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모든 교인이 어려운 시기에 예배당 보증금을 빼서 기본 소득을 주는 씨앗교회 뒷이야기 전해드립니다. 씨앗교회는 올해 8월부터 10월까지 석 달간 기본 소득을 지급(개인 10만 원, 가정 30만 원)해 왔는데요. 잔고는 꾸준히 줄고 있지만, 목표로 잡은 6~10개월 지급은 가능할 것 같다고 합니다.

교회가 기본 소득을 지급한다는 소식이 세상에 전해지면서 씨앗교회 전화기에 불이 났다고 해요. "세상에 이런 교회가 다 있느냐"면서 하나같이 '헌금'을 내고 싶다며 문의를 해 온 거예요. 하지만 씨앗교회는 일찍이 외부 지원은 받지 않기로 공동체원끼리 약속했어요. 공동체의 어려움은 일차적으로 지교회가 떠안아야 한다는 생각에서죠. 정 도움을 주고 싶다면 주위 어려운 이웃이나 단체에 기부해 달라고 안내했다고 해요. 

기본 소득은 씨앗교회를 세운 이규원 목사가 제안한 건데요. (이 목사는 얼마 전 세월호 단식기도에 참여했다가 신학교 '강의 중단' 통보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 목사는 "심지어 불교 신자까지 헌금을 내고 싶다고 연락을 해 왔다"고 해요. 외부 문의가 끊이지 않아서 부득이하게 교회 주소를 감추고, 전화번호도 차단했다고 하네요. 관심과 함께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에는 정말 감사하지만, 일단 공동체의 약속을 지키고 싶다고 하면서요. 한국교회와 사회에 건강한 '씨앗'을 심는 씨앗교회. 응원하지 않을 수 없네요.

👉 세월호 단식기도 참석한 목사 '강의 중단'    

 by 이용필

'대북 지원'이라는 말을 들으면 인상부터 쓰고 실효성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죠. "돈이나 쌀이 가난한 주민들에게 과연 제대로 전달되겠느냐" 하면서 말이에요. 사실 제가 그런 사람이었는데요; 하나누리에서 '북한 어린이를 위한 목도리 뜨기' 캠페인을 한다고 처음 들었을 때도 솔직히 반신반의했어요. 담당자 분에게 외국 업체를 통해 나진·선봉에 있는 보육시설로 직접 목도리를 배송한다는 말을 듣고 의심을 거둘 수 있었죠.

이 캠페인이 올해로 9년째 진행 중인데요. 목도리 뜨기가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활동이라서 그런지, 개인뿐 아니라 학교, 기업, 교회, 시민 단체들도 꾸준히 참여한다고 해요. 하나누리가 매년 북한 어린이들에게 전달하는 목도리가 약 3000여 개라고 하네요. 🚚

저도 이번 기회에 가족들과 참여해 보려고요. 사실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남북 관계를 생각해 보겠어요. '평화'나 '통일'이라는 말은 개념이 너무 거창해서 막연한 느낌을 주는데, 목도리 뜨기는 행동이 분명해 평화가 무엇이지 알게 해 주는 것 같아요. 서로를 따뜻하게 해 주는 것. 이것이 평화가 아닐까요. 

by 박요셉