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님. 구권효 기자입니다.

2024년이 되면서 한 가지 다짐한 게 '운동'입니다. 몸이 망가져 간다고 느낀 게 벌써 몇 년 전인데요. 오른쪽 손목과 무릎 통증은 기본값이고, M자 탈모에,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허리 통증과 특히 위경련이 참 고통스럽습니다…. "위통약은 내 생활 필수품"이라는 어떤 노래 가사가 생각나네요.

병원 가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일은 중요합니다만, 뭔가 몸이 전체적으로 건강해져야겠다 싶었습니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한 지도 몇 년 전인데… 운동은 가끔씩 '삘' 받을 때 한두 달 하다가 그만두곤 했습니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서 올해는 꼭 운동 습관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닷!

어디서 보니 운동은 일주일에 한두 번이 아니라 매일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당장 매일은 안 되겠고; 일주일에 네 번 이상은 헬스장에 가는 것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어떠냐. 그래도 포기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씀드려 봅니다…^^;

독자 님은 새해에 어떤 계획을 하셨나요? 사실 새해라는 게 결국 인간이 인위적으로 끊어 놓은 것이지만서도… 또 이렇게 한 번 더 다짐하는 계기가 되어 주니 그것만으로도 의미는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달 지났습니다. 우리 아직은 포기하지 맙시다…ㅎ🐕

편집국 권효

• 과거 대형 교회에서 청년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지른 심 아무개 목사가, 출소 후 아버지 교회 대학부에서 설교를 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 심 목사는 2018년 법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수감 생활을 했고, 소속 교단인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에서도 면직됐는데요.
• 출소 후 아버지가 담임목사로 있는 ㅎ교회 강단에 다시 선 겁니다. 그것도 청년들이 모여 있는 '대학부'에서요.

• 심 목사에게 입장을 묻고자 연락하자, 그는 "평신도로 교회를 다니면서 아버지를 도와주고 있을 뿐"이라면서 교인들의 요청을 받아 한두 번 성경 공부를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정식'도 아니고, 급여를 받는 것도 아니라며 자신을 '목사'로 부르지 말아 달라고도 하더군요.
• 순간 그가 억울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동네 작은 교회에서 몇 번 설교한 걸 가지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건 무리일 수도 있으니까요.
• 하지만 교회가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에는 그의 이름 옆에 버젓이 '목사'라는 호칭과 함께 그가 설교를 맡은 2개월 치의 설교문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 그에게 앞뒤가 안 맞지 않느냐며 다시 물었습니다. 그제야 심 목사는 "아버지가 어제 그만하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하더군요.
• 청년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러 놓고 대학부에서 설교를 맡아 온 것도 모자라, 거짓말까지 하는 모습에 기가 막혔습니다.

• ＜뉴스앤조이＞는 2022년 '거룩한 범죄자들' 기획을 통해 성범죄 목회자들의 실태와 제도적 한계를 다뤘는데요. 성범죄자들은 취업 제한 명령을 받지만, 교회는 취업 제한 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목회 활동을 재개할 수 있습니다.
• 실질적으로 교단 차원의 관리와 감독이 필요한데, 교단을 떠나면 제재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가 강단에 설 수 있었던 것도 ㅎ교회가 감리회 소속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ㅎ교회는 구체적인 소속 교단을 밝히지 않고 '대한예수교장로회'라고만 소개하고 있습니다.
• 심 목사는 취재 과정에서 가족·교회가 처한 어려움과 잘못에 대해 뉘우치고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정작 끝까지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없었습니다.
• 제대로 된 반성 없이 목회를 지속하는 또 한 명의 '거룩한 범죄자들'을 추가하게 되어 씁쓸합니다.

• 청년 상대로 강간죄 저지른 목사, 출소 후 아버지 교회에서 '대학부' 설교

•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전상건 총회장)는 한국 사회 민주화 운동에 기여한 과거가 있습니다. 신앙적·신학적으로 보수 성향의 교회가 대다수인 한국교회 지형에서 그나마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는 교단입니다. 물론 요새는 기장 안에서도 다수가, 다른 보수 교단 교회와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만…;
• 기장은 매년 초 '사회 선교 정책 협의회'를 열어 교단의 사회 선교 방향을 논하는데요. 취재하면서 흥미로웠던 지점은 협의회 정식 개회 전 1월 29일 오전 열린 강의였습니다. '기독교 사회 선교 운동의 균열'을 다뤘는데요. 한국 사회 진보 진영이 분열되면서, 사회 선교 운동 진영에서도 세대 갈등이 나타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 총회 사회선교사 9명을 비롯해 기장 사회 선교에 연관돼 있는 사람 20여 명이 강의를 들었습니다. 비교적 젊은 사람들이었는데도, 그 안에서 삐걱거림이 감지됐습니다. 민주화 운동을 경험한 어떤 목사는 발제 내용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도 보였죠. 강의 후 의견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대부분 중년 남성이었고요.
• 무언가 한계가 보이는 자리였지만, 취재하는 제 눈에는 그 모습이 그리 나쁘게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논의를 교단의 우산 아래서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외려 신기하기도 했죠.
• 물론 아직 갈 길이 머니 거기서 만족하면 안 될 것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교단이라는 조직에 희망을 가져 보다니, 이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습니다. ^^;

• 기장 2040 목회자들, '사회 선교'로 만나다
• "활력 잃은 사회 선교, 제도와 성숙으로 극복해야"

• 2024년 ＜뉴스앤조이＞ 첫 1호 영상이 발행되었습니다. 유쾌하지 않은 내용이라 씁쓸하기도 한데요. 아내를 폭행하고 스토킹한 신학대학원생과 이에 대한 총신대학교의 부적절한 대처를 다룬 보도 영상입니다.
• 1월 13일, 사건을 전반적으로 다룬 기사를 보고 주말 내내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안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느꼈던 거죠. 법원에서도 인정한 가정 폭력 범죄자가 이대로 무사히 졸업하고 목회자가 되게 놔두면 안 된다는 절박함에 제작을 서둘렀습니다.
• 쉬운 과정은 아니었습니다. 피해자는 촬영을 위해 카메라 앞에서 힘든 증언을 다시 해야만 했습니다. 남편의 심한 폭력에 참다못해 신고를 하고 공론화했지만, 그는 여전히 두렵고 떨린다고 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인터뷰에 임해 준 피해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피해자는 "가해자가 회개하고 학교도 책임을 지고 징계를 해야 한다"며, 또 다른 피해자의 양산을 막기 위해 공론화를 택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가해자는 졸업 후 해외 선교를 계획하고 있는데요. 현재로서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 총신대 인권센터와 신대원 학생지도위원회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핑퐁 게임을 하다가 결국 1월 25일, 가해자의 졸업을 허가하기로 했습니다.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지만 졸업 전에 징계 결정이 나오기는 어려워진 거죠. 총신대 신대원장 김상훈 교수는 “졸업이 끝이 아니고 정말 문제가 있다면 그 뒤에 장치가 있을 것"이라며 학교의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 졸업하면 교단이 바로잡아 줄까요. 가해자가 속한 예장합동 함남노회에도 입장을 물었는데, 노회장은 “졸업 후 징계를 내릴 순 있어도 비행기 타고 해외 선교 나가면 못 잡는다”는 식으로 답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교단과 학교 모두 가해자를 자유롭게 놓아준 셈이 되는 것이죠.
• 왜 이런 상황이 될 수밖에 없었을까. 본격적인 영상 편집에 들어가기 앞서 마지막으로 총신대 인권센터에 직접 찾아가 보았습니다. 센터장과 책임연구원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지만 끝내 그들과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 기독교반성폭력센터 박신원 실장은 “공동체 안에서 폭력의 부당함을 말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14년간 총신대 교직원으로 일했던 피해자는 자신을 외면한 학교에 큰 상처를 받았다며 울먹였습니다. 편집 기간 내내 피해자의 눈물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는데요.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학교 관계자들, 가정 폭력 자체를 부인하며 선교나 가 버리겠다는 가해자의 날선 목소리가 화살처럼 마음에 꽂히더군요.
• 시간이 흘러 사건은 묻히고 피해자의 고통만 오롯이 남게 되는 건 아닐지, 총신대는 이와 같은 여성 폭력 사건을 계속 묵살하는 건 아닐지, 그러고도 학교는 평안하게 유지되는 건 아닐지 무서운 상상만 하다가 작업을 마쳤습니다. 부디 이제라도 학교가 가해자의 졸업을 유예하고 제대로 된 징계를 내리기를 촉구합니다.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기독교윤리실천운동 2024 회원 총회 '빛나는 동행, 우리는 기윤실입니다' / 2.6.
• [청어람ARMC] 2024 사순절 채식 순례 / 2.14.~3.31.
• [도시공동체연구소] 제4회 CCG '도시의 복음, 공동체로 말하다' / 2.15.
• [건강한작은교회연합] 제2회 건강한 작은 교회 아카데미 / 2.1.~2.29.
•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여성주의 평화 써클 / 2.22.~3.14. 
• [기독학생연대] 2024 기독 학생의 숲 / 3.22.~11.29.
• [하나누리] '목도리, 남북을 잇다' 참가자 모집 
• [10.29이태원참사를기억하고행동하는그리스도인모임] 10.29 이태원 참사 시민 분향소 그리스도인 지킴이 모집 

• 프테라: 아무래도 교회 안에서 나의 신앙적인 고민을 나누기가 힘든 건 사실인 것 같아요. 고민의 문제가 목사님의 설교나 교회 시스템에 관련된 것이라면 더욱이….

• 명수: 서울 중소형 교회 청년부에 출석하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만의 특징인 건지 모르겠지만, 청년 대부분이 모태 신앙이고 최소 십수 년을 봐 와서 끈끈한 감정이 있어요. 오히려 그래서 진지한 신앙 이야기를 잘 안 꺼내게 되었던 것도 같아요. 끈끈한 감정이 주일이 아닌 다른 날로 이어지는 일은 잘 없었으니까요. 오래 봤을 지언정 고민을 터놀 만한 깊이는 아니었던 거죠.
  
  청년부에 신입생이 공급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청년들의 나이가 들면서 올해는 이대로 보낼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공유됐나 봐요. 작년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리더 세워지고, 본래 7-8명 규모이던 셀 인원도 3-4명으로 확 줄었어요. 신앙과 관련된 책과 묵상 나눔을 일상적으로 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담당하는 셀은 ＜좋아서 하는 전도＞(IVP)를 한 챕터씩 읽어 보기로 올해 목표를 정했습니다.
  
  
  솔직히 관계와 신앙의 성숙이 교회의 양적 부흥과는 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요. 꽤 오랜 시간 아동부 교사를 섬기며 갈수록 아이들이 줄어들고 교회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지는 현상을 목격해 왔어요. 그 외에도 사회의 저출생 문제와 교회의 도덕 문제, 개인적인 신앙 경험까지 맞물려서 저는 어느새 '한국 교회가 망할 것을 예언하며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 되어 있네요. 그럼에도 끊임없이 교회를 교회답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싶어요. 제가 속한 공동체가 신앙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좋겠으니까요. 오랫동안 봐 왔던 사람들과 함께요. 노력하지 않으면 비판할 수 없기도 하고요.
  
  
  요셉 님의 사연을 읽고 공감이 많이 됐습니다. 어찌 보면 한국교회라는 공동체 자체가 시대에 비해 소통과 교제 방식에서 뒤쳐져 가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해요. 그것이 정확히 무엇이라 짚긴 어렵지만요. 요셉 님은 어떤 측면에서 그런지 짐작하시나요? 우선 '비슷한 고민을 가진 청년이 한 명 더 있구나'라고 받아들여 주세요.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돌파구를 치열하게 찾아 보아요. 부디 제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다른 분들께도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