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4주 - 기장에도 반동성애 바람이

2024. 9. 22.

인권위원장처럼 '성찰'하기를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사회주의혁명에 이용된다거나 에이즈가 퍼진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하고, 진화론에 맞서 창조론도 가르쳐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해 야당 의원들에게 질타를 받았다. 한 언론은 "목사인지, 인권위원장 후보자인지 헷갈릴 지경"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자신을 향한 비판이 거세다는 것을 의식해서였을까. 안 위원장은 취임식에서 "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지적과 질책, 언론의 우려와 걱정을 성찰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그나마 문제의 발언을 한 당사자가 '성찰'하겠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데 보수 교계와 반동성애 단체들이 뜬금없이 청문회 당시 안 위원장을 질책했던 야당 의원들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서울시기독교총연합회·거룩한방파제통합국민대회 등은 9월 20일 성명에서, 민주당 김성회·고민정 의원과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세 의원이 기독교를 능멸하고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자유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정통 교단의 교회 장로인 안창호 국가인권귀원장 후보를 향하여 '무자격 보수 기독교 탈레반주의자'라고 비하하는 망언을 쏟아 낸 김성회 의원은 사과하고 사퇴하라 △차별금지법을 옹호하고 안창호 후보자를 폄하하며 기독교 신앙을 차별 배제하듯 몰아붙인 고민정 의원은 사퇴하라 △특정 종교에 대한 강한 신념 때문에 국가인권위원장을 맡는 게 매우 위험하다는 차별적 발언을 한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사과하라고 했다. "마치 예수님을 심문한 빌라도 총독처럼, 안창호 후보자의 인격을 모독하고 신앙을 사정없이 매질한 것과 진배없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의 발언은 비판과 질타를 받기에 충분했다. 오죽했으면 일부 시민단체가 안 위원장의 청문회 발언 자체가 '차별'에 해당한다면서 인권위에 진정서를 냈을까. 교계 보수 단체들은 제 할 일 하는 야당 국회의원들을 성토하기에 앞서, 제기된 여러 비판에 대해 성찰해 보겠다고 말이라도 해 보는 건 어떨까.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처럼.

이대위 신설 요구한 자칭 '반동성애대책위원회'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전상건 총회장)에도 반동성애 바람이 불고 있다. 자칭 '반동성애대책위원회'(대책위)에서 차별금지법 반대와 동성애 반대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신임 총무 후보자들을 향해 자신들의 뜻에 동조하면 지지하겠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뿐만 아니라 대책위 임원들은 109회 총회에 '이단대책위원회'를 신설해 달라는 헌의안도 냈다. 기장 교단에서는 이러한 대책위의 행보가 교단의 분열과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환대와온전한포용'(차별과혐오를반대하는기장목회자모임)은 9월 13일 성명을 내, 모든 일에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이웃을 차별해서 안 된다고 했다. "우리 기장 교회는 독재 정권 시절에도 교우들만 아니라 시민들의 인권을 옹호한 자랑스러운 교단이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하나님의 자녀로 창조하셨다. 천부인권, 하늘이 주신 인권에는 차이가 없다. (중략) 그런데 동성애에 관해서는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단죄하고 차별하고 있다. 성적 지향은 물론이고 모든 일에 대해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싫다고 해서 파괴하고 차별하는 것은 옳은 일인가. 이웃을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을 받은 그리스도인들이 이웃을 차별하는 것은 옳은 것인가."
'환대와온전한포용'은 교단에 '이단대책위원회'가 필요한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타 교단 이대위를 언급하며 이단·사이비보다 성소수자를 정죄하는 일에 앞장서 왔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관할권도 없는 우리 교단의 고(故) 임보라 목사를 이단으로 정죄하기도 했다.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옹호하는 일에 헌신한 임보라 목사에게는 너무나도 큰 고통이었다. (중략) 헌의안에는 신천지 대책을 위해 위원회를 신설하자고 했다. 그러나 언론에는 (이대위를 통해) 성소수자 차별을 반대하는 목사들을 정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총대원들에게는 신천지 대책이라고 하면서 실제는 칼날을 숨기고 있다."
'환대와온전한포용'은 "주님께서는 사랑의 계명을 주셨다. 주님의 '사랑'은 누군가를 배제하고 분리하고 차별하는 방향이 아니었다. 포용하고 환대하는 사랑이었다. 사람들이 죄인이라고 손가락질해도 주님은 외면하지 않았다. 차별하지도 않았다"면서 "기장 교회는 죄인을 단죄하는 교회가 아니라 사랑하고 위로하는 품이 넓은 교회이다. 사회적 약자들 곁에서 그들을 살리는 교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전주에서 열리는 이태원 참사 그리스도인 예배

10·29 이태원 참사 그리스도인 예배가 9월 26일 목요일 저녁 7시, 전주 풍남문 분향소에서 열린다. 전국을 순회하면서 네 번째로 드리는 이번 예배에는 전주, 전북 지역의 유가족과 그리스도인들이 함께한다.
'10·29이태원참사를기억하고행동하는그리스도인모임'은 "참사 2주기가 다가온다. 무더운 여름은 끝이 보이지 않고 진실을 향하는 걸음도 늦기만 하다. 그러나 159명의 별들은 끝까지 빛날 것이고 참사를 기억하는 이들은 그 빛을 따라 끝끝내 진실을 찾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을 세상을 만들어 낼 것을 우리는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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