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주 - 물에 빠진 학생들 살리고 숨진 전도사

2024. 8. 4.

"장애는 극복 대상 아니다"

"어느 날 아이가 참석한 어린이 예배에 참석하고 있었는데 예수가 앉은뱅이를 일으켰다는 이야기, 눈먼 자 눈 뜨게 했다는 성경 부분을 인용하는 설교 내용이 나왔어요. 예수님을 믿으면 장애도 고쳐지는 기적이 일어난다는 주제죠. 그 설교를 듣고 너무 당황스러운 거예요.
아이가 이렇게 물으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 더럭 겁이 났어요. '예수님이 내 다리를 고쳐 줄 수 있는 거야?' 태어날 때부터 걷지 못했던 아이가 걸을 수 있을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믿음만으로 장애를 없앨 수 있다고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대여섯 살 아이에게 그렇게 말하는 건 말도 안 되고요."
사단법인 무의 홍윤희 이사장이 ＜슬로우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 삼고,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 등이 강단에서 울려 퍼진 걸 목격하고 뜨악했다고 한다. 홍 이사장은 "많은 사람이 장애를 낯설다고 생각하고, 드러내 표현하지는 않지만 열등하고 불완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자신도 아이가 장애를 가지기 전까지 이런 인식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았다고 했다.
장애를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는데 일각에서는 성경을 근거로 장애를 '치유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 홍 이사장은 장애를 치유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누군가에는 폭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장애가 병처럼 치료나 극복 대상은 아니라고 했다. "'하나님이 뜻이 있어서 장애아를 주신 것이다.' 이 말은 처음에 들었을 때 너무 화가 났던 기억이 나요."
홍윤희 이사장은 장애 극복 프레임은 비단 교회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라고 했다. 드라마와 영화, TV 프로그램 등 미디어에서도 장애에 대한 차별적인 인식이 담겨 있다고 했다.
"특히 박위 님 열애-결혼 기사의 헤드라인은 '장애 극복하고 결혼 골인'이라는 주제가 대부분인데요. 장애인은 연애나 결혼하기 어렵다는 편견이 깔려 있는 문구예요.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서로 좋아하고 사랑하면 연애도 하고 또 결혼할 수도 있잖아요. 장애인은 장애를 막 극복해야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할 수 있나요?"

물에 빠진 학생들 살리고 숨진 박흥식 전도사

박흥식 전도사(1972~1999)는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주민교회가 운영하던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에서 사역했다. 박 전도사의 목회 대상은 차별과 멸시를 받는 '이주 노동자'였다. 이주 노동자에게 월급을 주지 않는 업체 사장을 찾아가 대신 항의하고, 노동 현장에서 다친 노동자들을 챙기고, 노동자가 사망한 경우 유골을 정리해 본국으로 보내는 일을 담당했다.
박 전도사는 바다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는 이주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여름 수련회 장소를 서해 연포해수욕장으로 정했다. 당시 신학교 한 선배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배를 타고 들어오는데 왜 바다를 못 봤느냐고 박 전도사에게 물었다. "대부분 불법 노동자들이라서 선 밑 화물칸에 숨어 들어왔고, 주로 밤에 이동했기에 바다를 볼 경황이 없었다고 해요."
계획한 대로 노동자들과 여름 수련회를 위해 해수욕장을 찾았다. 한창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사람들이 물에 빠졌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박 전도사는 곧장 바다에 뛰어들었다. 파도에 휩쓸린 고등학생 2명을 살렸다. 하지만 박 전도사는 빠져나오지 못했고, 다음 날 숨진 채 발견됐다.
한신대학교(강성영 총장)는 7월 31일 교내 추모비에서 고 박흥식 전도사 25주기 추모 예식을 진행했다. 강성영 총장, 이영미 신학대학장, 유가족 등이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한신대는 "박 전도사(신학 97)는 목사 후보생 훈련을 받으며,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교육전도사로 임명돼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그들과 삶을 공유하면서 진정한 사도의 길을 가고 싶어 했다"고 알렸다.

'차별·편견' 받는 이주민들 보듬는 목사

광주 광산구 월곡동에는 많은 이주민이 거주한다. 이곳에는 신장호 목사(우림교회)가 세운 글로벌마하나임이주민센터(센터)가 있는데 이주민을 적극 돕고 있다. 병원비를 아끼려고 병원에 가지 않는 이주민을 위해 후원을 연결해 주거나, 이주민이 공단에 서류를 제출할 때에는 신 목사가 직접 같이 가 소통해 주기도 한다.
이주민은 임금 체불과 차별 등 여러 문제를 겪는데, 신 목사는 기본적으로 '소통'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했다. "나라마다 문화도 다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달라서 도와 달라고 표현을 못 하는 분들도 많다. 상담을 하면서 순간마다 들어 주기만 해도 이분들한테는 굉장히 큰 힘이 된다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신장호 목사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주민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데 편견이 큰 방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주민들이 돈도 많이 벌고, 사고도 많이 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아직도 한국 사회에 이주민에 대한 많은 편견이 존재하는 거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예전에 힘들 때가 있지 않았는가. 우리가 70~80년대 많이 해외로 이주하면서 경제에 굉장히 큰 이바지를 했다. 그런 점들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거 같다. 물론 이주민들이 한국에 와서 사고도 치고 안 좋은 사건이 때로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의 문화를 모르고, 그들의 삶을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한 채 말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힘든 일이나 육체적 노동을 도맡아서 하는 이주민들이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하지 않는 그런 일들을 그들이 대신 맡아서 하는 부분도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 이주민에 대한 혐오 정서도 사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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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넛트리: 폐지 수집 어르신들께 '여름 휴가비' 주는 교회, 이주 노동자를 위한 쉼터 등 따뜻한 교회 소식 이야기 너무 좋았어요. 교회 내 부정부패, 폭력 등 기독교인으로서 부끄러운 이야기를 읽게 되면 화도 나고 마음도 아픈데 이런 예수님 향기 나는 교회 이야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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