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논란 없었던 예장통합?!

처치독 주간 브리핑 90호

2025. 9. 28.

🗞️모처럼 논란 없었던 예장통합?!

이번 주 뉴스 브리핑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110회 총회에서 만난 '목사·장로의 말·말·말'로 갈음합니다. - 편집자 주

"우리는 평온해. 합동은 어떻게 됐어?"

#1. 110회 총회 개회를 앞두고 영락교회에서 만난 직전 총회장 김영걸 목사(포항동부교회)가 기자에게 한 말. 이 당시까지만 해도 예장합동은 부총회장 후보 등록 문제로 정회를 반복하고 있었다. (예장합동은 회무 둘째 날 저녁까지 부총회장과 서기 등 총회 임원 선거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교계 기자들 사이에서는 싸움 마귀가 예장통합에서 다시 예장합동으로 옮겨 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 김영걸 목사는 "우리는 이슈가 없어서 취재할 게 없겠다"면서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바로 옆에 있던 총회 서기 김승민 목사(원미동교회)에게 기자를 소개했다. 김승민 목사는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인데 (뉴스앤조이라서) 불안하고 불편하다"면서 농담을 던졌다.

"총회는 이제 조용하다.
우리 (명성)교회 것도 끝났고 하니…."

#2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원로)가 외부 스케줄을 소화할 때마다 그림자처럼 수행하는 김 아무개 장로가 기자에게 한 말. 김삼환 목사는 110회 총회 첫날 개회 예배 시간, 전 총회장들 함께 줄지어 입장했다. 김 장로 목에는 '수행비서' 타이틀이 적힌 출입 카드가 걸려 있었다. 김하나 목사는 안 오느냐는 기자의 말에, 김 장로는 뜸을 들이더니 "조금 늦게 오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류영모) 목사님은 3년 만에
전 총회장들과 함께 입장하신 거다."

#3 류영모 목사(한소망교회 원로)의 수행비서로 온 강 아무개 목사가 기자에게 한 말. 류 목사는 지난 2년간 전 총회장들이 입장하는 시간에 함께하지 않았다고 했다. 보이콧 이유를 묻자, "류 목사님은 당시 (김의식) 총회장 문제 때문에 크게 상심해 따로 들어갔다"고 했다.
김의식 목사는 108회 총회 당시 총회 임원과 여러 교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총회 장소를 명성교회로 밀어붙였다. 총회장 임기 도중에는 여성 교인과의 불륜 의혹이 제기됐고 109회 총회 석상에서 끌려 내려오다시피 했다. 김의식 목사가 이번 110회 총회에 참석한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실제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전광훈 목사 이단 지정, 올해는 못 한다."

#4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이대위)을 지낸 심상효 목사(대전성지교회)가 기자에게 한 말. 몇 년 전 "하나님 까불면 죽어"라고 발언한 전광훈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해 달라는 헌의안이 올라왔는데, 당시 이대위원장이 심 목사였다. 이대위는 언어 표현의 문제일 뿐 신학적인 문제가 아니라면서 전 목사를 감쌌다. 올해 다시 전 목사를 이단으로 지정해 달라는 헌의안이 호남 교회들을 중심으로 올라왔다. 심 목사는 "안건이 올라온 것뿐이다. 헌의위원회에서 이대위로 보내는 게 규정"이라고 했다. 이번 110회 총회에서 바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이대위에서 1년간 연구한 다음 111회 총회에서 보고한다는 것이다.
심상효 목사는 예나 지금이나 전광훈 목사를 감쌌다. "정치적 색깔이 다르다는 이단으로 규정하면 교회가 둘로 쪼개질 수 있다"고 했다. 호남 교회들이 전 목사를 반대하는 비율이 8할이라면, 경상도 교회들의 8할이 전 목사를 지지한다고 했다. 심 목사는 전광훈 목사와의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재개발 문제로 만나 3시간 동안 따로 대화한 적 있다. 우리 교회가 재개발이 됐었는데, 모든 자료를 던져 주고 왔다."
노골적인 지지는 총회 석상에서도 이어졌다. 전광훈 목사와 정동수 목사(사랑침례교회)의 이단 지정을 반대했다. 그는 "이단 결의는 시대적 판단보다 신조에 의해 해야 한다. 말 한마디 잘못으로 이단 규정하는 건 아니다"며 논란의 목사들을 감쌌다.

"박OO, 그 XX가 내 스마트폰을 가져가서

(통화 녹음을) 유출한 거다."

#5 대표적인 친명성교회 인사였던 (지금은 아닌!) 남삼욱 목사(이천광성교회)가 일그러진 표정을 지으며 기자에게 한 말. 2년 전 108회 총회를 앞두고 남 목사와 김삼환 목사가 통화한 녹음 파일이 약 1년 뒤 유출된 사건(?)이 있었다.
김 목사는 남 목사와의 통화에서 "김의식 총회장(이) 이번에 잘되도록 오늘부터 발 벗고 나서 보라"고 지시했고, 남 목사는 "걱정 안 해도 된다. 열심히 잘 협조하고 있다"고 답했다. 당시 김의식 목사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았으니 잘 도와주라는 주문이었는데, 사실 남 목사가 교단 차원에서 무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은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통화 내용이 유출돼 김삼환 목사의 망신살만 뻗쳤다. 남 목사는 한때 자신처럼 친명성이었던 박 아무개 장로가 파일을 유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삼욱 목사는 명성교회 부자 세습 문제로 서울동남노회가 둘로 갈라져 싸울 때 명성교회 편에 서서 반대 측을 억압했던 인사다. 그가 노회 재판국장을 역임할 당시 김수원 목사(태봉교회)를 면직·출교한 사건은 '희대의 재판'으로 불릴 정도로 편파적·노골적이었다. 총회 재판국은 원심을 파기하고 김수원 목사에게 근신 6개월을 선고했다.
오히려 남 목사는 총회 재판국에서 노회 재판 등을 방해한 혐의가 인정돼 2024년 7월 정직 2년을 선고받았다. 목사의 신분은 유지되지만, 설교권을 비롯해 치리권·정치권도 정지돼 있는 상태다. 그러고 보니 110회 총회에서 만난 남삼욱 목사의 목에는 출입 카드가 걸려 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