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가 필요한 이유

#1. 택시를 타고 가던 중 기사님과 대화를 주고받다가 동향(전라도)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호방한 스타일의 기사님은 자신은 목포 출신이고 서울 강서구에서 식당도 겸한다고 했습니다. 70대 기사님은 전라도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차별과 무시를 받아 왔다면서 동향끼리 무조건 뭉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 절친한 고향 친구가 결혼을 앞두고 겪은 일입니다. 친구가 배우자의 집안 어른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던 중 전라도에서 나고 자랐다고 하자 어른들의 표정이 굳어졌다고 합니다. 배우자가 될 사람에게는  "저쪽 사람들은 믿을 게 못 된다"며 만류했습니다. 다행히 식을 올리긴 했지만, 친구는 이 일 때문에 적잖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3. 한 대형 교단에서 총회 부서 모임이 열렸을 때 일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온 목사·장로 십여 명 이 모였는데, 뜬금없이 5·18 민주화 운동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모 지역에서 올라온 장로가 "5·18은 폭동이고, 빨갱이가 일으킨 사건이다"고 말했는데 항의하거나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 자리에는 전라도 출신 목사, 장로도 있었는데 마치 죄인이라도 된 것처럼 쭈뼛쭈뼛했다고 합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싶지만, 위 사례들은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출신 지역을 문제 삼아 차별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공교단 안에서조차 지역 비하와 역사 왜곡 발언이 나오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얼마 전 '자유대학' 소속 청년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회를 연 뒤, 건대입구역 양꼬치 거리로 가서 "빨갱이" 등 비속어를 섞어 가며 중국인을 비방했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충격적이고, 경악스러웠습니다.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벌러 온 타국 사람들은 혐중 시위에 극도의 공포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만약 일본이나 중국에서 일하는 한국인이 극우 집단에게 둘러싸여 "조센징은 꺼져라"와 같은 욕설을 듣는 등 혐한 시위를 마주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여기서 죽을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들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극우 파시즘이라는 유령이 배회하고 있습니다. 이 유령은 힘없는 소수를 겨냥합니다. 한국의 극우파는 출신 지역(나라)이 다른 중국인을 비롯해, 이주 노동자, 성소수자 등을 혐오하고  때로는 폭력 행위도 불사합니다. 한번 혐오의 불이 붙은 이상 쉽게 꺼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차별과 혐오를 반대하고, 약자들과 함께 '연대'해야 하지 않을까요. 연대는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에서 출발해야겠지요. 출신 지역과 피부색, 성정체성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비난하거나 정죄하지 "말라"고 말입니다.

＜뉴스앤조이＞ 용필

편집국 수진

편집국 태빈

편집국 디도

사랑의교회 분쟁을 다룬 ＜왜 대형 교회는 추락하는가? - 사랑의교회갱신공동체 10년사＞를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온갖 비방과 모욕을 겪으면서도 교회를 떠나지 않고 담임목사의 회개와 사랑의교회 갱신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참제자의 길을 걸어 간 사랑의교회갱신공동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사랑의교회갱신공동체가 끈질기게 문제를 알리고 대응했기에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를 둘러싼 거짓이 밝혀질 수 있었습니다. 오정현 목사와 사랑의교회 재정 운용의 문제점, 오정현 목사의 자격 문제, 서초 예배당 건축의 불법성이 소송을 통해 하나씩 드러났습니다.

책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소개하기 위해 이번 '주간 처치독'에서는 사랑의교회갱신공동체를 이끌어 온 김근주 집사와 함께합니다. 영상을 시청하고 마음이 동하면 책도 구매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사역기획국 요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