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가리고 혐오는 내보낸 굿티비

2025. 6. 13.

2025년 6월 13일 ㅣ 246호 ㅣ 처치독 페이지

요즘 날씨, 힘드시죠? 6월 중순인데도 30도를 훌쩍 넘는 무더위에 지치신 분들 많으실 텐데요. 다가올 7월과 8월에는 얼마나 더울지 상상만 해도 두려워지네요. 유럽연합 산하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5월 지구 평균 표면 기온은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고 합니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은 이제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도 없이 우리 모두가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인 만큼 이번 대선 토론에서는 처음으로 '기후 위기 대응 방안'이 주제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후보들의 발언은 실망스러웠습니다. 한 후보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환경PC주의는 국가 정책을 왜곡하고 국민에게 피해를 준다"면서 "비과학적 환경주의가 아니라 과학과 상식, 국제적 기준에 입각한 합리적 기후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작 구체적인 정책과 실행 방안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국민 주권 정부'를 표방하며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경제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위기는 오로지 경제성장만을 외친 탓에 나타난 결과입니다. 이재명 정부가 경제성장이라는 핑계로, 이미 겪고 있는 기후 위기의 고통과 기후 재난 피해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난해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유엔 기후 목표 정상회의에서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는 끝났다.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가 도래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구가 더 이상 뜨거워지는 수준이 아니라 펄펄 끓고 있다는 뜻입니다. 조금이라도 지구를 식힐 수 있게, 조금 귀찮더라도 텀블러를 챙기고 플러그를 뽑고 외출하는 등 작지만 소중한 습관들을 함께 실천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무겁고 걱정스러운 주제라 이렇게 마무리 짓기에는 속상해서 지구를 더 사랑할 수 있는 여름 휴가지 한 곳을 추천해 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충남 서천군에 위치한 '국립생태원'입니다. 생태계 건강성 회복과 복원, 기술 개발, 멸종 위기종 복원 등을 위해 설립한 국립생태원에는 친구, 가족, 연인들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이 정말 많습니다. 열대·사막·극지방·한반도 등 기후별로 나뉜 전시관에서 다양한 동식물을 만나 교감을 나눌 수 있고, 밀수, 유기됐거나 야생에서 살아남기 힘든 동물들이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하실 수도 있답니다.
어른과 아이 모두 다양한 생명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국립생태원은 기차로 방문하시는 걸 추천해 드려요. 장항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고, 생태원 규모가 엄청나서 하루종일 구경하셔도 하루가 부족하기 때문에 굳이 자가용을 타고 오실 필요가 없습니다. 이번 여름엔 국립생태원에서 지구를 더 사랑할 수 있는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편집국 디도

또다시 출교
감리회는 무엇을

지키려는 걸까요

기독교대한감리회 충북연회 재판위원회가 6월 9일, 김형국·차흥도 목사에게 '출교' 선고를 내렸습니다. 지난해 서울 퀴어 문화 축제에서 축복식을 했다는 이유인데요. 2월 24일 첫 판결은 서면 통보만으로 진행돼 논란이 일기도 했죠. 총회 재판위원회가 절차 하자를 지적하며 5월 2일 파기환송했지만, 결론은 그대로였습니다.
총회 재판위원회가 절차상 하자를 지적했다면, 그에 맞게 형량을 조절하고 실수를 인정해야 할 텐데, 충북연회 재판위원회는 결론을 변경하지 않았습니다. 마치 자신들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것처럼요.
형평성 문제도 불거집니다. 지난해 퀴어 문화 축제에 함께 참석했던 다른 목사들을 볼까요. 남부연회 남재영 목사는 2024년 12월, 중부연회 윤여군 목사는 2025년 1월 출교 판결을 받았는데요. 법원은 남 목사 사건에서 절차상 하자 문제를 들어 출교 효력을 정지했습니다. 윤여군 목사는 총회 재판위원회에서 정직 10개월 판결을 받았고요. 같은 사건인데도 판결이 널뛰다 보니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합리적인 이유와 꼼꼼한 절차, 동성애에 관한 철저한 신학적 검토 같은 것은 이미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번 재판에서도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이 난무했다고 하는데요. 50년 가까운 세월을 모범적으로 목회해 온 동료를 이렇게 내치고서도 아무런 반성이 없다니… 도대체 동성애가 뭐기에 이렇게까지 하는 것일까요.
차흥도 목사와 김형국 목사는 총회 재판위원회에 상소하고 다시 한 번 판단을 받아 볼 예정입니다.

이재명은 가리고

혐오는 내보낸 굿티비

굿티비(GOODTV)는 2019년부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의 설교를 고정 편성해 왔습니다. 손 목사는 코로나19 비대면 예배 지침을 깨고 1000명 대면 예배를 강행하며 "교회폐쇄법에 저항하라"고 외쳤고, 2024년 말부터는 "이재명은 히틀러급", "김문수로 단일화해야 자유를 지킨다" 등 극단적 발언을 설교 시간에 쏟아냈습니다. 세이브코리아 집회를 조직해 여의도·부산·대구 등에서 탄핵 반대 시위를 주도하기도 했죠. 그런데 그런 발언이 방송을 통해 나온 것입니다.
물론 굿티비는 문제 될 만한 대목을 편집하기도 했습니다. "이재명은 끝이다" 류의 제목도 모두 순화해서 내보냈고, 원래 설교보다 적은 분량인 25분가량의 편집본을 내보냈습니다. 그러나 "탄핵 시위에 중국인이 가득했다", "차별금지법은 공산주의 독재법" 같은 허위 정보는 그대로 송출됐습니다.
이러한 발언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규정 위반 소지가 크지만, 방심위는 "접수된 민원이 없다"며 심의 계획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극동방송·CTS가 동성애 허위 정보로 제재받았던 전례를 떠올려 보면, 충분히 제재 대상이 될 만한 사안입니다.
언론학자 김서중 교수는 아무리 종교 방송이라 할지라도 사실 검증 없는 편집물도 선전·선동에 해당된다며, 편집이 어려웠다면 방송을 취소했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굿티비는 ＜뉴스앤조이＞ 질의에 "담당자가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는데요. 종교 채널이라도 전파는 공공 자원입니다. 아무리 편집을 하고 '이재명' 세 글자만 가린다고 혐오와 허위가 면책되지는 않습니다. 돌아오는 주일 설교 시간, 손현보 목사의 설교는 또 그대로 전파를 탈까요?

하나님 뜻 몰라 망연자실

기도는

누구의 언어인가

대선 직후 첫 주일(6월 8일) 인천온누리교회 3부 예배 대표 기도에 나선 임 아무개 장로의 기도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임 장로는 대선 결과를 놓고 "우리 기도가 이뤄지지 않아 망연자실하다"며 울먹였습니다. 맥락상 '김문수 낙선·이재명 당선'에 대한 실망감을 토로한 것으로 읽혔습니다.
온누리교회는 예배마다 기도문을 자막으로 띄우는데요. 사전에 기도 내용을 받아 본 교회에서는 이대로 기도하는 건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끝내 기도는 그대로 진행됐습니다. 교회 미디어팀 채팅방에는 "정치 성향이 드러나는 부분이라 자막 없이 진행"이라는 사전 공지가 남아 있었는데요. 교회는 정치적 문구가 들어간 서두를 영상에서 삭제하는 정도로만 대응했습니다.
교인들은 "공동체 기도에서 개인 탄식을 들었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한 교인은 ＜뉴스앤조이＞에 "자신의 정치 성향을 교회 전체 신앙으로 오인하게 만들었다"고 토로했습니다.
논란이 된 임 장로는 서빙고 본당 사역장로로, 3월 15일 양재 예배당에서도 "탄핵 정국, 공산주의 악법"을 운운해 구설에 오른 바 있습니다. 인천 캠퍼스 교인도 아닌데, 서울 장로들이 와서 이런 극단적인 기도를 한 것입니다. 사전에 문제를 인지하고도 막지 못한 이번 사태는 결국 온누리교회 특유의 수직적 구조가 그대로 노출한 셈입니다.
기도는 공동체를 위한 언어입니다. 특정 후보의 당락에 따라 '망연자실'했다고 선포한다면, 그 기도는 교인 다수를 배제하는 선언일 수밖에 없습니다.

편집국 승현

＜뉴스앤조이＞창간

25주년 기념 포럼

＜뉴스앤조이＞가 창간 25주년을 맞아 '교회 개혁과 저널리즘, 뉴스앤조이 역할과 과제는'을 주제로 기념 포럼을 엽니다. 지난 걸음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주제: '교회 개혁과 저널리즘, 뉴스앤조이 역할과 과제는'
일시: 6월 21일 오후 1시
장소: 희년평화빌딩 카페바인필동
발제: 신우열 교수(전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전현진 기자(＜경향신문＞), 박신원 국장(기독교반성폭력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