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단 유보하고 기도? "나쁜 꼼수"

처치독 주간 브리핑 56호

2025. 2. 2.

판단 유보하고 기도하라?…"아주 나쁜 꼼수"

'네가 옳은지 내가 옳은지 하나님만 아시니 판단은 유보하고 같이 기도하자'고 설교한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목사가 내란과 폭동이 잘못됐다고 꾸짖지는 못할망정 애매한 중립적 태도로 사회문제를 축소하려 한다는 것이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고문 방인성 목사는 "판단은 유보하고 기도하자"고 독려한 이찬수 목사를 향해 "전형적 양비론 물타기"라고 비판했다. 방 목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교인들을 교회 안에 가두는 가장 좋은 방법이 '참고 기도하라. 판단하기 이전에 기도하고 하나님께 맡겨라'라는 가르침이다. 교인 중에 정치적 성향이 다르고 또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조용히 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는 결국 목사가 비판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아주 나쁜 꼼수"라고 했다.
방 목사는 옳고 그름의 판단을 유보하고 기도만 하라는 건 정말 무책임한 일이며, 목사로서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라고 했다. '참고 기도하고 하나님께 맡기라'는 메시지는 교인을 우매하고 맹종하게 만든다고도 했다. "결국 이익을 보는 것은 목사와 교권주의자들이다. 한국교회를 추락시키고 하나님의 사명을 망각하게 하는 일이라서, 이찬수 목사가 자기 발언에 대해서 회개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허호익 전 교수(대전신대)는 "성소수자 사안과 관련해서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담대히 외치더니 지금은 '하나님만 아신다'고 발뺌하고 있다"고 했다. 허 전 교수는 ＜에큐메니안＞에 게재한 '중립적 양비론은 죄악이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백번 양보해서 '누가 옳고 그른지는 하나님만이 아신다'고 하자. 그럼 목사는 왜 존재하고, 설교는 왜 하는가. 목사는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여 대언하도록 부름을 받은 자들이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내란과 폭동이 나쁘다는 것은 하나님만이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것인가. 기도하자면서, '하나님, 누가 옳은지, 그른지'를 알려 달라는 기도는 하지 않았다는 것인가. 하나님의 응답이 없다는 것인가. 이 설교를 들은 양식 있는 일반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열심히 전도하면서 전도의 문을 막는 설교를 내지른 것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전광훈이 키운 '자유마을'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테러했던 김 아무개 씨는 법원에서 징역 15년 형을 확정받고 수감 중에 있다. 김 씨가 테러를 저지른 이유는 자신이 사전에 작성한 '변명문'에 나오는데, 여기에는 일반인이 잘 모르는 '자유마을'이 언급된다. 자유마을은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조직한 풀뿌리 단체이다.
"자유 우파는 뿔뿔이 흩어진 개인뿐이니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춘 여러 개의 거대한 좌익 패거리를 극복해 내려면 자유 진영에도 구심점 있는 강력한 조직 결사체가 요구되는데, 가능한 현실적 방법으로 기독교 주도의 자유마을 주민들을 중심으로 광화문 10월 항쟁 세력이 재결집해야 하고, 이에 순수 자유인들이 적극 동참해야 한다." (김 씨의 변명문 중에서)
전 목사는 소위 좌파(종북) 세력에 맞설 구심점이 필요하다면서 2023년부터 '자유마을' 가입 운동을 펼쳐 왔다. 종북 세력으로부터 나라를 지켜야 하는데, 그러려면 전국 3506개 마을에 자유마을을 세워야 한다는 취지다.
시민사회 단체 '노동·정치·사람' 윤현식 정책위원이 쓴 "'극우의 풀뿌리 조직, '자유마을'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라는 글에 따르면, 현재 자유마을에는 40~50만 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해 있다. 특히 대구 서구 평리3동의 인구 수는 9690명인데, 자유마을 가입자 수만 9178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온다. 문제는 자유마을의 성격과 활동력이라고 했다.
윤 위원은 "전광훈의 주장을 그대로 강령으로 삼는 자유마을은 자유 통일, 주사파 척결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파적 소양 등을 통해 주민을 깨우고, 좌파들을 무력화하고, 준동하는 마을 좌파에 대한 법적 제재를 도모하는 등의 활동을 전개한다. 이들은 10대 강령으로 이승만, 박정희의 정신 계승, 정교분리 거부, 좌파 척결과 북한 해방 등을 내걸고 있다"고 했다. 나아가 기독교라는 특정 종파가 자유마을에 참여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했다.
윤현식 위원은 최근 벌어진 극우 세력의 탄핵 반대 운동과 법원 난동 등의 저변에 자유마을이 자리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봤다. "자유마을은 리더십, 조직, 돈을 갖추고 실행력까지 갖춘 극우의 진지"라고 했다. 다만 자유마을을 과대평가하거나 음모론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 윤 위원은 "정치 지반의 기초를 풀뿌리 단위에서 설정하고 실제 지역에서 정치 세력화하고 있는 자유마을류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악마화하지 맙시다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야 할 정치문제가 증오와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치 성향이 다른 상대를 향해 혐오, 조롱, 비방, 멸시가 기본값이 될 만큼 극도로 악화됐다. 기독교윤리실천동(백종국 이사장)은 사회가 극한 정치적 갈등 속에 빠져드는 것을 우려하며 '기독 시민을 위한 행동 지침'을 발표했는데, 한번 참고해 보는 건 어떨까.

❎ 안 됩니다

자신의 주장을 폭력을 통해 관철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상대방을 혐오하거나 악마화해서는 안 됩니다.
특정 유튜브 방송이나 SNS에 몰입하며 과신해서는 안 됩니다.
카톡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 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해서는 안 됩니다.
헌법기관의 판결을 비판할 수 있지만 부정해서는 안 됩니다.
국가기관의 정당한 법 집행을 방해하면 안 됩니다.
돈을 받고 정치 집회에 참여해서는 안 됩니다.
설교나 대표 기도 시간에 정치적 입장을 과도하게 표현해서는 안 됩니다.
현실 정치에 과몰입하여 정치의 한계에 대한 인식과 영원에 대한 소망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 이렇게 합시다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평화적으로 표현하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대화를 합시다.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들도 이 나라의 한 구성원임을 기억합시다.
정치적 입장이 다른 언론이나 개인 방송들도 함께 시청합시다.
카톡이나 SNS를 통해 얻은 정보는 신문과 방송 등 매체를 통해 사실 확인을 합시다.
나의 확신과 신념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지 주의합시다.
헌법기관의 판결을 존중합시다.
근거 없는 음모론을 경계합시다.
교회와 일상에서 덕을 세우기를 힘쓰며,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윤리적 실천을 합시다.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되고 약자가 보호받는 나라가 되도록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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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전: 높은뜻덕소교회가 의정부 신한대학교로 옮긴다는 계획이 보류됐습니다. 다른 곳을 알아 보는 중입니다.

김상진: 내가 뉴스앤조이를 후원하는 단 하나의 이유, 가시밭길이지만 정의를 부르 짖는 개신교 뉴스 매체 그 하나를 위해서입니다.

송석: 정직하지 못한 채 수수방관하는 것은 옳지 못한 행위다. 윤석열 내란 수괴가 무슨 할 말이 더 있겠는가? 우리 기독교인들 몇몇이 극우 정당, 극우 세력에 동조해서 마치 자유민주주의인양 가짜 보수 가짜 극우 행동에 편승하는 모습에 창피스럽다. 개신교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아주 절실히 필요하다.

민들레: 2024년 12월 3일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 앞에서 중립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악한 죄인들과 함께 불의한 밥상에 둘러앉아 먹고 마시는 일입니다.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이 목사라면 그는 분명 거짓 예언자입니다. 생명과 평화를 말하는 참 예언자가 아닙니다.

ㅈㅈㅇ: 성소수자에는 먼지털기식 비판을 하면서 대통령 내란 사건 앞에서 분노하지 않는 기독교 신도들의 '선택적 분노'가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많습니다.

지난 12월, 윤석열은 전시 상황이 아님에도,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각종 정치인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내림으로서, 친위 쿠데타적인 내란 사태를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각종 목사들은, 민주주의를 없애려는 직접적인 위협을 규탄하지 않았습니다.

'친위 쿠데타가 독재를 일으키려고 했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목사 내부망은 조용했습니다. 2018년에는, 인천 퀴어축제에 이른바 동성애를 '반대'하는 세력들이 일으킨 폭동 당시에도 목사 내부망은 조용했습니다.

막은 사람은 "성경적이지 않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막은 사람은, 구약에서는 우상숭배 목적으로, 또한 평등 관계를 멈추려고 한 동성 성관계가 있었고, 그것을 규탄한 말씀이지, 지금 21세기에서 만나고 결혼하는 사이는, 전혀 그런 것과 관련이 없고, 성소수자들이 마음이 가고, 사랑하는 사람을 본인이 만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침묵합니다. 동성애와 에이즈에 인과관계에 대해 과학적으로 알아볼 시도조차 한 적도 없으면서, 동성애가 에이즈를 유발하는 것처럼 거짓 증언도 했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발언 등에는 눈 감으면서, "과연 하나님의 정의가 윤석열 탄핵일까"라며 '하나님'을 입에 올리는 이중잣대. 목사의 선택적 분노가 과연 하나님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정영래: 창조과학이 거짓이라는 단언을 보고 놀랐습니다.

닥터 송: 전능하신 하나님은 불가능이 없으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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