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교인 패대기?

2025. 11. 14.

🐕목사가 교인 패대기?

2025년 11월 14일 ㅣ 269호 ㅣ 처치독 페이지

매년 11월 셋째주 목요일이면 전 국민이 '누군가'의 눈치를 보곤 합니다. 바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들인데요. 비행기는 하늘을 날지 않고 직장인들이 늦게 출근하는 등 전국 모두의 일정이 수험생의 발걸음에 맞춰집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치를 많이 보고 노심초사한 분들은 수험생을 둔 부모님 혹은 보호자분들이겠죠. 11월 13일 스레드에서 딸의 수저통을 챙겨 주지 못한 한 어머니의 글을 보게 됐습니다. 딸이 내성적이라 수저가 없다는 말도 못할 것 같다면서 걱정하고 있는 어머니의 글에, 혹시라도 수저를 챙기지 못한 수험생이 있을까 여분을 챙겨 보낸 분들이 댓글을 남겼어요. 그리고 수능 감독관이 여분을 갖추고 있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댓글들까지. 참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혹여 수저가 없어 밥을 먹지 못하는 학생이 있을까 여분을 챙겨 보내는 마음,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이를 안심시키기 위한 말들 덕분에 이 추운 겨울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동안 시험을 준비한 분들, 수험생을 둔 부모님들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뉴스앤조이＞도 이번 수능을 맞아, 시험 당일 개신교·가톨릭·불교 3개 종단의 모습이 어떠한지 살펴 보는 취재를 진행했는데요.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수고한 안디도 기자와 박시온 피디의 취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국 태빈

정훈 총회장 실언·망언 논란

계속 업데이트 중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 정훈 목사의 실언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남의 교회에 축사를 하러 가서 일을 벌였습니다. 11월 1일, 완도성광교회 원로목사 추대 및 신임 목사 위임식에 참석했는데요. 문제가 된 발언은 이렇습니다.
"저는 우리 교회 여자 성도들 화장 안 하고 오는 성도들 혼낸다. 다른 사람도 좀 생각해 줘라. 하나님이 여자에게 주신 최고의 축복이 화장인데, 그 화장발을 빌리지 않고 어떻게 살라고 그러느냐. 예쁘게 하고 세련되게 하고 살라고 한다."
"20여 년 전 인터넷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직설적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언어를 좀 순화해서 (말하겠다). '공부 잘하는 여자가 예쁜 여자 못 이기고, 예쁜 여자가 서방 잘 만난 여자 못 이기고, 서방 잘 만난 여자도 자식 잘 만난 여자 못 이기고 다 가진 여자도 세월은 못 이기더라'고 쓰여 있다. 제가 그 밑에 한 줄 더 쓰고 싶었다. 아무것도 없는 여자도 예수 붙들면 다 이길 수 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문제인지 지적해야 할지 아득한데요. 지난 11월 10일 발행된 '주간 뉴스 브리핑'에서 기독교반성폭력센터 박신원 사무국장이 쓴 글에, 이 발언이 왜 문제인지를 잘 설명하고 있으니 살펴보시기를 권합니다.
문제는 국내 최대 교단이라고 자랑하는 단체의 수장이 연일 설화를 일으킨다는 점이죠. 심지어 정 총회장은 자신에 대한 비판과 모니터링이 지속되고 있음을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문제의 발언을 하기 전 "요즘 제가 어디 가서 설교하든, 잠깐 발언해도 매일매일 그게 다 체크가 돼서 유튜브로 뜨는 바람에 제가 참 힘들다"고 했기 때문인데요.
10월 27일 ＜한국기독공보＞ 사장 취임식에서도 비슷한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아예 설교 제목이 "비판하지 말라"였다고 합니다(…) 언론사 행사에 가서 대놓고 이런 제목으로 설교하는 그 패기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다만 정 총회장은 사장 취임식에서 "(＜뉴스앤조이＞) 덕분에 조심하고 있어서 감사한다. 나는 똑같이 비판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유익하고, 그런 사람에게 하나님이 복을 주신다"면서 쿨내(?)를 풍기기도 했다고 합니다…만, 그 발언 이후 불과 4일 후에 완도성광교회에 가서 저런 시대착오적 여성 비하 발언을 이어 간 것이죠.
대형 교회 목회자, 교단장 등 교계 지도자들의 발언은 ＜뉴스앤조이＞를 비롯한 언론의 대표적 감시·비판 대상입니다. 말 한마디를 수백~수천 명이 듣고, 그의 발언이 교단과 교회 정책 및 방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선관위가 선거 기간 교회 목회자 발언을 유심히 살펴보는 이유가 있습니다). 또한 그가 구사하는 말투, 농담, 단어 등에서 평소 생각을 읽어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목회자는 대표적인 '공인'입니다.
정 총회장님, 언론 보도에 억울해하지 마시고 말 한마디 한마디에 수백만 교회와 교단의 명예가 걸려 있다는 점을 더욱 엄중히 여기셔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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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갈보리교회 분쟁

몇 년째 분쟁 일로인 갈보리교회(이웅조 목사)에 또 한 번 대형 사건이 터졌습니다. 우선, 2년 가까이 수사를 이어 오던 이 목사 횡령이 재판으로 넘겨졌습니다. 검찰이 이 목사를 11월 5일 특정 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으로 기소한 것인데요.
이 목사는 교회가 운영해 온 사립 영어 유치원 갈보리프리스쿨의 재정을 개인 계좌로 받아 인출하는 등, 총 10억을 횡령한 혐의를 받습니다.
지난해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웅조 목사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습니다. 교인 1만 명이 넘는 대형 교회 목회자가 구속 심사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사건이었죠. 영장이 기각되어 이 목사는 풀려났지만, 사건이 보통 심각한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아무튼 오랜 기간 끝에 이 목사가 재판을 받게 되자, 갈보리교회정상화를위한기도모임(갈사모)은 '드디어 정의가 실현되고 있다'며 교회 회복을 위한 기도회를 본당에서 개최했습니다. 그런데 광경을 본 교회 측 한 부목사가 강단에 올라서더니, 기도회를 인도하는 여성 교인의 마이크를 낚아챘고요. 여성 교인은 그 힘에 끌려 강단에 내동댕이쳐졌습니다.
교인들이 폭발해서 들고일어나면서, 교회 분쟁이 걷잡을 수 없이 확전됐습니다. ＜뉴스앤조이＞ 인스타그램에서만 조회 수 64만을 기록하고 있는데… 영상에 다 담기지 않았지만 이후 흥분한 교인들이 부목사를 잡아끌면서 몸싸움이 지속됐습니다(교회 쪽 교인들은 이후 장면이 편집돼 한쪽 주장만 실렸다며 항의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싸울 만한 교회들은 다 싸운(?) 듯한 상황에서, 분당 갈보리교회라는 대형 교회가 또다시 분쟁의 장기화 국면을 맞고 있는데요. 일단 이웅조 목사는 계속해서 법원에 출석해야 하는 운명이 됐고, 유죄가 인정된다면 징역형이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이 사건에 적용되는 벌칙은 벌금형이 없기 때문에요).
대형 교회 분쟁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끄는 주제이지만(조회 수도 상위권을 항상 기록합니다), 동시에 많은 사람에게 피로감과 환멸을 느끼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뉴스앤조이＞로서도 참 난감할 때가 많은데요. 그래도 교회가 투명하고 공의롭게 돌아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사건을 추적하면서 보도를 이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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