해자의 회복과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문화를 만드는 일에 힘쓰게 되길 바랍니다.

편집국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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