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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치독 주간 브리핑 85호

2025. 8. 24.

🗞️종교와 권력의 유착, 국가조찬기도회

좀 덜 나서고

좀 덜 특별했으면

대형 교단 총회장을 지낸 목사는 '교단 정치'를 하고 싶다며 찾아온 후배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교단 정치하느라 정작 우리 성도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걸 뼈저리게 후회한다. 당신은 나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한다." 목사도 사람이다 보니 나서기 좋아하고, 주목받고 위해 교단 정치를 하기도 한다. 때로는 좁은(?) 교단을 넘어 사회로 진출해 목소리를 내며 자신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김주용 목사(연동교회)는 ＜국민일보＞에 게재한 '평범함이 한국교회를 구원한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참그리스도인의 길을 가려 하지 않고, 부와 명예, 자리를 좇는 목회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치유의 특별함으로 목회를 하려던 목회자는 수많은 성도에게 상처만 주고 있고 돌봄이라는 주제로 목회의 빛을 내려는 교계 지도자들은 정작 자기 교회 성도들은 돌보지 않은 채 외부 행사만 돌보고 다니는 모습이 한국교회 현실이다.
민중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고 외치던 신학자들과 목사들은 민중이라는 금송아지 우상을 앞에 두고 자기를 특별하게 만들어 줄 신학교와 교회에 밥그릇 하나를 더 차지하려 하고 있다. 자기 교회 성도들을 물량화해서 대형 교회, 부자 교회, 잘나가는 교회, 유명한 교회를 만들고자 하는 한국교회는 특별하다 못해 이미 이 땅에서 천국을 누리는 교회가 되어 더 이상 진짜 천국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평범한 성도들이 원하는 교회와 목회자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은 존재라고 했다. "배고플 때 찾아가면 열매를 내어 주고, 목재가 필요할 때 자기 몸통을 내어 주며, 지치고 힘들 때는 넓게 자란 가지와 잎들로 그늘이 되어 주고, 그루터기에 앉을 자리를 내어 주는 교회. 언제 어디에서든 만나 작은 일상을 이야기할 수 있으며 너무도 평범해서 같이 있어도 함께 있는 줄 모르는 그런 목회자. (중략) 이제 교회도 목사도 좀 덜 나서고 좀 덜 특별했으면 좋겠다.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을 제대로 만져 줄 수 있도록 말이다."

그게 저널리스트인가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 당시 현장을 촬영했던 정윤석 다큐멘터리 감독이 '건조물침입죄'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정 감독은 그날 폭도를 찍은 자이지, 폭도가 아니다"라는 영화계와 시민단체들의 탄원에도, 법원은 정 감독을 서부지법에 침입하고 건조물을 훼손한 폭도들과 '동급'으로 취급했다.
정 감독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폭력 등을 기록해 온 독립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저널리스트이다. 용산·세월호·이태원 참사 등을 다뤘고, '재난 이후를 응시하는 작가'로 불려왔다. 이러한 저널리스트가 졸지에 '건조물 침입자'가 됐다.
안수찬 교수(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는 ＜미디어오늘＞ 칼럼에서 "현장을 촬영한 정 감독의 행위를 법원에 난입한 폭도의 행위와 별개로 다루는 게 옳았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재판부는 정 감독이 법원 경내까지 진입하지 않고도 다큐멘터리 제작에 필요한 영상을 어느 정도 촬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안 교수는 "아무리 게으른 기자라도 웃을 것"이라고 했다.
"시위대가 담장을 넘어 법원에 진입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근접하여 취재하지 않는다면, 그게 저널리스트인가. 그런 용감한 취재가 있었기에 단죄도 가능했던 것 아닌가. (중략) 이번 판결만 보면, 한국의 법률가는 한국 저널리스트의 전문성을 낮춰 보는 듯하다. 누군가 저널리즘의 요체를 알려 줘야겠다. 정윤석은 자유롭고 독립적인 저널리스트이고, 그날 그 행위는 정확히 저널리즘이었다고."

'탈진실' 흐름에

편승하지 않게

"일제시대의 신사 참배에서부터 산업화 시기의 경제발전과 오순절 운동, 그리고 불법적 교회 세습 구조, 더 나아가 코로나19 이후 신자들의 이탈까지, 한국교회는 교회 자체가 하나님나라를 드러내는 미디어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전달하는 '미디어화 된 기독교' 대신 각자의 체제 유지를 위한 '미디어화 된 개교회'의 형태를 고수함으로써 현대의 탈진실 현상에 무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알고리즘 세상이 도래하면서 교회든 사회든 빠른 속도로 '탈진실'에 편승하고 있다. 자신의 믿음과 신념에 부합하는 정보만으로 대상을 인지하는 '확증 편향'이 강해지고, 개인이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박덕현 전임목사(연세대 삼애교회)는 ＜기독교사상＞ 800호에 게재한 "탈진실 시대, 기독교의 덕을 통한 진실한 목회는 가능한가"라는 글에서 "우리는 탈진실의 흐름에 편승하지 않고 그것을 성찰하고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한국교회가 진실을 투명하게 전달하는 '미디어화된 기독교'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목회자의 진실한 언어와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진실된 삶이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첫째, 목회자는 자신의 처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신의 언어를 하나님의 계시인 것처럼 변용함으로써 본래 하나님 자신의 내어주심을 의미하는 덕의 계시성을 망각하지 않았는지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둘째, 교회가 하나님나라를 위한 존재임을 말하면서도 목회자 개인의 영웅주의적 덕에 기초해 성과 속을 분리하는 이원론적 태도를 취함으로써 덕의 자기 소멸성과 동떨어진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
셋째, 하나님의 선교를 지향하는 선교적 교회를 표방하면서도 이를 수단화하여 신앙 공동체의 현상 유지를 정당화하고, 그 결과 하나님의 우주적인 구원을 제한함으로써 덕의 해산하는 시간성에 기초한 창조적 목회가 부재했던 것은 아닌지 깊이 숙고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앞서 진단한 대로 현대에 이르러 신자유주의 시장 체제 속에서 진실조차 특정 소수의 이익을 위해 조작되고 조종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즉 모든 것을 대상화하는 신자유주의 구조 안에서 진실이 '그것'으로 대상화되면서 진실에 대한 공통적인 가치평가적 토대가 무너진 것이다. 이는 이세벨이 나봇의 포도원을 취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개인의 유익을 위해 파괴될 수 있다는 위험을 암시하고 있다. 결국 오늘날 탈진실 시대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시장, 주식시장, 전자 화폐 시장에 이르기까지 진실을 유익의 수단으로 삼는 구조 자체가 사회문화적으로 제도화되어 있다는 점에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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