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 있죠. 이 말은 '나'라는 영역에도 해당될 수 있겠더라고요. 얼마 전 회사에서 MBTI 강의를 준비해 주셨는데요. 저와 동료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 시간이었습니다.

MBTI 열풍이 불면서 저도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정보들이 있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몇 가지 기억나는 것을 공유해 보자면, 지금 인터넷에서 무료로 할 수 있는 MBTI 검사는 정식 검사지의 저작권을 피하기 위해 문장들을 조금씩 바꿨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 검사로 제 MBTI를 굳게 믿고 있었는데 아닐 수도 있다는 게 조금 충격적이었네요.

저는 MBTI로 나를 이해하기보다는 타인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췄던 것 같은데, 내 성격을 파악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게 더 중요하더라고요. 강사님은 '내가 이런 유형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부족한 점은 뭘까' 생각해 보라고 하셨습니다. 모르고 있던 내 모습을 인정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가 갖고 있지 않은 기질을 사용해야 할 때, '내가 지금 부족한 점을 사용하느라 힘들겠구나'를 떠올리면서요.

개인의 고유함이 훼손되면 사람은 아프기 마련이라 자기를 잘 돌볼 수도 있어야 한다고도 하셨어요. 사람은 자신을 대하는 방식으로 타인을 대한다는데, 요즘 들어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네요.

강의를 듣다 보니 제게 MBTI는 타인을 서둘러 판단하는 데 좋은 도구였다는 것을 알았어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 사람의 MBTI는 이거니까 대충 이러겠다'고 속단했던 제 모습이 떠올라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타인과의 관계에 도움이 된 부분도 있었지만 쉽게 그 사람을 다 안다고 착각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는 MBTI 유형으로 쉽게 파악하는 것도 좋지만, 보다 구체적인 질문을 통해 저와 타인을 알아 가야겠습니다.🐕

편집국 태빈

• 기독교대한감리회가 결국 '성소수자 환대 목회'를 이유로 이동환 목사(영광제일교회)를 출교했습니다. 총회 재판위원회는 3월 4일, 이동환 목사가 제기한 상소를 모두 기각하고 출교를 선고했던 경기연회 재판 결과를 확정했습니다.
• 이에 따라 이동환 목사는 감리회 목사 및 교인의 자격을 모두 상실했습니다.
• 감리회가 소속 교단 목사를 쫓아낸 사유는 교리와장정이 규정한 성폭력, 교회 매매, 금품 수수, 마약, 도박도 아닌 '성소수자 축복기도' 때문이었습니다. (이동환 목사를 '출교'한 경기연회 재판 과정과 그 사이 발생한 여러 절차적 논란은 처치독 168호 '그들은 목사를 어떻게 쫓아냈나'를 참고하세요.)

• 상소심 재판에서, 총회 재판위원회는 경기연회가 만든 여러 하자를 모두 "문제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경기연회 심사위원회가 기소를 취하했다가 '부활'시켜 재기소한 점도 문제가 없다고 했고, 이 목사의 혐의를 '피해자가 직접 고소할 수 있는 범죄'로 규정해 놓고도 "감리회 교인이라면 누구나 피해자"라며 고발한정주의 원칙도 외면했습니다.
• 이동환 목사는 재판 과정에서 동성애는 찬성하거나 동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며, 사람을 있는 그대로 축복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총회 재판위원회는 "우리는 동성애에 대해 판단하는 기관이 아니라"고 한 발 빼면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나아가 "이를 감리회가 마치 교리와장정을 앞세워 성소수자를 탄압한다는 식의 확대해석은 삼가야 한다"고 훈계하기도 했습니다.
• 그렇다면 어떻게 하라는 것일까요? 총회 재판위원회는 결론 부분에서 "성경 말씀과는 달리 법은 시대상을 반영하며 사회 구성원 합의에 의하여 개정되어 왔다. 유동적인 법의 성격에도 불구하고 또한 법은 사회질서 유지를 위한 사회 구성원 사이의 합의(약속)라는 점을 유념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법이 지금의 내 의견과 일부 다르다 하여 그 법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그 어느 누구도 구성원에게 법을 준수하라고 함부로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동성애 찬성 및 동조'가 감리회 장정상 범과인 이상, 지키며 살라는 겁니다.
• 이동환 목사는 선고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감리회의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재판 결과에 씁쓸함을 표했습니다. 이 목사는 감리회를 상대로 법원에 출교 판결의 절차적 하자를 바로잡아 달라는 소송을 제기할 계획입니다.

• 이동환 목사는 지난 몇 년간 종교재판을 받으면서 수차례 감리회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습니다. "감리회 출신임이 자랑스럽다"며 자부심을 가져 왔지만, 교단은 그를 결국 쫓아냈습니다.
• 이번 재판은 1992년 있었던 고 변선환 감리교신학대학 학장의 '종교다원주의' 종교재판과 맥락이 유사했습니다. 감리회 극우 성향 목회자들의 주도로 종교재판이 이뤄졌다는 점, 신학적 토론이나 고민 없이 소속 교단 목사를 쫓아냈다는 점, 이들에게 동조하면 함께 불온한 사람으로 낙인찍는 '매카시즘'이 횡행했다는 점 등입니다.
• 사랑하던 공동체로부터 배척당하고 떠나야만 하는 이동환 목사의 표정은 밝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앞서 출교당한 변선환 학장도 그랬습니다. 1992년 출교 당시, 변 학장은 감신대 송별사에서 "감리교신학대학은 나의 삶의 전부였기 때문에, 내 고향 이북은 빼앗기고 내 마음의 고향은 감신대였기 때문에 새삼 떠난다는 것이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러운 것인가 실존적으로 느낀다"며 울음을 삼키기도 했습니다.
• 변선환 학장은 1992년 쫓겨난 후 34년이 지난 지금까지 복권되지 못한 채 남아 있습니다. 이동환 목사는 "오늘부터 감리회로 복직 투쟁을 시작하겠다. 변선환 학장님과 누가 더 빨리 복권되나 경쟁하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감리회가, 그리고 한국교회가 이 과오를 바로잡을 수 있을 때는 언제쯤일까요.

• 감리회, 끝내 '성소수자 환대 목회' 이동환 목사 출교
• 오늘 감리회는 저의 출교를 확정 지었습니다
• "차를 사도 축복기도 하는 세상, 성소수자 축복이 왜 죄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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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누리] '목도리, 남북을 잇다' 참가자 모집 
• [10.29이태원참사를기억하고행동하는그리스도인모임] 10.29 이태원 참사 시민 분향소 그리스도인 지킴이 모집 

• 천천히라도앞으로: 4개월 만의 징계. '역시 어쩔 수 없구나' 하는 무력감이 느껴지나 했는데, 늦게라도 최악은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미완의 과제들은 언제쯤이면 완성될까요. 그래도 ＜뉴스앤조이＞ 취재로 인해 그런 결과가 나온 거 같아 후원회원으로 뿌듯합니다. 모두 수고하셨어요! 이태원 참사 분향소 시민 지킴이… 처음으로 갔다 왔어요. 모집 글을 볼 때마다 부채감이 들었는데, 조금은 덜었네요. 앞으로도 시간을 내서 참여하도록 노력할게요. 그런 기회를 알려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