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퀴어 문화 축제가 '차별의 시대를 불태워라'를 주제로 진행 중이에요. 코로나19로 인해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온라인으로 개최됐는데요. 저는 호주·타이완·홍콩·일본·미국 등 해외 프라이드 퍼레이드 참여자들이 '썰'을 푸는 라이브 프로그램을 보고 있어요. 현실은 '집콕'이지만, 랜선을 통해 혐오 세력 없는 각국의 퍼레이드를 보다 보면 절로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것이 팬데믹 시대 퀴어 축제의 유익인가.🏳️‍🌈'

해외 프라이드 퍼레이드와 달리, 국내 퀴어 퍼레이드는 매년 반동성애 진영의 조직적인 방해를 받아 왔어요. 이들은 행진하는 참가자들을 향해 혐오 발언을 내뱉고, 앞길을 가로막았어요. 그런데 6월 29일 열린 서울 퀴어 퍼레이드 풍경은 조금 달랐어요. 

올해 퀴어 퍼레이드는 코로나 상황으로 성소수자 인권 단체로부터 사전 참여 신청을 받고, 소규모로 진행됐는데요. 저는 평소처럼 혐오 세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생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어요. 그런데 다행히 아무런 충돌 없이 마칠 수 있었어요.

매번 이렇게 아무 소란 없이 조용히 지나갈 수 있었던 퀴어 축제가 오히려 극우 개신교의 물리적인 방해와 폭력으로 인해 세간의 이목을 끌어 왔던 걸 생각하면, 그들은 진정 무엇을 위해 반대에 열을 내는지 더욱 더 이해하기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