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신앙을 위한 학자들의 연대

2024. 5. 17.

🐕건강한 신앙을 위한 학자들의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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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 안녕하세요. ＜뉴스앤조이＞ 영상 담당 경소영 PD입니다.
저는 요즘 유튜브 댓글 보는 재미에 푹 빠졌는데요. 아, 어떤 채널이냐고요? 놀라지 마세요. 바로 ＜뉴스앤조이＞ 유튜브 채널이죠.
4월 말 공개된 다큐멘터리 ‘교회를 떠나 교회가 되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높은 조회 수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댓글이 엄청납니다. 영상이 공개되고 보름 남짓 흘렀는데 지금도 매일 댓글이 올라오고 있어요.
물론 좋은 내용만 있는 건 아니에요. 내용과 상관없는 악플도 많고, 무작정 ＜뉴스앤조이＞를 비난하는 댓글도 여전합니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다큐를 봤다는 사람들도 많고요. 제작 PD로서는 바로 이 지점이 가장 중요해 보였습니다.
대부분 익명으로 댓글을 쓰기에 날것의 거친 의견인 경우가 많을 겁니다. 그래서 킥킥대며 가볍게 읽지만, 의미 있는 댓글에는 오래 시선이 머무르게 되는데요.
‘좋은 목회자, 은혜로운 교회도 많으니 이런 이야기를 일반화시키지 말아라’, ‘제목에 교회는 갈 필요 없는 곳이라는 뉘앙스가 있다’, ‘교회의 허물을 드러내서 좋을 것 없다’ 등등…. 이런 댓글들을 보면 생각이 많아집니다. 독자 님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다큐멘터리 ‘교회를 떠나 교회가 되다’는 교회 분쟁보다, 그 사건들을 통해 교회의 진정한 의미를 고민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고자 했는데요. 영상을 끝까지 안 보고 댓글만 달았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아쉽기도 했죠.
하지만 한편으론 ＜뉴스앤조이＞의 역할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우린 모두 한국교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길 바라잖아요. ＜뉴스앤조이＞가 그 마음들을 나눌 수 있는 통로가 되면 어떨까요.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많은 사람이 각자 의견을 표출하고 소통하는 중이니 어쩌면 그렇게 되어 가는 것도 같아 흐뭇하기도 합니다. 저는 댓글 창이 한국 기독교의 현주소 같다는 느낌도 들었거든요.
사실은 저 혼자 보기 아까운 댓글이 많답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 ＜뉴스앤조이＞ 유튜브로 놀러 오세요.

편집국 소영

건강한 신앙을 위한 학자들의 연대

'창조과학'에 있어 2017년은 중요한 해입니다. 한국창조과학회 이사를 지낸 포항공대 박성진 교수가 문재인 정부의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논란이 일었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과 밀접한 정책을 지휘해야 하는 장관이 '창조과학'을 신봉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엄청난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심지어 여당이었던 민주당 의원들도 이에 동의할 정도였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창조과학은 한국교회 내에서 치열한 논쟁거리이고, 섣불리 말을 꺼냈다가는 이단 심문받기 딱 좋은 주제입니다. 그런데, 2017년 박성진 교수 사건은 세상에서 창조과학이 '유사 과학'으로 취급받고 있으며, 그런 믿음을 지닌 사람을 과학기술 분야 공직자에 앉히면 안 된다는 압도적인 여론을 확인하는 계기였습니다.
특별히 이 사건 당시 제가 주목했던 사이트가 있습니다.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문제를 밝히는 데 큰 공언을 한 웹사이트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인데요. 이 당시 내로라하는 과학도들은 '창조과학 연속 기고'라는 이름으로, 창조과학이 왜 주류 과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는지 썼습니다. 당시 BRIC에서 소개한 연속 기고의 취지는 이렇습니다.

[연재] 창조과학 연속 기고 - 과학자들, 창조과학의 해악을 말하다

한국 사회의 과학은 개발독재 시대, 경제 논리에 밀려 과학의 정신이 뿌리내릴 기회조차 없이 대학과 연구소에 자리 잡았다. 과정의 합리성을 통해 진리에 다가가고자 하는 과학 정신의 부재는, 한국 과학의 산실이라는 카이스트부터 대부분의 주류 대학들에서 버젓이 창조과학을 가르치는 교수들과 교과서에서 진화론을 삭제하는 기독교 근본주의 단체의 탄생을 막지 못했다.
지난 몇 번의 정권을 거치며 우리는 창조과학이 한국 사회의 주류로 진입하려는 모습을 목도 중이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의 임명 과정을 통해, 창조과학에 대해 다시 살펴보는 기회를 갖고, 이 사이비 과학 집단에 맞서 한국 과학의 건강성을 담보할 대안을 모색해 보는 일은 의미 있을 것이다.

BRIC에 실린 글들은 주류 과학계가 창조과학을 얼마나 말도 안 되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과학자들의 반응은 '시간 내 대꾸할 가치도 없다'에 가까웠죠. '과학과신학의대화'를 설립한 우종학 교수(서울대)가 끊임없이 공격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굳이 왜 뛰어드나 하는 생각도 있었을 것입니다.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아 대응하지 않은 것일 뿐, 그것이 왜 그렇게 비과학적이고 문제적인지는 모두가 다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사건으로 박성진 교수는 장관 후보직을 자진 사퇴했고, 지금까지 창조과학이 다시 공적 영역에 등장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7년이 지난 2024년. 서울신학대학교에서는 '창조와 진화'를 연구하는 신학자 박영식 교수가 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유가 '유신진화론을 신봉해서'랍니다. 박 교수를 불러다 놓고, 서울신대 이사장은 "예수님이 물 위를 걸었다는 사실을 믿느냐"는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요즘 유행하는 밈인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다니는" 걸 물어본 게 아닙니다!).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사상 검증적 질문에 의미 있는 반발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서울신학대학교 박영식 교수 중징계 사건을 계기로 결성된 '전국신학자공동대책위원회'와 여러 학회를 중심으로, 창조과학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올바른 '창조 신앙'을 정립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신학자들의 '연속 기고'가 시작됐습니다. 7년 전 BRIC에 실렸던 '창조과학 연속 기고'가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기고는 5월 10일 손호현 교수(연세대)의 "'무로부터의 창조' 교리를 누가 부정했는가"를 시작으로, 13일 이용주 교수(숭실대)의 "마르틴 루터의 창조 이해", 15일 정대경 교수(연세대)의 "진화론과 기독교", 17일 박창훈 교수(서울신대)의 "존 웨슬리의 자연과학 이해와 창조 신앙"까지 현재 총 4편이 발행됐습니다.
학자들은 17일과 31일 두 차례에 걸쳐 '창조 신앙 컨퍼런스'도 개최하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올바른 창조 신앙을 세울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계획입니다.
6월까지 교수들의 연재는 쉬지 않고 계속됩니다. △창조에 대한 현상학적 이해 △존 칼빈과 창조 △그리스도인에게 과학이란 △구약과 창조 △복음주의와 창조 △자연의 신학 등의 주제로 그리스도인들의 창조 이해를 돕는 글들이 계속해서 실릴 예정입니다.

학자들이 침묵하지 않고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문제의식을 느끼는 신학자가 많다는 뜻입니다. 더 이상 강압적이고 폭력적으로 '지구 나이 몇 년?'을 물어보는 사상 검증이 지속돼서는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독자 여러분도 이번 기회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신학자가 함께하는 '연속 기고'를 읽으면서 과학과 신학의 관계를 함께 고민하고, 창조 신앙을 정립하는 데 도움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에 덧붙여서, 신학자들이 자발적으로 글을 써서 릴레이로 투고하는 이 상황을 보면서, 저는 동료이자 한 사람의 조직신학자로서 이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황덕형 총장의 반응이 궁금했습니다. 한 대학의 수장이기에 앞서 신앙인·신학자인 황 총장은, 전국의 동료 신학자들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요? 더 이상 누군가의 사상을 검증해 폭력적으로 내쫓고 배제하려는 모습을 거뒀으면 좋겠습니다.

편집국 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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