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님, 안녕하세요. ＜뉴스앤조이＞ 요셉입니다. 잘 지내셨나요?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인사 드리네요.

성금요일을 맞아 어떤 이야기를 전할까 고민했는데, 민망하게도 특별히 전할 내용이 없네요. 대신 최근 감명 깊게 읽은 책 한 권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주말에 도서관에 가면 알라딘 장바구니 목록을 보며 대출할 책을 찾고는 합니다. 어떤 경위로 넣었는지 기억나지 않는 한 도서를 발견했는데요. 애나 로웬하웁트 칭의 ＜세계 끝의 버섯＞입니다. 다 읽고 나서야 알게 됐지만, 유명한 책이더라고요. 국내에 출간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고요.

이 책은 송이버섯에 관한 내용입니다. 저자 애나 칭은 중국계 미국인 인류학자인데요. 그는 미국 오리건주에서 채집된 송이버섯이 어떤 경로를 거쳐 일본 도쿄 경매시장에까지 유통되는지, 송이버섯 산업과 생태를 추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송이버섯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이 책은 누군가의 추천사처럼, 인문학과 사회과학, 자연과학, 경제학을 모두 품습니다. 송이버섯과 소나무, 그러니까 곰팡이와 숙주의 공생 관계를 말하는가 하면, 자본주의 공급 사슬망과 산림 산업 체계를 분석합니다. 인도차이나전쟁(베트남전쟁)과 이후 국가 시스템에서 소외된 이들의 삶도 조명합니다.

방대한 주제 중 제가 뽑은 건 '협력적 생존'입니다. 저자는 송이버섯 산지 미국 오리건주 캐스케이드산맥 숲에 머물며 다양한 채집인을 만나는데요. 그곳에서는 라오스･캄보디아에서 온 청년들, 중국 소수민족, 백인 참전 용사 등 서로 다른 나라･인종･연령･지위의 사람들이 관계를 맺으며 함께 지냅니다.

송이버섯 자체가 협력적 생존의 모델이기도 합니다. 송이버섯은 대규모 벌목으로 파괴되거나 불타 버린 숲에서 자라납니다. 히로시마가 원자폭탄으로 파괴됐을 때, 폭탄 맞은 풍경 속에서 처음 등장한 생물이 송이버섯이었다고 하지요.

오리건주 숲은 한때 임업이 발달한 곳이었습니다. 나무의 플랜테이션 농장 같은 곳이었죠. 목재로 쓰이기 좋은 품종의 소나무가 인간의 무분별한 벌목으로 모두 베여 나가자, 척박한 땅에서도 살 수 있는 전나무와 로지폴 소나무가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송이버섯이 등장합니다. 버려진 벌목 기계와 작업장 사이에서. 황폐화된 땅에서 송이버섯은 나무에게 양분을 찾아 줬고 자신은 나무로부터 탄수화물을 얻으며, 그렇게 두 개체는 협력적 생존을 이룹니다.

저자는 생존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그러나 생존이란 무엇인가? 미국에서 유행하는 판타지를 살펴보면, 생존이란 항상 다른 존재와 싸워 자기 자신을 지키는 것을 뜻한다. 미국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외계 행성 이야기에 등장하는 '생존'은 정복과 팽창의 동의어이다. 나는 생존을 그런 의미로 사용하지 않겠다."

자신을 위해 생존하는 것이 다른 측면에서 소나무의 생존을 돕고, 그것이 송이버섯을 즐기는 인간을 위한 일이 되는 관계성. 저자가 정의하는 생존은 이런 것이라고 저는 이해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다종의 세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것 같습니다. 이화여대 석좌교수 최재천 교수가 자주 인용하는 "자연은 순수를 혐오한다"는 말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별개로 저는 이 책을 읽고 다른 측면에서 두 가지 마음을 품었습니다. '송이버섯이 먹고 싶다'와 '미국에 가고 싶다' 입니다. ^^; 최근 ＜나의 작은 무법자＞라는 소설을 읽었는데, 배경이 오리건주 옆 몬태나주라서 그런지 미국 여행이 더 당기긴 하네요.

말이 많았습니다. 벌써 금요일이네요. 이번 한 주도 고생하셨어요. 독자님께 이번 주말이 평안하고 기쁜 시간이 되길 빌어요.

사역기획국 요셉

＜뉴스앤조이＞가 비상계엄 이후 펼쳐진 시민과 그리스도인들의 외침을 돌아보는 릴레이 인터뷰를 기획했습니다. 지난 넉 달간 광장에서 목소리를 냈던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데요. 먼저 비상 시국 기도회를 열고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소리쳤던 이종건 전도사(옥바라지선교센터), 김지애 간사(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황푸하 목사(새민족교회)를 만났고, 80대의 나이에 다시 한 번 비상계엄을 마주한 교계 원로 김상근 목사를 만났습니다. 광장에서 극우 개신교의 혐오를 마주하며 새로운 세상, 차별 없는 세상을 외쳐 온 장예정 공동집행위원장(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인터뷰도 있습니다. 인터뷰 세 편을 소개합니다. - 편집국 승현

편집국 수진

편집국 태빈

편집국 디도

사랑의교회갱신공동체의 지난 10년 역사를 기록한 책이 나왔습니다. 

이 책은 온갖 비방과 모욕을 겪으면서도 교회를 떠나지 않고 담임목사의 회개와 사랑의교회 갱신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참제자의 길을 걸어 간 사랑의교회갱신공동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사랑의교회갱신공동체가 끈질기게 문제를 알리고 대응했기에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를 둘러싼 거짓이 밝혀질 수 있었습니다. 오정현 목사와 사랑의교회 재정 운용의 문제점, 오정현 목사의 자격 문제, 서초 예배당 건축의 불법성이 소송을 통해 하나씩 드러났습니다. 이것은 사랑의교회뿐 아니라 한국교회 전반에 큰 경종을 울리는 사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점을 통해 확인해 주세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김채연: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공산화를 반대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지인들을 보면 큰 분노를 느낍니다. 심지어 저는 광주광역시의 20대이고, 그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그들과 저는 5.18의 중심지인 전남대학교를 졸업한 학생이기도 합니다. 공산화를 막기 위해서라며 신천지와 같은 편에 서고, 학교의 역사를 욕보이는 사람들과 함께 깃발을 흔드는 그들을 보며 참을 수 없는 화와, 화평케하는 자가 되어야 하기에 싸움을 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에 내내 혼란한 몇 달이었습니다. 편향된 가짜뉴스는 사람을 병들게 하고, 사회주의의 폐해만큼 자본주의의 폐해도 즐비한 이 세상에서 무작정 '자본주의'가 하나님의 뜻이라고 외치는 그들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동시에, 중립을 지키는 또다른 형제자매들이 미워졌습니다. 정치 얘기는 알 바 아니라는 듯이 일상을 유지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며, 양시론 또는 양비론을 취하는 그들에게도 정죄하는 마음이 많이 일었습니다. 그러나 인용해 주신 이승우의 산문집 구절이 저에게 많은 위로가 됩니다. 어찌되었든 가장 선하신 방식으로 이 나라를 인도하실 주님을 신뢰하며, 그들을 사랑하고 지혜로 대할 수 있는 마음을 허락하시기를, 온유함과 겸손함을, 그러나 불의에는 정의롭게 저항하는 용기를 주시기를 기도해야겠습니다. 모세가 이집트 사람을 죽였듯, 치기어린 분노로 행동하지 않아야겠습니다. 언제나 감사한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