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처치독 뉴스 브리핑은 현 비상시국과 관련해 엄인영 목사(들꽃푸른샤론교회)의 설교를 요약해 전달해 드립니다. 12월 8일 엄인영 목사가 전한 설교 제목은 '므낫세로 인해 분노하시는 하나님!(왕하 21:1-9)'입니다.

므낫세는 자기 뜻을 거역하거나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을 함부로 잡아다 죽이는 악행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철권통치를 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예루살렘 성에는 의로운 사람들의 피가 흥건히 고여 있었습니다. 악한 자들은 득세하고 의인들은 숨을 죽여 살아야 하는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므낫세가 통치하는 동안 그 어떤 시대보다 우상숭배가 심했고, 자연히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는 땅에 떨어져 짓밟혔습니다.

당시 남유다 백성들은 므낫세 같은 악한 왕을 거부하지 않고 그를 따라갔습니다. 그 결과 그들이 저지른 악행이 주변의 하나님을 믿지 않는 여러 이방 민족들보다 더 심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백성'은 민초들이라기보다 당시 사회의 '기득권층'을 말합니다. 권력의 중심부에 앉았던 권력자들, 재판장들, 제사장들, 거상(巨商)들 같은 자들입니다. 이들이 므낫세의 악행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따라하면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누렸습니다. 권력자들은 권력을 남용하지 말고 백성을 섬기라고 하나님이 그토록 신신당부하셨지만, 그들은 권력을 남용하고 백성들 위에 군림했습니다. 재판장들은 뇌물을 받아먹고 재판을 굽게 했습니다. 제사장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왕을 두려워하면서 왕의 주구 노릇을 자처했습니다. 또한 거상들은 거짓 저울과 거짓 추를 사용하여 부당이득을 취했습니다. 그러니 사회질서는 무너지고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땅에 떨어져 짓밟혔습니다. 개인은 불행해지고 사회는 불안해지고 국력은 약화됐습니다. 결국 므낫세 한 사람이 끼친 악한 영향력과 후유증으로 남유다가 바벨론에 의해 망하는 결과를 낳았던 것입니다.

이렇게 성경에서 나라를 망친 왕으로 므낫세를 지목했다면, 후대 역사가들은 대한민국을 망친 사람으로 윤석열을 지목할 것입니다. 저는 지난주 비상계엄 선포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퍼뜩 '저 윤석열이 바로 므낫세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윤석열이 증오가 가득한 단어를 나열하는데 무서운 살기가 느껴졌습니다. 국민의 대표요 헌법기관인 국회를 '범죄자 소굴'이라고 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이라고 했습니다.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이라고 하고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대통령의 언어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미 이성을 잃고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이 나라가 어떻게 될 것인가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그러면서 45년 전 트라우마가 가슴을 짓눌렀습니다. 1980년 5월 전두환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때, 저는 군에 있었습니다. 제가 1979년 1월 입대하고 그해 10·26 박정희 시해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봄 5·17 비상계엄이 선포되었고, 그다음 날 5·18 광주 항쟁이 터졌습니다. 그때 저는 막 상병 계급을 달았을 때였습니다.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우리 부대는 완전무장하고 여차하면 광주로 출동할 만반의 태세를 갖췄습니다. 저희 사단장이 전두환의 오른팔로 알려져서 우리 부대가 출동할 줄 알았으나, 다행히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때 만약 출동했으면 저도 5·18 광주에 갔을 텐데요, 지금도 생각하면 끔찍합니다.

전두환이 군사독재를 시작할 무렵 저는 제대 후 복학을 하고 대학 생활을 보냈는데, 그때는 대학가에 최루탄이 난무했습니다. 경찰들이 지나가는 학생들을 아무나 세워 놓고 책가방을 조사하고 아무런 이유 없이 영창에 집어넣고 며칠이고 구금했습니다. 인권이고 뭐고 없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정권에 불만을 터트리면 잡혀가서 고문을 받고 죽어 나오던 무서운 시기였습니다. 저는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를 들으면서, '이런 무시무시한 역사를 다시 반복해야 하는가'하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일당이 생각지 못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깨어 있는 위대한 시민들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12월 3일은 또다시 민주 시민들의 승리의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그 야심한 밤에 달콤한 잠자리를 뿌리치고 수많은 시민이 국회로 나와 계엄군을 온 몸으로 막았습니다. 어느 노 교수 부부는 죽음을 각오하고 장갑차 앞을 막아섰습니다. 시민들이 계엄군의 총부리도 두려워하지 않고 온몸으로 계엄군의 의사당 진입을 막았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민주 시민들입니다. 그때 시민들이 막지 않았으면 계엄군이 의사당 본관까지 진입해서 국회의원들을 해산시키고 체포해서 계엄 해제 결의를 못 하게 했을 것이고, 그러면 친위 쿠데타는 성공했을 것입니다. 그러면 대한민국의 역사는 다시 40여 년 전의 칠흑 같았던 군사독재 시대로 후퇴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윤석열은 불과 6시간 만에 해제할 비상계엄을 무슨 생각으로 선포했을까요? 그때는 비상계엄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확신이 있었을 겁니다. 전광훈을 비롯한 극우 유튜버들이 지난 4월 총선에 부정이 있다고 날마다 떠들었는데, 그것을 윤석열이 철석같이 믿은 것입니다. 그래서 계엄군을 선관위에 보내고, 국회를 해산하고 국회의원을 체포하는 쿠테타의 행위에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했던 겁니다. 거짓된 자들의 거짓 정보에서 나온 거짓된 확신을 가지고 친위 쿠데타를 저지른 것입니다. 결국 민주 시민들의 저항과 야당의 기민한 대처로 쿠데타는 실패로 돌아갔고 이제 윤석열 정권은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아합이 거짓 선지자들의 부추김을 받고 전쟁을 일으켜 길르앗 라못으로 쳐들어 올라갔다가 죽임을 당한 것처럼 윤석열이 거짓된 자들의 거짓말에 현혹되어 내란수괴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런 엄청난 일이 한 주간 사이에 벌어진 것입니다.

가장 급선무는 윤석열을 수괴로 한 친위 쿠데타 세력에 철퇴를 가해야 합니다. 그래서 윤석열을 속히 탄핵을 통해 직무를 정지시키고, 내란수괴죄를 물어 체포하고 수사해서 법정에 세워야 합니다. 대통령직의 엄중함을 잊고 5000만 국민의 생존을 위태롭게 했던 죗값을 엄히 물어야 합니다. 그래야 이 땅에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회복될 것이고 하나님의 분노 불길이 사그라질 것입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기도하고 탄핵 집회에도 참석해야 합니다.

만일 윤석열과 동조자들을 용납하고 유야무야 지나가면 하나님이 우리를 심판하실 것입니다. 거짓되고 악한 므낫세를 따랐던 남유다 백성들을 심판하신 하나님이 오늘 우리들을 심판하실 것입니다. 역사의 정의를 세우지 않는 나라는 오래 가지 못해 망합니다. 이것이 성경이 가르치는 교훈이요 역사가 증명해 주는 진리입니다.

오늘 우리는 민주공화국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민주공화국에서는 국민들이 주인입니다. 우리의 손으로 지도자를 뽑았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책임이 큽니다. 우리가 내란 수괴를 직무해제시키지 않으면 하나님이 그 책임을 우리에게 물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교회는 여기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탄핵의 일은 교회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머슴이 주인 말을 안 듣고 멋대로 깽판을 부리는데, 당장 해고시켜 쫓아내야 합니다. 

친위 쿠데타가 일어나서 민주주의가 짓밟히고, 국격이 떨어지고, 국운이 꺾이고, 국민들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지는데, 저 내란범들에게 철퇴를 가하는 일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그 교회는 죽은 겁니다. '우리는 세상 정치에 관심을 끊고 신앙생활 잘하다가 천국 가자.' 이런 자세는 결코 참된 신앙인의 자세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너희는 세상에 비춰 세상에 소금'이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예수 믿는 사람은 반드시 세상에 나아가 세상을 지도하고 올바른 길로 이끌어야 할 사명과 책임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