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주 - 예배당 옮기는 '불편한 교회'의 사연

2024.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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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당 옮기는 '불편한 교회'의 사연

남양주의 한 고등학교 창고를 개조해 6년간 예배당으로 사용해 온 높은뜻덕소교회(오대식 목사)가 의정부 신한대학교로 터를 옮긴다. 높은뜻덕소교회가 자리를 옮기게 된 이유는 외부의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했다. 대형화를 지양하고 민주적 운영 등을 해 왔는데 외부에서 '좌파 교회'로 여기게 됐고, 이에 학교 측이 부담을 가지게 된 것이다.
오대식 목사는 10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등학교를 계속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학교와의 관계에서 우리가 크게 잘못을 했거나 부족한 점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저 이 땅의 많은 보수적인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 교회를 '좌파 교회'라고 여기기 때문이고, 고등학교도 그것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좌파 교회'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우리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읽다 보니, 말씀을 따라 담임목사와 장로들 같은 교회 내 기득권자들이 스스로 많은 권한을 내려놓았을 뿐이고, 민주적인 의사 결정을 하려고 노력해 왔을 뿐입니다. 우리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읽다 보니, 말씀대로 교회 본질에 더욱 충실하기 위해 교회의 대형화 길을 좇기보다는 분립과 분립 개척의 길을 걸어왔을 뿐입니다. 우리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읽다 보니, 말씀을 따라 교인들의 헌금을 곳간에 쌓아 놓지 않고 선교와 구제를 위해 남김없이 사용하려고 애썼을 뿐입니다."
오 목사는 '좌파 교회'라는 소리를 듣더라도, 많은 사람이 불편해해도 계속 말씀대로 길을 가겠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보느냐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어떻게 보시느냐가 우리에게는 더욱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높은뜻덕소교회는 6년 전 높은뜻정의교회에서 분립했다. 오대식 목사는 분립 직후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교인 수 증가와 교회 확장에만 몰두하는 한국교회 풍토와 담임목사 중심으로 돌아가는 교회 시스템을 비판했다. "담임이 교회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큽니다. 담임목사가 없어도 교인들이 스스로 교회를 이끌어 갈 수 있어야 합니다. 목사들도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매주 수요일 열리는 '천원밥상'

최현석 목사(34·정류장교회)는 매주 수요일 오후 5시가 되면 식당을 연다. 찌개와 각종 반찬 등으로 구성된 집밥을 내어놓는데 가격은 단돈 1000원이다. 이른바 '천원밥상'의 주 고객(?)은 10대 청소년이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예약을 받은 다음 식사를 제공한다.
최 목사는 2022년 4월부터 강원도 원주시에서 '석식당'을 운영 중이다. 그동안 석식당을 이용한 학생은 100명이 넘는다. 과거 어머니를 따라서 보육원 봉사를 갔다가 어려운 아이들을 돕기로 마음먹었고 식당을 열게 됐다. 석식당은 위기 청소년들도 이용하기도 하는데, 최 목사는 아이들을 위한 기관을 연결해 주거나 일자리를 주선하고 장학금도 지급한다.
"아이들에게 일자리를 소개해 주었지만 가지 않아 난처하고 곤란한 적이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내가 만약 진짜 부모였다면 여기서 그냥 포기할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아이들 인생이 한순간에 바뀌지 않는다 하더라도 괜찮아요. 저에게 사역의 열매는 아이들의 자해 상처가 아물고 폭행이나 사기 등 범죄에 더 이상 휘말리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최현석 목사는 교회가 어려움에 처한 청소년들을 위해 사역의 문을 넓혀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범죄에 노출되기 전, 어른들이 아이들의 아픔을 미리 감지하고 현실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우면 좋겠어요. 아이들을 교회로 먼저 데리고 온다는 생각보다는 건전한 게임방 등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공간에 스며들 수 있도록 사역의 지경을 넓혀 주길 바랍니다."

美 복음주의와 극우 정치의 잘못된 만남

도널드 트럼프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장애인을 조롱하고 외국인을 혐오하며 이민자를 비방해 논란을 샀다. 성경적 관점에서 거리가 먼 인물이지만 당시 보수 백인 기독교인들, 즉 복음주의 유권자의 81%가 트럼프를 지지했다. 재선에 도전 중인 트럼프는 여전히 복음주의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미국 시사지 ＜애틀랜틱＞ 팀 앨버타 기자는 오늘날 미국 복음주의 교회는 거꾸로 가고 있고, 그들은 하나님 대신 도널드 트럼프를 섬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목사 아들이기도 한 앨버타는 지난 4년간 미국 복음주의 교회로 분류되는 이들과 극우 정치권의 결탁을 취재해 ＜나라 권력 영광＞(비아토르)을 펴냈다. 앨버타는 1970년대까지 '복음주의'는 특별한 정치색을 띤 용어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1979년 제리 팔웰 목사가 설립한 기독교 단체 '모럴 머조리티(Moral Majority)'가 부상하면서 복음주의는 정치 운동으로 변모했다고 했다. 이 단체는 동성애·낙태 반대 운동을 벌였고, 1980년 대선에서 지미 카터의 재선을 막기 위해 보수주의자들과 손을 잡았다. 이 일을 계기로 '복음주의자'는 공화당 후보에게 투표하는 백인 보수주의자와 동의어가 됐고, 복음주의는 미국에서 강력한 정치 세력이 됐다.
저자는, 트럼프가 인종차별과 성 추문 논란에도 복음주의자들의 지지를 받는 이유가 있다고 했다. 복음주의자들이 바로 트럼프를 '하나님의 불완전한 도구'로 포지셔닝하면서 그의 정치적 행동을 정당화한다고 했다. 극우 정치와 복음주의의 잘못된 만남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고, 정체성 혼란마저 일으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빌 클린턴에 대해서는 여전히 인성 운운하며 흥분해서 성을 내면서도, 플레이보이에서 대통령으로 변신한 인물에 대해서는 반동적 위선자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그가 하는 저급한 행동에 동참하러 달려드는 사람들이다. 내가 아는 기독교인들 대부분은 그 중간 어디쯤에 있다. 그들은 모두 트럼피즘에 어느 정도 매료되어 있었다. 트럼프가 부상하면서 뒤따라온 잘못된 선택들을 옳은 선택이라 확신하게 되었고, 정치적 신념을 위해 종교적 신념을 내버렸고, 확고하게 고수하던 기준을 흐릿하게 만드는 상대주의에 감염되었다. (중략) 이 나라에서, 교회에서, 무슨 일인가가 벌어지고 있었다. 우리가 여태 한 번도 본 적 없는 일이 이 나라와 교회 안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나라 권력 영광＞ 12~13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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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21세기 한국교회는 중세시대 천동설과 지동설 중에서 여전히 천동설을 지지하고 강요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집단으로 전락했습니다.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왜 그러는지…. 그들에게 묻고 싶지도 않습니다. 밑바닥에 깔린 것은 사리사욕과 그들만의 특권을 지키기 위한 지독한 탐욕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소수자와 약자를 품어야 할 교회가 그들을 정죄하고 내치는 폭력을 휘두르는 악한 시대입니다. 그러면서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억지를 부립니다. 사랑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모두 행복할 때 사랑입니다. 부모없는 아이, 남편을 여읜 여인, 나그네, 외국인을 학대하지 말고 선대하라는 말씀에 귀막고 눈감은 한국교회는 21세기판 바리새인과 서기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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