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앤조이＞ 영상 담당 경소영 PD입니다. 나라 걱정에 편히 잠들지 못할 독자 님께 안녕하시냐는 인사를 드릴 수가 없겠네요. 비상계엄이 선포된 12월 3일 밤 11시, 저도 카메라를 들고 국회로 향했는데요. 여의도로 가던 중에 후두둑 비가 떨어지더라고요. 하늘도 이 상황을 슬퍼하나 싶은 마음에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보았습니다. 그때 마침 날아오던 헬기! '계엄'이라는 게 실감이 났습니다.
• 12시쯤 국회 앞에 도착했지만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30분 이상 진땀을 뺐습니다. 밀려드는 차량과 사람들이 뒤엉킨 도로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는데요. 골목에 겨우 주차를 하고 국회 정문으로 가는데, 어디선가 노래가 들렸습니다. 점점 선명하게 들리는 그 노래의 가사,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 세상에! 헌법 제1조가 이렇게 구슬프게 들리다니요. 거리로 나온 사람들도 다 저와 같은 마음이었을 겁니다. "비상계엄 철폐하라", "윤석열은 퇴진하라" 같은 구호에 왠지 모를 비통함이 느껴졌거든요. 어떤 분은 실제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 기억에 남는 또 한 명이 있었는데요. 홀리 바이블(Holy Bible)이라 적힌 영어 성경책을 든 청년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결연한 표정으로 성경을 꼭 쥐고 "윤석열을 체포하라"를 연신 외치던 모습이 어쩐지 생경했는데요. 10·27 집회에서 열심히 찬양하던 청년의 얼굴이 겹쳐 보였던 것입니다.
• 국회 앞에서 만난 그 청년은 모르긴 몰라도 신앙심이 꽤 깊을 것 같지요. 10·27 집회에 나온 청년도 아마 열정적인 기독교인일 겁니다. 그 격렬했던 비상계엄 현장에서 가장 강렬하게 남은 게 기독 청년들의 잔상이라니. 저도 신앙심 만만찮은, 영락없는 기독교인인가 봅니다.
• 불법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추락할까 염려돼 성경을 들고 거리로 나온 청년, 동성애 때문에 나라가 망할까봐 걱정돼 10·27 집회에서 뜨겁게 기도하던 청년. 이 두 청년을 떠올리며 '나는 어떤 마음으로 그 밤에 국회로 뛰쳐나갔던 걸까'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기도해야겠습니다. 물론 행동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말입니다.

편집국 소영

• 교과서와 영화에서나 보던 그 단어가 일주일 내내 전국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비상계엄'이라는, 듣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그 단어가 현실에 튀어나와 온 이슈를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 시민들의 적극적인 저항으로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었죠. '비상계엄'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수천 명이 국회 앞으로 집결했습니다. ＜뉴스앤조이＞에서도 엄태빈 기자와 경소영 PD, 강도현 상임이사, 유영 이사 등 많은 사람이 달려가 현장을 취재했고요. 거리에서 그리스도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 교계에서는 이틀간 20개가 넘는 성명서가 쏟아졌고, 행동에도 돌입했습니다.
  • 5일 오후 '윤석열정부폭정종식그리스도인모임'이 1만여 명의 서명을 담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고, 5일 저녁에는 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과 나눔의집협의회 주관 시국 성찬례가 열렸습니다.
  • 7일 오후 1시에는 종로5가 기독교회관 앞에서 100여 개 단체와 교회가 공동 주관하는 시국 기도회가 열립니다.
  • 특히 이번 기도회를 준비 중인 이종건 활동가(옥바라지선교센터)는, 윤석열 정부의 실정과 폭주를 계기로 출범하는 이 기도회가 단순히 '정권 교체'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고, 그렇게 준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군사정권 시기, 민주화 열망이 강했던 그 시절 활동한 선배 목회자와 그리스도인들의 열망을 담는 동시에, 이 시대의 화두를 담아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을 모두 포용하는 가치를 시국 기도회에 녹여 내겠다는 겁니다. '모두가 소외당하지 않고 누구나 평등한 세상이 되도록' 새로운 의미를 담아 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 주요 교단장들도 속속 입장을 내거나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비상계엄에 격앙하는 반응을 보이고 정부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한국기독교장로회가 가장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입니다.
• 그런가 하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은 마치 윤석열 대통령의 마음도 헤아려야 한다는 식의, 어찌 보면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것처럼 해석될 여지가 있는 성명서를 발표해 빈축을 샀습니다. 분명히 '죄'는 윤석열 대통령과 군 수뇌부가 저질렀는데, 그렇게 되게 이른 것은 '우리'의 잘못이니 먼저 '회개'하자는 거죠(?)
• ＜뉴스앤조이＞는 주요 단체가 발표한 성명서를 아래 기사에 모으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은 수시로 업데이트할 예정입니다.
• 앞으로 진행될 탄핵소추안 통과 정국, 조기 대선, 개헌 등 무수한 이슈가 기다리고 있는데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위 이슈들에서 ＜뉴스앤조이＞가 할 수 있는 취재를 계속 해내겠습니다.

•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6시간 만에 해제
• 나의 12·3 쿠데타 목격 일지
• 윤석열 대통령 불법 비상계엄 선포 관련 교계 성명 모음
• 대림절의 시국 기도…교회는 '87년 체제' 넘어 새 시대 가치 외쳐야 한다  

• 감리회, '성소수자 환대 목회' 남재영 목사 출교…이동환 목사 이어 두 번째

• 윤석열 탄핵 촉구 기도회 / 12. 7. 
•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 예배 / 12.25.
•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새벽송 / 12.24.
• [기후위기기독인연대·기독연구원느헤미야] 교회를 위한 '기후 정의 학교' / 11.5. ~ 
• [성공회용산나눔의집·무지개신학교·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 무지개별에서 살아가기 시즌1 / 11.21. ~ 1.6.
• [평화교회연구소] 교회력 성서일과 모임 / 2025.1. ~ 
• [한국샬렘영성훈련원] 8기 샬렘 영적 동반(Spiritual Companion) 과정 / 2025.1. ~ 

• 당당하다면: 죄가 없으면 특검을 당당하게 받으면 되지,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죄인이다 라고 했던 어떤 분의 말이 떠오릅니다. 뉴스앤조이가 거짓을 말하나요? 잘못된 행동을 하나요? 뉴스앤조이를 부정적인 언어로, 시선으로 보고 공격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이 찔리는 것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죄인이다. 아니라면 당당하게 조사받고, 당당하게 취재를 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