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만 같았던 12·3 내란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많은 분이 1년 전 오늘을 기억하셨죠. AI 영상인 줄 알았다는 사람, 놀라서 거리로 뛰쳐나왔다는 사람, 수십년 전 그 악몽을 다시 꺼낸 사람, 저처럼 휴가 중에 날벼락 맞은 사람, 그리고 일찍 잠들었다 상황이 종료된 후 4일 아침에 일어난 사람까지…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 기자 생활을 하면서, 두 번이나 탄핵을 겪고 한 번의 계엄을 겪었다고 말하면 아마 한국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치안이 불안정한 어느 다른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안타깝게도 두 번의 탄핵, 그리고 한 번의 계엄의 어두운 면에는 한국 기독교가 깊숙히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걸 취재해야 하는 게 ＜뉴스앤조이＞ 기자들의 몫이었고요.
• 계엄보다도 계엄 이후의 상황이 기자들을,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을 더욱 괴롭게 했습니다. 초창기 상황 파악이 안 되던(…) 우파 목사들은 어안이 벙벙했는지 별다른 반응이 없었지만, 이후 이성을 찾은(?) 후에는 조직적으로 극우 세력을 결집하기 시작했습니다.
• 대선 직전까지 올해 상반기 내내 극우라는 키워드에 시달렸던 것 같습니다. 많은 사회학자가 최고의 연구 현장으로 꼽은 광화문과 여의도 집회…를 비롯한 각종 현장은 ＜뉴스앤조이＞의 취재 현장이어야 했죠. 듣기 괴로운 소리들을 올 상반기 내내 들었던 우리 기자들의 에어팟, 고막, 달팽이관 등에 유감을 표합니다.
• 희망을 보는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거리에 달려나와 윤석열 탄핵을 부르짖는 기독교인들이 있었습니다. 전광훈 같은 목사만 있는 줄 알았다던 시민들이 그들을 만난 후 오해를 풀고, 동질감을 느꼈다는 인터뷰를 할 때는 다행이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 차별 없는 세상, 모두가 소외당하지 않는 세상을 외쳤던 목소리는 어디로 갔는지 요원합니다. 내란 극복, 부역자 처벌 등의 키워드에 밀려나 버린 것 같기도 합니다. ＜뉴스앤조이＞는 2026년을 극우의 실체를 규명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광장에서 울려 퍼졌던 목소리가 어떻게 우리 삶을 바꿔 놓을지도 집중하는 한 해로 보내려 합니다.

편집국 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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