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후보 중에는 무속 시비에 휘말리는 분은 없는 것 같아요. 한◯◯ 후보가 됐으면 상당히 시끄러웠을 텐데."

"이번에 후보 부부는 다 크리스천이지 않습니까? 특히 배우자 김혜경 여사는 개척 교회 반주 봉사까지 할 정도로 신실한 분이신데요."

5월 13일 오후, 저는 한국교회총연합 사무실에 있었습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종교본부 소속 의원들이 개신교 보수 연합 기관인 한교총을 찾은 자리였습니다. 약 30분간 이어진 면담에서는 이러한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참가자들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이상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개신교와 종교에 대한 후보의 정책과 공약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한 자리에서, 무속과 후보 부부의 신앙 이야기가 나와서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목회자들은 무속 논란 후보가 없다는 것, 이 후보가 개신교인이라는 사실에 크게 안도했습니다. 이 사실이 정말 그렇게 중요한 걸까요. 한편으로는 이들이 불교나 가톨릭 단체에 찾아갔을 때는 어떤 이야기를 꺼낼지 궁금해졌습니다. 김혜경 여사가 유세 기간 중 절을 방문했으니 불심이 깊은 사람이라고 소개할까요?

물론 짧은 환담이었고, 형식적인 인사 자리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강조된 것은 정작 유권자들이 듣고 싶어 하고 궁금해하는 공약이나 정책이 아닌 종교적 정체성이었습니다. 후보가 개신교인이기만 하면 괜찮다는 말일까요? 그렇다면 개신교인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어릴 적 교회에 다녔고 옥중에서 성경을 읽었다던 윤석열 전 대통령은 어떠한 평가를 받아야 할까요.

'기독교인 후보'라는 말보다 중요한 건, 그 후보가 얼마나 소외된 이웃과 약자와 함께하는 기독교 정신에 부합하는 정책을 펴는지가 아닐까요. 저는 오히려 개신교인이 아니더라도 그러한 가치와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에 표를 주고 싶은데 말이죠.

거리를 가득 메우는 유세 차량과 현수막을 보며 마음이 복잡해지는 요즘입니다. 선거철 한국교회가 보이는 모습을 보면서는 더더욱 그런 마음이 듭니다.

편집국 수진

다큐멘터리를 포함해 ＜뉴스앤조이＞가 보도한 동명의 기획 '퀴어 문화 축제 방해 잔혹사 -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여러 단체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2023년 7월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됐고, 2024년 3월 '제26회 국제엠네스티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같은 해 11월 제29회 인천인권영화제 상영작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많은 단체·개인이 제작비 마련을 위해 힘을 실어 주었습니다. 259명이 펀딩에 참여했고, 16곳에서 공동체 상영을 신청해 줬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퀴어 문화 축제 방해 잔혹사 -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전해 준 소중한 가치, '사랑'에 관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서로 생각과 입장이 다른 사람들이 사랑을 매개로 대화할 수 있도록 초대합니다.

＜뉴스앤조이＞는 앞으로도 견제와 비판을 넘어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대화와 설득의 장을 마련하는 데 더 노력하겠습니다. 

사역기획국 요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