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죄·판단 멈추고 애도·연대를

2025. 1. 10.

🐕하던 대로 하지 않겠습니다

웹에서 보기 ㅣ 224호 ㅣ 처치독 페이지

하던 대로 하지 않겠습니다

'현상 유지는 파멸이다'

요즘 군대 숙소 거실 벽면에 걸려 있던 누르스름한 액자 속 문구가 곧잘 생각이 납니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하던 대로 하면 망한다' 혹은 '어떤 문제가 있는데도 그냥 넘어가면 끝이다'라는 의미일 테지요.

최근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니 이 문구가 꼭 들어맞아 보입니다. 법과 공정·상식을 내세우면서 "국민 앞에서 숨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한 대통령이 상황이 불리해지자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는 등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는 범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부화뇌동한 무리가 그를 호위하고 있는데, 아무런 조치 없이 이대로 갈 경우 '파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상 유지는 파멸이다'는 말은 작은 조직과 공동체에도 적용 가능해 보입니다. 아무래도 하던 대로 하는 게 편하기도 하고 새로운 일을 하는 건 귀찮기 마련입니다. 저 또한 그러한데요. 조금씩 느슨해질 때가 있는데 신기하게도 이럴 때마다 기자든 직원이든 새로운 일을 해 보자고 제안합니다. 실제로 얼마 전 최승현 편집국장과 경소영 PD가 유튜브를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뭔가를 해 보자고 하더군요.

아마 예전 같았다면 '되는 아이템인지 모르겠다', '돈 들어가는 거 아니냐', '누가 맡아서 할 거냐'와 같은 부정적 반응을 보였을 텐데, 다행히 지금은 생각이 다릅니다. '뭐라도 해 보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대표가 긍정적으로 임하니 두 사람도 탄력을 받더군요. 누구보다 바쁜 와중에 새로운 일을 해 보자고 제안하고 나선 이들이 있어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렇게까지 열심히 일하는 데에는 ＜뉴스앤조이＞ 독자와 후원자, 한국교회에 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더는 '하던 대로 하자', '해 봤자 이 바닥에서는 안 먹힌다'와 같은 기류는 없으니 ＜뉴스앤조이＞가 더 날아오르지 않을까, 25주년을 맞아 희망을 꿈꿔 봅니다.

하루라도 빨리 나라를 파멸의 위기로 몰아넣은 세력을 심판하고 비정상적인 현상 유지에서 벗어나기를 기도해 봅니다. ＜뉴스앤조이＞는 새해에도 지금보다 나은 한국교회 모습을 그리면서 나아가겠습니다.

대표 용필

공항에서 만난 슬픔

제주항공 참사가 난 지 꼭 일주일이 되던 1월 4일, 엄태빈 기자와 함께 KTX에 몸을 실었습니다. 참사의 충격과 슬픔이 가시지 않은 터라, 카메라를 들기에는 너무 이른 때가 아닌가 싶기도 했죠. 복잡한 마음을 안고 광주송정역에 내렸습니다. 역 주변에는 희생자를 애도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었습니다. 광주는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지역이기도 하죠.
광주에서 40분 정도를 달려 무안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모든 운항이 중지된 상태였고, 공항 내부는 유가족이 임시로 지내는 텐트로 가득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마련한 물품 박스들과 텐트 사이로 유가족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들을 에워싸고 있는 거대한 슬픔이 제게도 전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이들의 마음은 감히 짐작도 가지 않았습니다. 유가족의 이야기를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공항 계단에 빼곡히 붙어 있는 손편지들을 통해 그들의 심정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믿고 싶지 않은 참담한 현실에서도 고인이 된 가족에 대한 절절한 사랑이 느껴져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공항에는 유가족과 마음을 나누기 위해 모인 많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리스도인들 역시 유가족들 곁에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살피고 있었는데요.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다면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튿날, 참사 후 첫 주일을 맞아 광주벧엘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교인 4명이 희생된 교회로 단일 교회 중 가장 많은 규모였는데요. 유가족을 위한 기도를 할 때 많은 교인이 눈물을 흘리며 비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리종빈 담임목사는 "목사지만 무력함을 느낀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유가족들 곁에서 위로해야 하고, 그 일에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참사로 장모님을 잃은 송용성 장로(광주벧엘교회)는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같이 울어 주고 기도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유가족들을 돕는 손길들이 많지만, 유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박은희 전도사는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예배는 그다음이다"라고 했고, 이태원 참사 당시 시민대책회의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했던 대한성공회 자캐오 신부는 "교회가 동행자로서 함께 아파해야 하고, 실수하거나 잘못했을 때는 정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1박 2일 제주항공 참사 현장을 취재하며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이 있습니다. 활주로 앞에 놓여져 있던 스타벅스 커피 두 잔과 작은 음료수 병이 제 마음을 울렸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살던 한 가족, 우리의 이웃이었다는 생각을 하니 울컥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유가족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동행하겠습니다.

편집국 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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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응원봉 든 수도회의 밤

탄핵소추안 가결을 위해 시민들이 국회 앞 거리로 쏟아져 나온 지난 12월 14일 정오 무렵, 저는 인근의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 회관에 있었습니다.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집회 현장 인근에는 화장실과 추위를 피할 공간이 마땅치 않았는데요. 대형 교회들이 건물과 화장실을 개방하고 있는지 살펴봤어요.
다행히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기침 총회 회관은 문을 걸어 잠그지는 않았지만, 건물과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예배가 없는 토요일이라 그런지 교회도 텅텅 비어 있었고요. 바깥과 대비되게 적막한 빌딩과 예배당을 거닐다 보니 마치 외딴섬에 있는 기분이 들었어요.
반면, 지난 주말 윤석열 체포 촉구 집회가 열린 한남동은 달랐습니다. 대통령 관저 인근에 위치한 꼰벤뚜알프란치스코수도회는 3박 4일간 시위 참가자들로 북적였습니다. 화장실을 비롯해 예배당을 개방하고 참가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어요. '아미봉'을 들고 참가자들에게 화장실을 안내한 오상환 수사는 예배당 한 편에서 함께 밤을 새우며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고 해요.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오 수사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며 인터뷰를 사양했습니다. 언제든 오가는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기도 한데요. 이런 수도회의 입장에 시민들은 "종교의 존재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교회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편집국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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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세스 전사들과 함께한 '난방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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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한파 속 윤석열 퇴진 사람들

복음주의 계열 단체들이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기도회를 열었습니다. 교회개혁실천연대·기독교윤리실천운동·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등 32개 단체는 1월 9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윤석열 파면과 더 나은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그리스도인 연합 기도회를 열었는데요.
영하 10도가 넘는 역대급 추위에도 불구하고 100명이 넘는 그리스도인들이 모였습니다. 참석자들은 마스크와 목도리 등으로 중무장했고, 부모님과 함께 기도회에 참석한 아이들은 얼굴을 꽁꽁 감싸야 했습니다. 숨만 쉬어도 입김이 펄펄 났죠.
기도회를 마친 후 참석자들은 서울시의회에서 탄핵 집회가 열리고 있는 안국역까지 1.5km를 행진했는데요. 참가자들은 뿌연 입김을 내뿜으며 "윤석열을 체포·구속하라"는 구호를 쉬지 않고 외쳤습니다.
참석자들은 혼란한 시국일수록 교회가 더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현 상황이 부끄럽다고 말했어요. 딸에게 받은 응원 봉을 들고 집회에 참석한 한 중년 남성은 "대부분의 목사는 '그저 기도해야 한다. 균열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데, 악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지 않고 단순히 기도를 한다는 건 물타기 하는 것이다. 기독교인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 것 같아요. 더 이상 시민들이 추위 속에서 고통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하루빨리 윤석열의 파면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염원해 봅니다.

편집국 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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