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주, 한국교회가 쇠퇴하는 이유

2024. 6. 9.

🗞️ 5월 4주, 감리회 '그루밍 성폭력' 사과

한국교회가 쇠퇴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나

"교회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고 점점 줄어 가는 형편이다. 그 원인은 첫째, 사상 문제. 교회는 사상계 지배 능력이 없다. 오히려 세상 사상에 의해 요동한다. 둘째, 경제문제. 곧 생활 문제이다. 사회경제가 피폐하여 교회는 재정 핍절로 현상 유지를 못한다."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추지 못하고 사회의 신뢰를 얻지 못해 추락하는 오늘날 한국교회를 꼬집는 글 같아 보이지만, 다행히(?) 이 글은 1927년 1월 ＜기독신보＞에 실린 칼럼이다. '교회 쇠퇴의 원인과 희망'이란 제목의 글에는 당시 교회가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었는지 보여 주고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逸名(일명)이란 필자의 칼럼에 따르면, 교회는 무산 계급, 농민, 빈민, 노동자와 멀어져 있다며 '민중화(民衆化)'를 주문했다. 직업적 전도인과 피동적 신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자각적(自覺的) 전도인과 자각적 신자가 많이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피동적 신자는 이기적이고 임기응변적이고 기회주의적이라고 했다. 반면 교인은, 순교 정신을 배양하고 자각하여 자유, 자율하는 신자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필자는 교회적으로 △조직·건물·전도보다 마음속에 성전을 건설해야 하고 △서양화된 신학을 한국의 실생활에 맞게 토착화하고 △수준 높고 인격적인 교역자를 양성하고 △목회자에 의존하는 신앙이 아니라 하나님과 직접 소통하는 교인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대사회적으로는 교회가 농민 조합 운동을 일으키고, 예배당과 교회 건물을 사용해서라도 농민 노동자의 경제에 도움을 주자고 제안했다.
쇠락해 가는 한국교회가 약 100년 전 칼럼이 던져 주는 메시지에 한번 주목해 보는 건 어떨까.

개인의 권리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공동체로

"공동체라는 말이 한국교회에서 널리 쓰이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공동체라는 말은 '반체제', '반정부'라는 인식이 있었고, 특정 부류에 한정해서 사용되는 말이었다."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가 ＜데일리굿뉴스＞에 쓴 칼럼에 따르면, 많은 사람이 교회를 공동체로 생각하지만 정작 공동체의 구체적인 의미와 역할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개 교회를 '신앙 공동체'로 부르지만, 큰 범주에서 같은 기독교 신앙일 뿐 교단·교파, 진보·보수 노선에 따라 제각각의 신앙관을 가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공동체를 어떻게 정의하든, 개인을 무시하는 집단은 공동체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교계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인 '가나안 성도'를 예로 들면서, 한국교회가 이들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대하지 않은 채 공동체 의식을 주입하려 했다고 봤다. 단순히 교회를 떠나 있는 사람으로만 이해하고 교회에 다시 데려와야 할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바람직한 공동체라면 개인의 권리와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유기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공동체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의 노력으로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집단의 생각을 개인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들의 생각을 꺼내 놓고 서로 맞추고 조정해 가며 공동체 의식을 형성해 가는 것이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배제하거나 소외시키는 것은 공동체가 아니다. 생각을 획일화시키는 것도 공동체가 아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부딪히기도 하면서 협의와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서 공동체를 이뤄 가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공동체를 약화하는 것이 아니라 더 튼튼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동체는 자기들끼리만의 배타적인 공동체가 아니라 삶의 영역에서 성스러움을 함께 실천하는 실천적인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어느 누가 '우리 교회서 총회 하시라' 하겠는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김의식 총회장)이 9월 정기총회 장소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보통 정기총회가 끝나는 날 내년 총회 장소를 총대들에게 공지하는데, 올해는 총회 개회 석 달을 앞두고도 장소 선정조차 못하고 있다.
예장통합 교단지 ＜한국기독공보＞는 총회 장소를 구하지 못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총대 1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교회가 적고 △총회가 열릴 때마다 교통 정체가 일어나고 △총회 결정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찾아와 시위를 하기 때문에 교회들이 정기총회 장소 제공을 꺼린다는 것. 또 개교회가 총회를 한 번 치를 때마다 2억 원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부담스러워한다고도 했다.
지난해 예장통합 총회 임원회는 교단 구성원들의 반대에도 명성교회(김하나 목사)에서 총회를 강행해 비판을 받았다. 당시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소망교회(김경진 목사), 주안장로교회(주승중 목사) 등 7개 대형 교회가 총회 장소를 제공할 테니 명성교회에서 총회 개최를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인적·물적 자원의 한계로 총회를 열 수 있는 교회는 갈수록 줄고 있고, 명성교회 부자 세습 문제로 교단 내 대형 교회들마저 등을 돌려서 앞으로도 총회 장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예장통합 총회장을 지낸 한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교단이 명성교회 때문에 수년간 난리를 겪지 않았나. 7개 교회는 작년에 (명성교회 총회 개최) 보이콧까지 했지만, 결국 명성교회에서 총회가 열렸다. 교단 리더들 때문에 많은 사람이 상처를 받은 상황이다. 어느 누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우리 교회에 와서 총회 하시라' 하겠느냐"고 말했다.

조각목=아카시아나무, 신풍나무=버즘나무

출애굽기에는 '조각목'이란 나무가 26번 등장한다. 조각목은 법궤, 떡상, 분향단을 비롯해 성막을 지을 때 사용된 목재였다. 한국에는 조각목이란 이름의 나무가 없다 보니 일부 목회자는 이를 조각조각 이어서 만든 목재로 이해해 설교하기도 했다. 출애굽기에 나오는 조각목은 아카시아나무다. 저항성과 내구성이 뛰어나 법궤와 기물을 만드는 데 이용됐다고 한다.
112종의 성경 식물에 관한 사진과 성경적 의미를 담은 ＜성경 식물 이야기＞(신앙과지성사)가 발간됐다. 공동 저자인 오기완 은퇴교수(충북대 약학과)는 ＜에큐메니안＞과의 인터뷰에서 "성경을 읽으면서 나오는 무수한 식물의 이름에 관심을 갖게 돼 연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잘못된 번역 탓에 성경에 나오는 식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가령 야곱은 양과 염소가 물을 마시러 물 구유에 나올 때 그 앞에 버드나무, 살구나무, 신풍나무 가지를 꺾어다가 놓았는데, 여기서 신풍나무는 플라타너스를 말한다. 한국말로는 버즘나무.
"버즘나무는 특별한 나무입니다. 왜냐면 껍데기가 벗겨지면 얼룩얼룩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나무 밑동이 얼룩얼룩 알롱집니다. 그래서 버즘나무로 이름 지어졌던 것이지요. 만일 우리가 성경을 번역할 때 신풍나무를 버즘나무로 옮겼다면 야곱이 아롱진 양을 얻기 위해서 새끼를 가질 때 암양 앞에 버즘나무를 두었던 이유를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았겠습니까.
야곱이 신풍나무 껍질을 벗긴 이유는 그것을 보고 양이 새끼를 갖게 되면 아롱진 양들이 태어날 것이라는 믿음, 하나님이 그렇게 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그랬을 것이라고, 그래서 야곱은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자손다운 삶을 살았기에 하나님이 축복해 주셨다는 그런 믿음만을 가르친 것이 아닐까요. 이렇게 믿음을 가지고 진짜로 그렇게 되든 안 되든 그건 상관없는 믿음 말입니다. 그런데 결과는 많은 아롱진 양이나 염소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으니까 하나님께서 축복을 하신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가는 것이지요."
오기완 교수는 ＜성경 식물 이야기＞를 읽다 보면 성경에 기록된 식물 이름이 비교적 잘 전달되고 애매한 것들이 구체화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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