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흥, 다짐

넷플릭스의 ＜규칙 없음＞이란 책을 5년 전 봤을 때 이렇다 할 감흥을 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조금 불쾌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회사가 잘되기 위해서는 △인재를 영입하고 △규정과 통제 절차를 최소화하고 △성과가 낮은 직원은 내보내야 한다는 등 당위적 내용들이 소규모 언론사의 현실과 맞지 않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당시만 해도 넷플릭스 구독자였는데 딱히 볼 만한 영상이 없기도 해서 책 제목을 '볼 거 없음'이라고 붙여야 하지 않나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들어 우연히 ＜규칙 없음＞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는데, 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감흥이 오더군요(이래서 책은 2번 이상 봐야 하나 봅니다). △능력 있는 직원들을 확보하여 인재 밀도를 구축하라 △피드백을 많이 하도록 독려하여 솔직한 문화를 도입하라 △휴가나 출장이나 경비 규정 같은 통제를 제거하라 △상사의 비위를 맞추려 들지 말라 △회사에 가장 이득이 되게 행동하라는 등의 내용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왜 이 책이 새롭게 다가오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저의 역할 변화 때문이더군요. 대표 직무를 맡고 있다 보니 어떻게 하면 회사를 효율적이고 실용적으로 경영할지 고민이 큽니다. 더욱이 일반 회사도 아니고 후원회원들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곳인 만큼 끊임없이 발전하고 진일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제나 오늘이나 빠듯한 예산으로 돌아가고 있긴 하지만, 더는 재정 핑계를 대지 않고 인재 확보에 열을 올려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직원들이 일하는 데 불편함 없도록 규정과 통제도 최소화하고, 업무 성과에 따른 보상도 강화할 생각입니다.

특별히 ＜규칙 없음＞ 내용 중 가장 큰 감흥을 받은 부분이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직원들이 끈끈한 유대감으로 회사에 헌신하면서 자신을 더 큰 전체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직원들이 이 회사를 평생 직장으로 여기길 바라지 않았다. 직장은 어떤 사람이 그 일을 가장 잘할 수 있고, 그 일을 하기에 가장 좋은 자리가 마련된 그런 마법 같은 기간에 전력을 다할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더는 직장에서 배울 것이 없거나 자신의 탁월성을 입증할 수 없다면, 그 자리를 자신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넘겨주고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역할을 찾아가야 한다)" 

다음 세대, 즉 후배들이 배울 점이 있는 회사가 되도록 선배로서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아울러 저 역시 ＜뉴스앤조이＞의 한 구성원으로서 탁월성을 입증하지 못하게 되는 날이 온다면, 더 잘 맞는 역할을 찾아가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뉴스앤조이＞ 용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